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책세상 니체전집 13
프리드리히 니체 / 책세상 / 201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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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다! 그렇다면 한 번 더!

 

"벗들이여, 어떻게 생각하고들 있지?" 더없이 추악한 자가 말했다. "이 하루로 인하여 나는 난생 처음으로 내가 살아온 전 생애에 만족하게 되었다.

 

그러나 이 정도의 증언으로는 족하지가 않다. 이 지상에서의 삶, 그것은 보람 있는 일이다. 이 하루, 차라투스트라와 함께 벌인 이 축제가 나를 깨우쳐 이 세계를 사랑하도록 만들었으니.

 

'그것이 바로 삶이었던가?' 나 죽음을 향해 말하련다. '좋다! 그렇다면 한 번 더!'

 

벗들이여,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가? 그대들 또한 나처럼 죽음을 향해 말하지 않으려는가. '그것이 바로 삶이었던가? 차라투스트라를 위해서라면, 좋다! 한 번 더!' 라고"

 

 

바람은 개가 아닐까?

 

가버렸구나! 가버렸구나! 오, 젊은 시절이여! 오, 정오여! 오, 오후여! 방금 저녁이, 밤이, 그리고 자정이 되었으니. 개가 짖어대고 있고 바람이 울부짖고 있구나.

 

바람은 개가 아닐까? 저렇게 낑낑대고 멍멍대며 울부짖고 있으니. 아! 아! 자정이 어쩌면 그토록 한숨을 내쉬는가! 어쩌면 그토록 웃어대고 식식거리며 숨을 헐떡이고 있는가!

 

 

무르익은 것들과 설익은 것들

 

"완전의 경지에 이른 것, 무르익은 모든 것은 죽기를 바라지!" 네가 하는 말이다. 복되고 복되도다, 가지치기 가위여! 그와 달리 설익은 것들은 하나같이 살아남기를 바라지. 서글픈 일이다!

 

비애는 말한다. "사라져라! 가라, 너 비애여!" 하지만 고뇌하고 있는 당사자는 한결같이 살아남기를 바라지. 성숙해져 기쁨을 맛보고 연모의 정을 누려보았으면 해서.

 

더욱 멀리 있는 것, 더욱 높이 있는 것, 더욱 환한 것에 대한 연모의 정을 누려보았으면 해서. "나는 나를 상속할 자를 원한다. 나 아이들을 원하고 있는 것이다. 내 자신이 아니라." 고뇌하고 있는 자들은 하나같이 이렇게 말한다.

 

이와 달리 기쁨은 상속할 자를 원치 않으며 아이들을 원치 않는다. 기쁨은 자기 자신을 원한다. 영원을 원하며 회귀를 원하고 모든 것이 영원히 자기 자신과 동일하기를 원하는 것이다.

 

비애는 말한다. "찢어져라, 피를 흘려라, 마음이여! 거닐어보아라, 다리여! 날아라, 날개여! 저쪽으로! 저 높은 곳으로! 고통이여!" 좋다! 자! 오, 나의 정겨운 마음이여. 비애는 말한다. "사라져라!"고.

 

 

사랑으로 이어져 있으니

 

보다 지체가 높은 인간들이여, 어떻게 생각하고들 있는가? 나 예언자인가? 꿈을 꾸고 있는 자인가? 술에 취해 있는 자인가? 꿈풀이를 하는 자인가? 자정에 울리는 종인가?

 

한 방울의 이슬인가? 영원의 안개이자 향기인가? 그대들은 듣고 있지 않는가? 냄새맡고 있지 않는가? 방금 나의 세계는 완성되었다. 자정이 곧 정오이기도 하다.

 

고통 또한 기쁨이며, 저주 또한 축복이며 밤 또한 태양이다. 꺼져라. 아니면 배워라. 현자도 바보라는 것을.

 

그대들은 언젠가 기쁨을 향해 좋다고 말한 적이 있는가? 오, 나의 벗들이여, 그랬다면, 그대들은 그로써 온갖 비애에 대해서도 좋다고 말한 것이 된다. 모든 사물이 사슬로 연결되어 있고 실로 묶여 있으며, 사랑으로 이어져 있으니.

 

 

그대들은 이런 세계를 사랑한 것이 된다

 

그대들이 일찍이 어떤 한 순간이 다시 오기를 소망한 일이 있다면, "너, 내 마음에 든다. 행복이여! 찰나여! 순간이여!" 라고 말한 일이 있다면, 그대들은 그로써 모든 것이 되돌아오기를 소망한 것이 된다!

 

모든 것이 다시 시작되고, 모든 것이 영원하고, 모든 것이 사슬로 연결되어 있고 실로 묶여 있고 사랑으로 이어져 있는, 오, 그대들은 이런 세계를 사랑한 것이 된다.

 

그대 영원한 존재들이여, 이 세계를 영원히, 그리고 항상 사랑하라. 그리고 비애를 향해 "사라져라, 하지만 때가 되면 되돌아오라!"고 말하라. 모든 기쁨이 영원을 소망하기 때문이다!

 

 

기쁨이 소망하는 것

 

기쁨이 원하지 않는 것이 어디 있을까! 기쁨은 모든 비애보다 더 목말라 있으며, 더 간절하며, 더 굶주려 있고, 더 끔찍하고, 더 은밀하다. 기쁨은 자기 자신을 원하고, 자기 자신을 물고는 놓지를 않는다. 그 기쁨 속에서는 둥근 고리를 향한 의지가 몸부림친다.

 

기쁨은 사랑을 원하고 증오를 원한다. 그는 흘러 넘칠 만큼 넉넉하여 나누어주고 던져주고, 누군가가 그 자신을 받아주도록 애걸하고는 받아주는 자에게 감사해 한다. 기쁨은 미움받기를 좋아한다.

 

기쁨은 비애를, 지옥을, 미움을, 비방을, 불구자를, 세계를 목마르게 갈구할 만큼 넉넉하다. 왜냐하면 이 세계는, 오 그대들도 이 세계를 알고 있지 않은가!

 

보다 지체가 높은 인간들이여, 실패한 자들이여, 기쁨은, 억제하기 어려운 복된 기쁨은 그대들을 동경하며 그대들의 비애를 동경한다! 영원한 기쁨은 실패한 자를 동경하는 것이다.

 

왜냐하면 모든 기쁨은 자기 자신을 원하며, 그 때문에 가슴을 에는 고뇌까지도 원하기 때문이다! 오, 행복이여, 오, 고통이여! 오, 찢어져라, 마음이여! 보다 지체가 높은 인간들이여, 기쁨이 영원하기를 소망한다는 것을 터득하도록 하라.

 

기쁨이 모든 사물의 영원을, 깊디깊은 영원을 소망한다는 것을!

 

 

차라투스투라의 윤가

 

이제 그대들은 내가 부른 노래를 익혔겠지? 그것이 염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알아냈겠지? 좋다! 자! 보다 지체가 높은 인간들이여, 그러면 이제 나의 윤가를 불러보도록 하라!

 

이제 그대들 스스로 그 노래를 부르도록 하라. "다시 한번"이라는 제목의 노래, "모든 영원 속으로"라는 내용의 노래를. 보다 지체가 높은 인간들이여, 차라투스트라의 윤가를 불러보도록 하라!

 

오, 사람이여! 귀담아 들어보아라!

깊은 자정이 무슨 말을 하고 있는 것이지?

"나 잠을 자고 있었노라, 나 잠을 자고 있었노라 ㅡ,

"나 깊은 꿈에서 깨어났노라 : ㅡ

"세계는 깊다.

"그리고 낮이 생각한 것보다 더 깊다.

"그것의 비애는 깊다 : ㅡ,

"기쁨 ㅡ 그것은 가슴을 에는 고뇌보다 더 깊다.

"비애는 말한다 : 사라져라!

그러나 모든 기쁨은 영원을 소망한다 ㅡ,

ㅡ 깊디깊은 영원을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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