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나무
오, 차라투스트라여, 그대처럼 자라고 있는 자를 나 소나무에 비교하는 바이다. 장구하고 말없이, 엄하고 외롭게 서 있는, 더없이 유연한 재목인데다 장엄하기까지 한.
끝내 자신의 지배를 확실히 하기 위해 억세고 푸릇푸릇한 가지들을 내뻗고, 바람과 뇌우 그리고 높은 곳에 거처를 둔 것들에게 당돌한 물음을 물어대는.
명령을 내리는 자, 승승장구하는 자로서 한층 당돌하게 대답해대는 소나무에 말이다. 이같은 초목을 보기 위해서라면, 그 누가 산이 높다 하여 오르기를 마다하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