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호랑이 님께서 인용해 주신 '오셀로와 데스데모나'를 담은 그림 때문에 문득 먼댓글을 하나 써 보고 싶었습니다. 어제 저녁에 달았던 댓글에서도 이미 밝혔듯이, 제가 가진 책에 담긴 그림은 겨울호랑이 님께서 인용해 주신 그림과 '아주 흡사한 그림'일 뿐, 그림을 그린 화가조차도 서로 다른 사람이기 때문이었습니다. 암튼 그 그림 한 장 때문에 저로서는 제법 '품'이 많이 드는 긴 글을 쓰게 되었으니 아무쪼록 시간이 나실 때 찬찬히 살펴봐 주시길 바랍니다. '같은 듯 서로 다른 그림'까지 포함해서 말이지요...

 

 * * *

 

한 사람의 화가가 비슷한 그림을 그리는 경우는 자주 있는 듯하다. 2년 전에 암스테르담에 갔을 때 들렀던 반 고흐 미술관 덕분에 그런 사실을 차츰 분명하게 알게 되었다. 고흐가 그린 <해바라기>나 <감자 먹는 사람들>은 '비슷하지만 다른 그림들'의 대표적인 케이스다. 얼핏 보면 같은 그림이 아닌가 싶을 정도로 흡사하지만 '숨은 그림 찾기' 하듯이 자세히 살펴보면 그림이 서로 다르다.

 

<감자 먹는 사람들>의 경우, '암스테르담'에서는 동그란 눈을 뜨고 쳐다보던 여인이 '오텔로'에서는 눈을 내리깔고 있는 걸 볼 수 있다. 물론 내가 두 미술관을 모두 들러서 '서로 다른 그림'을 직접 확인했다는 뜻은 아니다. 나 역시 대부분의 관광객들처럼 암스테르담에 있는 '반고흐 미술관'에 들르기 바빴다. 두 그림의 차이점은 몇 권의 책을 통해 확인했을 뿐이다. 암스테르담에는 '반 고흐 미술관'이 있고, 거기서 제법 떨어진 '오텔로'에는 고흐 작품을 두 번째로 많이 소장하고 있는 크뢸러 뮐러 미술관이 있다. 그런데 문제는 오텔로까지 가기가 만만찮다는 것이다. '오텔로'는 암스테르담에서 기차로 1시간 이동 후에 다시 버스를 타고 20∼30분 이동해야 다다를 수 있는 마을이라고 한다. 그런데 정작 문제는 '고흐의 그림'을 보기 위해서는 버스에서 내려 다시 자전거를 타고 약 10km를 더 이동해야 한다는 데 있다.

 

그런데 네덜란드에 있다는 '오텔로'와 셰익스피어의『오셀로』는 도대체 서로 무슨 관계가 있을까. 그런 사소한 궁금증까지 뒤져볼 여유는 내게 없다. 그냥 우연히 서로 닮았다고 해 두자. 우린 한시바삐 셰익스피어가 남긴 불멸의 비극 『오셀로』를 '그림'으로 구경해야 한다. 그 그림들을 둘러보고도 조금 더 시간적 여유가 있다면 셰익스피어의 다른 작품들마저도 '그림'으로 살펴볼 수 있을 것이다. 내가 제공하는 그림들은 완전 공짜다. 비행기표를 끊을 필요도 없고, 미술관 입장권을 살 필요도 없고, 자전거를 타고 10km씩 이동할 필요는 더더욱 없다. 그러니 아무쪼록 시간적 여유가 되시는 분들은 즐겁게 감상하시도록.

 

한 가지 미리 유의할 점을 안내해야 옳겠다. 이 그림들은 그저 한번 훓어보는 것만으로도 유익하다. 그러나 셰익스피어의 작품들을 어느 정도라도 읽지 않은 사람들에겐 그림들이 너무 낯설 지도 모르겠다. 매사가 그렇다. 여행이든 음악이든 그림이든 결국 '아는 만큼 보이는 법'이다. 내게 주어진 몫은 그저 내가 봤던 '그림들'을 풍부하게 소개하는 일이다. 독자들의 수준을 미리 설정해서 '친절한 해설'까지 덧붙이는 일은 가급적 피하겠다는 말이다. 그렇게 할라치면 글과 그림으로 이 글이 한정없이 길어질 테니까. 그렇지만 셰익스피어의 작품들을 별로 접하지 않은 독자들도 이 글에 담긴 '그림들' 덕분에 셰익스피어 작품들에 대한 흥미가 조금은 생기리라고 믿는다. 셰익스피어의 작품들을 두루 접한 독자들은 '새로운 감동'을 느낄 수도 있으리라. 어쨌든 나는 '그림'과 '음악' 덕분에 셰익스피어의 작품들을 만나는 일이 조금도 지루할 틈이 없었다.

 

우선『오셀로』부터 시작하자. 어쨌든 거기가 내 이야기의 '우연한 출발점'이었으니까.

 

『오셀로』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세 사람'이 거의 전부다. 주인공 오셀로, 아무런 죄가 없었지만 남편에게 죽임을 당한 데스데모나, 그리고 그 둘 사이를 이간질한 이아고. 셰익스피어가 창조한 인물들 가운데 가장 나쁜 인물이 바로 이아고다. 이 그림 하나만으로도 얼마나 많은 이야기가 들리는가. 오셀로는 나이를 제법 먹은 '무어인' 장군이다. 그래서 얼굴이 검다. 베네치아 사람들 입장에서 봤을 땐 '외국인'이었다. 그와 반대로 데스데모나는 베네치아 원로원 의원 브라반티오의 귀한 딸이었다. 그 사이에 낀 이아고는 오로지 '군대에서의 자리 욕심' 때문에 자신의 지휘관인 오셀로를 질투심에 사로잡혀 미치도록 만든다.

 

오셀로, 데스데모나, 이아고. 헨리 먼로(Henry Munro, 1791∼1814)

 

 

오셀로. 세바스티아노 노벨리(Sebastiano Novelli, 1853∼1916)

 

 

자신의 모험담을 이야기하는 오셀로. 로버트 알렉산더 힐링포드(1825∼1904) 

 

 

베니스의 무어 인, 오셀로. 제임스 노스코트(James Northcote, 1746∼1831), 1826년

 

 

<오셀로>의 데스데모나. 프레더릭 리튼(Frederick Leighton, 1830∼1896)

 

대략 이 정도의 그림만으로도 『오셀로』의 분위기를 짐작하기란 그리 어렵지 않다. 물론 원작에 담긴 절묘한 감정 표현과 아름다운 문장들에 비하면 조족지혈일지도 모르겠지만.

 

『햄릿』에 등장하는 가련한 여인 '오필리아'는 이미 그림으로 충분히 봐왔으리라 여겨진다. 그래도 그녀를 빼놓고 지나가기란 어렵다. 다시 한번 '자살'인지 '실족사'인지도 모른 채 물에 빠져 죽은 오필리어를 만나보자.

 

<햄릿>의 오필리아.

칼 프리드리히 빌헬름 트라우트숄프(Carl Friedrich Wilheim Trautschold, 1815∼1877, 독일)

 

『리어 왕』은 셰익스피어 작품에 등장하는 가장 나이 많은 노인이다. 그 노인이 두 딸에게 버림받고 '황야의 폭풍' 속에 내몰린 모습이야말로 '비극의 초입'을 장식하는 상징이다. 코델리어의 죽음은 비극의 절정이고.

 

리어 왕 습작. 조슈어 레널즈(Joshua Reynolds, 1712∼1792), 1760년경.

 

 

리어 왕, 폴 팰커너 풀(Paul Falconer Poole, 1807∼1879)

 

 

《리어 왕》의 한 장면. 코델리아의 죽음.

요한 하인리히 퓌슬리(Johann Heinrich Fussli, 1741∼1825, 스위스)

 

 

감옥에서 아버지 리어 왕을 위로하는 코델리아.

조지 윌리엄 조이(George William Joy, 1844∼1925), 1886년

 

 

리어 왕과 그의 세 딸. 윌리엄 힐튼(William Hilton, 1786∼1739).

 

 

맥베스 부인. 요한 하인리히 퓌슬리(Johann Heinrich Füssli, 1741∼1825, 스위스)

 

 

맥베스와 세 마녀. 존 워튼(John Wotton, 1686∼1765).

 

 

맥베스. 요셉 안톤 코흐 폰 게묄데(Joseph Anton Koch von Gemälde, 1768…839, 오스트리아).

 

셰익스피어의 세계가 이토록 비극에만 치우쳐 있었더라면 얼마나 아쉬웠을까. 그의 머리 속엔 온갖 '사랑의 환상'이 가득했다. 그 가운데 가장 대표적인 작품이 『한여름 밤의 꿈』이다. 이제 막 7월이 시작되었으니 '한여름'도 시작되었다. '밤' 또한 매일 찾아 오니 '꿈'을 꾸는 일만 남았다.

 

《한여름 밤의 꿈》의 한 장면. 엉뚱한 환상 세계를 헤매고 있는 티티아나.

루돌프 칼 후버(Rudolf Carl Huber, 1839∼1896, 오스트리아)

 

 

《한여름 밤의 꿈》의 허미아와 헬레나. 조지프 세번(oseph Seven, 1793∼1879)

 

이쯤에서 방금 본 그림의 씨앗이라고 볼 수 있는 '허미아와 헬레나의 대화'를 인용하고 넘어가자. 천진난만했던 단짝친구가 '사랑 때문에' 갈등을 겪는 모습이 그저 순진무구하고 아름답기만 하다.

 

헬레나

우리 둘이 나눠가진 그 모든 비밀과

여형제의 맹세와, 우리들을 갈라놓는

발 빠른 시간을 꾸짖으며 같이 보낸

그 많은 시간을 ㅡ 오, 다 잊어버렸어?

학창 시절 우정과 어린 날의 순수함도?

허미아, 우린 마치 솜씨 좋은 신들처럼

한 방석에 앉아서 둘이서 한 견본에

둘이서 한 송이를 두 바늘로 수놓으며

한 가지 음조로 같은 노래 읊조렸어.

우리 손과 옆구리와 목소리와 마음이

일체가 된 것처럼. 그렇게 우린 같이 자랐어.

겹버찌의 모습처럼 갈라진 것 같지만

갈라진 상태에서 합쳐진 것으로서

한 자루에 맺혀 있는 두 귀여운 열매였어.

몸은 둘로 보이지만 마음은 하나였지,

처음엔 둘이지만 하나에게 귀속되고

한 투구로 장식되는 방패의 두 문장처럼.

근데 네가 우리의 옛사랑을 찢어 놓고

남자들과 합세하여 불쌍한 친구를 조롱해?

이것은 친구답지, 처녀답지 않은 일로

상처는 나 홀로 느끼지만 나뿐만 아니라

여성들 모두가 이 일로 널 꾸중할 거야.

 

허미아

네 말이 격렬한 데 참 많이 놀랐다.

나는 널 경멸 안 해. 네가 날 경멸하는 것 같아.

 

 - 『한여름 밤의 꿈』, <3막 2장> 중에서

 

 

셰익스피어가 창조한 여주인공 가운데 '사랑의 본질을 가장 잘 꿰뚫어 보았던' 처녀는 로잘린드였다. 가히 '사랑의 여교사'로 불려 마땅하다. 그녀의 대사 하나하나는 유쾌하기 그지 없으면서도 '사랑의 본질'에서 한 치도 벗어나지 않는다. 그녀의 모습이 몹시 궁금하던 차에 '그림'으로 그녀를 만나니 반갑기 그지 없다.

 

《뜻대로 하세요》의 아든 숲과 로절린드 역의 펙 워핑튼(Peg Woffington).

곁에 함께 있는 등장 인물은 실리아와 터치스톤.

프랜시스 헤이먼(Francis Hayman, 1708∼1776)의 작품으로 추정.

 

『뜻대로 하세요』와 닮은 듯 다른 '사랑 희극'은 『십이야』를 들 수 있다. 둘 다 주인공들이 '변장'으로 자신의 모습을 감춘 채 '사랑'에 성공하기 때문이다.

 

《십이야(12夜)》의 오시노와 바이올라. 프레더릭 리처드 피커스길(Fredrick Richard Pickergill, 1820∼1900).

 

『베니스의 상인』을 재미있게 읽은 독자들이라면 여주인공 포샤의 모습이 궁금해서 견디기 힘들었으리라. 아울러 유태인 상인의 현명한 딸 제시카의 모습도.

 

《베니스의 상인》의 포샤. 찰스 에드워드 페루기니(Charles Edward Perugini, 1839∼1918, 이탈리아).

 

 

《베니스의 상인》의 한 장면. "달콤한 음악을 들어도 즐겁지가 않아요"라고 말하는 제시카.

존 에버렛 밀레이(John Everett Millias, 1829∼1896), 1888년.

 

희극 가운데 더 소개할 그림들은 『말괄량이 길들이기』,『겨울 이야기』 , 『폭풍우』등에 등장하는 인물들이다. 말괄량이 캐서리나가 어떤 모습일지 궁금한 사람들에게 '그림'보다 더 나은 대안은 없다. 그림 하나는 '진짜 말괄량이'로 보이지만 다른 그림은 '개선의 여지'가 다분해 보이는 모습도 흥미롭다.

 

《말괄량이 길들이기》의 한 장면. 오거스터스 에그(Augustus Egg, 1816∼1863).

 

 

《말괄량이 길들이기》의 캐서리나.

에드워드 로버트 퓨즈(Edward Robert Hughes, 1851∼1914), 1896년.

 

 

분노의 세 여신에게 둘러싸여 있는 《겨울 이야기》의 퍼디타. 뒤편에 있는 것은 공기의 요정 에어리얼.

요한 하인리히 퓌슬리(Johann Heinrich Fussli, 1741∼1825, 스위스)

 

 

《폭풍우》의 미란다. 존 윌리엄 워터하우스(John William Waterhouse, 1849∼1917).

 

희극 작품은 이쯤에서 그치고 사극으로 넘어갈 차례다. 사극은 '실존 인물'을 그렸다는 점에서 '지어낸 이야기'보다 훨씬 더 사실적이다. 화가들은 인물들의 '비범한 특징'만 골라잡는 솜씨를 지녔다. 그림들만 보더라도 그 인물의 성격까지 훤히 들여다보는 듯하니 말이다. 사극에서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은 셰익스피어가 창조한 최고의 캐릭터로 불리는 뚱보 '폴스타프'다. 흔히 『돈키호테』에 나오는 산초 판사에 비교되는 인물이다.

 

 

《헨리 4세》에 생기를 불어넣는 존재인 폴스타프.

조지 파이팅 플랙(George Whiting Flagg, 1816∼1897), 1834년경.

 

 

《헨리 4세_제2부》의 한 장면. 샐로우 치안 판사의 집에서 신병을 만나는 폴스타프.

제임스 더노(James Duno, 대략 1745∼1795).

 

 

헨리 왕자와 폴스타프. 래슬릿 존 포트(Laslett John Pott, 1837∼1898), 1873년.

 

『헨리 4세』1부와 2부에서 폴스타프와 함께 '주색잡기'에 빠져 놀던 '헨리 왕자'는 나중에 '헨리 5세'로 등극하자 '랭카스터 왕조' 최고의 통치자로 돌변한다. 그의 초상화 두 점을 비교해서 감상하는 것도 흥미롭다.

 

헨리 5세(1387∼1422) 초상화. 벤자민 버넬메(Benjamin Burnell, 1769∼1828).

 

 

헨리 5세. 작가 미상.

 

헨리 8세는 복잡한 여성 편력과 여섯 번의 결혼으로 유명한 인물이다. 왕비 중에는 첫 번째 왕비 캐서린의 시녀였던 앤 불린이 가장 유명하다. 그는 '엘리자베스 여왕'의 아버지였다. 『헨리 8세』는 '왕비 교체'에 따라 주변 인물들의 신세가 얼마나 자주 뒤바뀌는가를 그린 흥미로운 작품이다.

 

헨리 8세. 한스 홀바인(Hans Hollbein, 독일)풍의 작가 미상의 그림. 1536년경.

 

리처드 3세는 '잉글랜드의 수양대군'으로 불리는 요크 왕가의 마지막 왕이다. 나이 어린 조카 에드워드 5세를 몰아낸 뒤 등극했지만 조카들을 잔인하게 처리했다는 소문에 계속 시달렸다. 자신과 함께 했던 '반정의 동지들'마저 냉혹하게 숙청하면서 급속히 신뢰를 잃었다. 셰익스피어의 사극 가운데 '피비린내'를 가장 많이 풍기는 작품이다.

 

리처드 3세. 작가 미상.

 

이제야 겨우 끝이 보인다. 세익스피어의 작품들 가운데 '고대 로마'를 배경으로 다룬 세 작품만 언급하면 대충 마무리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 작품들은 『코리올라누스』, 『줄리어스 시저』, 『안토니와 클레오파트라』이다. 코리올라누스에 대해서는 다른 화가들의 그림들과 함께 글로도 쓴 적이 있는데(☞ 코리올라누스에 대하여...), 여기서는 앤터니 홀든의 『윌리엄 셰익스피어』에 담긴 그림들만 소개하는데 그치겠다. 나는 『플루타르코스 영웅전』에 나오는 코리올라누스를 다루려는 게 아니라 셰익스피어의 작품 『코리올라누스』를 그린 그림을 다루고 있기 때문이다.

 

 

코리올라누스. 삐에르 조셉 셀레스땡 프랑수아(Pierre Joseph Celestin Francois, 1759∼1854, 프랑스)

 

 

코리올라누스와 그의 어머니와 아내. 17세기

 

『줄리어스 시저』에서 가장 관심을 끄는 인물은 브루투스이다. "브루투스, 너마저?" 라는 대사야말로 셰익스피어가 창조한 대사 가운데 결코 빼놓을 수 없는 명대사이기 때문이다.

 

《줄리어스 시저》의 한 장면. 브루투스 역의 에드먼드 킨(Edmund Kean).

제임스 노스코트(James Northcote(1746∼1831).

 

『안토니와 클레오파트라』를 그린 그림을 볼 땐 '클레오파트라의 모습'부터 찾기 마련이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클레오파트라의 모습을 그린 그림은 찾기 어렵다. 앤터니 홀든의 책에서도 사정은 마찬가지였다.

 

《안토니와 클레오파트라》의 한 장면. 샤미언과 예언자.

 

아직도 더 많은 그림들이 내 PC 속에 저장되어 있지만 이 정도로 그쳤으면 싶다. 내게 주어진 과제는 이 정도로도 충분하기 때문이다. 이만큼 많은 그림들을 담은 글을 쓰는 게 그리 쉽지는 않다. 이런 작업은 사실 생각보다 '품'이 제법 많이 드는 작업이다. 이만하면 '셰익스피어의 작품'에 관심을 가진 독자들에게는 적잖은 참고가 되었으리라 믿는다. 설사 당장 셰익스피어의 작품을 집어 들지는 않더라도 말이다.

 

이제 마지막으로 셰익스피어의 초상을 소개할 차례다. 아마도 이마가 훤히 벗겨진 초상화가 많은 사람들에게 익숙할 듯하다. 그런데 네덜란드 사람이 그린 초상화를 보면 셰익스피어에 대한 느낌이 훨씬 달라진다.

 

윌리엄 셰익스피어. 존 테일러(John Taylor, 1651년 사망)의 것으로 추정. 1610년경.

 

 

셰익스피어의 초상화. 제라드 조우스트(Gerard Soest, 대략 1600∼1681, 네덜란드).

 

이렇게 많은 그림들을 아낌없이 올리고 나니 한편으로는 후련하다. 이런 그림들을 한달여 전에 사진으로 잔뜩 찍어 놨지만 글로 쓸 기회가 따로 없었기 때문이다. 이틀 전에는 '윈도우 오류' 때문에 PC가 갑자기 '복구 불능 상태'에 빠졌던 적도 있었다. 결국 윈도우를 새로 깔았지만 '사진 자료들'은 고스란히 남아 있었다. 하드를 쪼개 '분리 보관'한 덕분이었다. 이제 글로 써서 이렇게 '서버'에 올려놓으니 마음이 한결 가뿐하다.

 

세익스피어의 작품을 읽느냐 마느냐는 결국 독자들의 몫이다. 내게 주어진 마지막 과제는 '알라딘 상품 넣기'라는 진부한 작업이고... 휴~ 덥다... 한여름 밤에 시작한 작업이 한여름 낮에 겨우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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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호랑이 2017-07-01 20:0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 oren님 감사합니다. 소개해주신 그림을 보니 그림과 연관된 작품이 떠오르네요. 어떤 그림은 작품의 한 장면을 묘사하기도 하는 반면, 어떤 그림은 그 안에 작품 전체 분위기가 녹아있는듯한 느낌이 들기도 하네요. 물론 자세한 것을 알려면 작품에 대한 설명을 알아야하겠지만요. oren님 덕분에 셰익스피어 희극, 비극, 사극에 대한 좋은 그림을 접했습니다. 아직 미처 읽지 못한 셰익스피어 작품을 읽을 때 큰 즐거움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oren님 좋은 작품 공유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oren 2017-07-01 20:24   좋아요 2 | URL
겨울호랑이 님 덕분에 ‘사진 정리‘ 한 번 시원하게 했습니다~~ 그것도 무더운 여름날에요.
머잖아 장맛비가 폭우처럼 쏟아질 모양입니다. 우리의 삶에도 ‘시원한 소나기‘ 자주 좀 내렸으면 싶어요^^

단발머리 2017-07-03 09:3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겨울호랑이님과 oren님 덕분에 저도 좋은사진 구경 실컷 했습니다. 안 읽은 작품이 많기는 하지만요... ^^

oren 2017-07-03 12:12   좋아요 1 | URL
안 읽은 작품들에 대한 사진들은 아무래도 좀 낯설긴 하죠.. 그래도 ‘그림‘이 하나의 연결고리가 되어서 셰익스피어의 작품에 더 가까이 다가가는 기회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