사물의 본성에 관하여 대우고전총서 29
루크레티우스 지음, 강대진 옮김 / 아카넷 / 201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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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랑의 해악

 

거기에 더하라, 그들이 힘을 소진하고 노역으로 쇠하여 간다는 사실을.

더하라, 다른 이의 고갯짓 아래 그들의 세월이 지나가버린다는 사실을.

그 사이 재산은 흘러가버리고, 바뷜로니아의 침구로 변한다.

그들의 의무는 소홀해지고, 평판은 동요하며 병들어버린다.

부드러운 발 아래 아름다운 시퀴온 구두가 웃음 짓는다.

이것은 당연하고, 또 거대한 초록빛 에메랄드가

금으로 둘러 박히며, 바다에서 난 자줏빛의 의상이 계속

쓸리고, 흐트러져 베누스의 땀을 마신다.

좋은 가문 조상들의 재산은 머리띠와 두건이 되고,

때로는 희랍식 외투로, 그리고 엘리스와 케오스 산(産) 옷감으로 바뀐다.

특별한 의상과 음식, 잔치가 있고, 놀이,

잦은 술잔들, 향수, 화관, 화한들이 마련된다,

헛되이. 왜냐하면 이 쾌락의 샘 한가운데서

어떤 쓴맛이 솟아서, 바로 꽃들 가운데서 목을 조르기 때문이다,

어쩌다 가책받은 정신 자체가, 스스로 나태하게 세월을 보내고 있다고,

삶이 방탕 속에 스러지고 있다고 후회하는 경우에나,

아니면 그녀가 말을 던져 모호함 속에 남겨놓았고,

그것이 갈망하는 가슴 깊이 박혀 불처럼 살아 오름으로 해서,

아니면 그녀가 눈길을 너무 자주 던지고 다른 이를 바라보는 듯

생각될 때, 그리고 그 얼굴에서 웃음의 흔적을 보았을 때에.

(338∼340쪽)

 

 - 루크레티우스, 『사물의 본성에 관하여』, 제4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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