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극의 탄생.반시대적 고찰 책세상 니체전집 2
프리드리히 니체 지음, 이진우 옮김 / 책세상 / 2005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쇼펜하우어는 증명한다

 

마지막으로 ㅡ 무엇보다 이 지상에서 철학자의 실존이 문제가 된다면 또는 ㅡ 내가 의미하는 바에 관해 한 점 의혹 없이 명료하게 말한다면, 어떤 철학자가 지상에 나타나는 것이 국가나 대학의 존속보다 훨씬 더 중요하다면, 국가의 실존과 대학의 진흥이 우리에게 무슨 상관이 있는가. 여론의 노예가 되고 자유의 위험이 증가하는 정도만큼 철학의 위엄은 높아질 수 있다. 철학의 위엄이 가장 높았던 때는 몰락하는 로마 공화국에 지진이 일어났을 때, 그리고 철학과 역사의 이름이 은혜를 저버린 수령들의 이름이 되었던 황제 시대였다. 플라톤보다 브루투스가 철학의 위엄을 더 많이 증명한다. 그것은 윤리학이 상투어를 가지기를 중단했던 때였다. 철학이 지금 존경을 받지 못한다면, 왜 지금 위대한 장군과 정치가가 철학을 신봉하지 않는지를 물어보면 된다 ㅡ 그것은 그들이 철학을 찾았을 때, 철학의 이름으로 허약한 환상이, 저 학자적 강단 지혜와 강단-신중함이 그들을 맞이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철학은 그에게 무서운 것이 되어야 한다. 권력을 추구할 사명이 있는 사람들은 어떤 원천의 영웅주의가 철학 속에 흐르고 잇는지를 알아야 한다. 어떤 미국인은 지상에 온 위대한 사상가는 엄청난 힘들의 새로운 중심으로서 어떤 의미가 있는지를 그에게 말해줄 수도 있다. 에머슨은 이렇게 말한다. "위대한 신이 우리의 행성 위에 사상가를 보낼 때는 조심하라. 그러면 모든 것이 위험에 처하게 된다. 이는 마치 대도시에 큰 화재가 발생했지만, 어디가 안전한지 어디에서 화재가 끝날지 아무도 모르는 것과 같다. 내일이라도 학문에서는 급선회하지 않을 것이 없고, 거기서는 문학적 명망도 유효하지 않으며 이른바 영원한 명성도 없다. 인간에게 지금 이 순간 소중하고 가치 있는 모든 것들이 그렇게 소중하고 가치 있는 것은 그들의 정신적 지평 위에 솟아올라 나무에 사과가 달리듯이 사물의 현 질서를 초래하는 이념이 있기 때문이다. 새로운 수준의 문화는 순간적으로 인간의 노력의 전체 체계를 전복시킬 것이다." 자, 이런 사상가가 위험하다면, 왜 대학에 있는 우리의 사상가가 위험하지 않은지 그 까닭이 분명해진다. 그들의 사상은 나무에 사과가 열리듯이 그렇게 평화롭게 전통적인 것 속에서 자라나기 때문이다. 그들은 놀라게 만들지도 않고 온통 뒤바꾸지도 않는다. 그들의 모든 노력과 시도에 관해서는, 사람들이 어떤 철학자를 칭찬하자, 디오게네스가 제기했던 이의를 그대로 말할 수 있다. "그가 그렇게 오랫동안 철학을 하면서도 아직 아무도 슬프게 하지 않았는데, 그가 무슨 위대한 일을 보여줄 수 있는가?" 그러나 이것은 진리의 여신의 칭찬이라기보다 늙은 여자의 칭찬이다. 또 저 여신을 단지 늙은 여인으로 알고 있는 사람들은 거의 남성들이 아니며 그래서 당연히 권력을 가진 남성들로부터 고려의 대상이 되지 않는다는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니다.

 

우리 시대의 상황이 이렇다면, 철학의 존엄은 더럽혀질 것이다. 철학 자체가 우스꽝스럽거나 아무래도 상관이 없는 것이 되어버린 것처럼 보인다. 그래서 철학의 진정한 친구들은 이 혼동에 반대 증언을 하고 적어도 철학의 저 거짓 하인과 위엄을 깎는 사람들만이 우스꽝스럽거나 아무래도 상관이 없는 사람들이라는 점을 자주 보여주어야 한다. 그들 자신이 행동을 통해 진리에의 사랑은 두려운 것이고 대단한 것임을 증명하면 더 좋을 것이다.

 

이런 것을 쇼펜하우어는 증명한다 ㅡ 그리고 날마다 더 많이 증명할 것이다.

 

 - 『반시대적 고찰 』, <교육자로서의 쇼펜하우어>, 8장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