율리시스 - 제4개역판
제임스 조이스 지음, 김종건 옮김 / 어문학사 / 201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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돼지 푸줏간 주인은 쌓아 놓은 더미에서 두 장을 집어, 그녀의 상등품 소시지를 말아 싼 뒤, 붉은 얼굴을 찌푸려 보였다.


ㅡ 자, 아가씨, 그는 말했다.


그녀는 대담하게 미소 지으며, 굵은 팔목을 내밀어, 한 닢 동전을 치렀다.


ㅡ 고마워요, 아가씨. 그리고 거스름돈이 1실링 3페니. 자, 댁은?


블룸 씨는 재빨리 가리켰다. 그녀를 뒤쫓아 따라잡기 위해 만일 그녀가 천천히 걸으면. 그녀의 움직이는 햄 엉덩이 뒤를. 아침에 맨 먼저 그걸 본다는 것은 기분 좋은 일이야. 서둘러요, 젠장. 햇빛이 비칠 동안에 건초(乾草)를 말려야. 그녀는 푸주 바깥의 햇빛 속에 선 다음, 오른쪽으로 어슬렁어슬렁 나른한 기분으로 걸어갔다. 그는 숨을 코 아래로 몰아 내쉬었다: 여자들은 결코 이해하지 못하지. 소다에 튼 손. 껍질이 두꺼운 발톱 역시. 그녀를 양쪽으로 막고 있는, 누더기 진갈색 망토. 무시하려는 통증이 그의 가슴속에 가냘픈 기쁨을 불 질렀다. 다른 녀석을 위한 거다: 이클레스 골목길에서 그녀를 끌어안는 한 비번(非番) 순경. 사내들은 끌어안기에 꼭 알맞은 여자를 좋아하지. 상등품 소시지야.


(48∼49쪽)

 

 -  제임스 조이스, 『율리시스』(4개역판), <제4장. 이클레스가 7번지(칼립소)> 중에서

 


조용히 그는 읽어 나갔다, 스스로를 힘을 주면서, 첫째 단을, 그리고 굴복하면서 그러나 버티면서, 둘째 단을 읽기 시작했다. 반쯤 와서, 그의 최후의 저항을 버티며, 어제 있었던 약간의 변비증이 완전히 가시도록 계속 끈기 있게 읽으면서, 그가 읽자, 그의 창자가 조용히 후련하게 되었다. 지나치게 커서 치질이 재발하지 않아야 할 텐데. 아니야, 됐어. 그래. 아하! 변비증. 카스카라 사그라다 한 알을. 인생도 이랬으면.


(56쪽)

 

 -  제임스 조이스, 『율리시스』(4개역판), <제4장. 이클레스가 7번지(칼립소)>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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