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책세상 니체전집 13
프리드리히 니체 / 책세상 / 201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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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밑줄긋기)

 

복수심이 도사리고 있는 것

 

타란툴라가 순순히 기어 나오고 있구나. 반갑다, 타란툴라여! 등에 세모꼴 반점과 표식이 까맣게 찍혀 있구나. 나 네 영혼 속에 무엇이 도사리고 있는지도 알고 있다.

 

네 영혼 속에 복수심이 도사리고 있는 것이다. 네가 어디를 물어뜯든, 그곳에는 검은 부스럼이 솟아오르지. 너의 독은 복수를 함으로써 영혼에 현기증을 일으키고!

 

 

평등을 설교하는 자들

 

평등을 설교하는 자들이여, 영혼에 현기증을 일으키는 너희에게나 이렇듯 비유를 들어 말하노라! 너희야말로 타란툴라요 숨어서 복수심을 불태우고 있는 자들이렸다!

 

이제 나 너희 은신처를 만천하에 드러내겠다. 그래서 나 너희의 얼굴에 대고 나의 드높은 웃음을 터뜨리고 있는 것이다.

 

 

최고 희망에 이르는 교량이자 오랜 폭풍우 뒤에 뜨는 무지개

 

나 너희가 친 거미줄을 찢어낸다. 약을 올려 너희를 허구의 동굴 밖으로 유인할 생각에서. 너희가 내세우고 있는 "정의"라는 말 뒤에 숨어 있는 복수심의 정체를 드러낼 생각에서.

 

복수로부터의 인간의 구제, 이것이 내게는 최고 희망에 이르는 교량이자 오랜 폭풍우 뒤에 뜨는 무지개이기 때문이다.

 

 

타란툴라의 심보

 

저 타란툴라가 원하는 것은 물론 그와 다른 것이지. "우리의 복수가 일으키는 폭풍우에 세계가 온통 휘말리는 것이야말로 우리에게는 정의지." 저들은 서로 이렇게 말한다.

 

"우리는 우리와 평등하지 않은 사람 모두에게 복수를 하고 욕을 퍼부으려 하지." 이렇게 타란툴라의 심보는 다짐한다.

 

 

아들이 아버지의 폭로된 비밀임을

 

상처받은 자부심, 억제된 시샘, 너희 선조의 것일지도 모를 자부심과 시샘. 이런 것들이 너희 가슴속에서 불꽃이 되고 앙갚음의 광기가 되어 터져나오는구나.

 

아버지가 침묵한 것, 그것은 아들에게서 발설되기 마련이다. 아들이 아버지의 폭로된 비밀임을 나 때때로 발견했다.

 

 

심장이 아니라 복수심

 

저들은 열을 내고 있는 자들과도 같다. 그러나 저들을 불타게 하는 것은 심장이 아니라 복수심이다. 그리고 저들이 섬세하며 냉철해질 때도 저들을 섬세하며 냉철하게 만드는 것 역시 정신이 아니라 시샘이다.

 

 

질투심의 징후

 

저들의 질투심이 저들을 부추겨 사상가의 길을 가게도 한다. 그리고 이것이 저들이 하고 있는 질투심의 징후이니, 저들은 언제나 너무 멀리 간다는 것이다. 그러니 지친 나머지 차가운 눈 위에라도 누워 잠을 청하지 않을 수 없는 지경에 이를 수밖에.

 

 

남을 벌하려는 강한 충동을 갖고 있는 그 누구도 믿지 말라

 

저들이 내뱉는 온갖 탄식에서 복수심의 음향이 울려나온다. 저들이 하는 온갖 찬미 속에는 고통을 주려는 속셈이 깃들어 있고, 그리고 판관이 되는 것이 저들에게는 행복한 일인 듯하다.

 

벗들이여, 충고하건대 남을 벌하려는 강한 충동을 갖고 있는 그 누구도 믿지 말라!

 

그런 자들이야말로 열악한 천성에 열악한 피를 타고난 족속이다. 저들의 얼굴에 사형 집행인과 정탐꾼의 모습이 드러나 있다.

 

자신이 얼마나 의로운가를 과시하기 위해 말을 많이 하는 자, 믿지 말라! 진정, 저들의 영혼 속에 들어 있지 않는 것은 꿀만이 아니다.

 

 

다른 사람들에게 화를 입히기 위한 술책

 

이들 독거미들은 저들의 동굴 속으로 물러나 생에 등을 지고 있으면서도 짐짓 생에 대해서 좋게 좋게 말하고 있다. 그러나 그것도 다른 사람들에게 화를 입히기 위한 술책이다.

 

이런 식으로 저들은 오늘날 권력을 쥐고 있는 사람들에게 화를 입히려 든다. 저들에게는 죽음의 설교가 여전히 더없이 친숙하기 때문이다.

 

 

달그락거리는 표지

 

사람은 자신들의 적의 속에서 형상과 유령을 만들어낼 줄 아는 자가 되어야 한다. 그리고 그 형상과 유령을 동원하여 서로에 대항하여 최상의 전투를 벌여야 한다!

 

선과 악, 풍요와 빈곤, 숭고함과 변변치 못함, 그리고 가치의 모든 명칭들, 이것들은 무기가 되어야 하며, 생은 항상 자기 자신을 극복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것을 말해주는, 달그락거리는 표지가 되어야 한다!

 

 

타란툴라의 생각

 

아! 방금 나의 오랜 적, 타란툴라가 나를 물었구나! 멋지고 확실하게 그리고 제대로 나의 손가락을 물었구나!

 

"마땅히 형벌이 있어야 하고 정의가 있어야 한다. 그로 하여금 이곳에서 아무 대가 없이 적대 관계를 예찬하는 노래를 부르도록 해서는 안 된다!" 타란툴라의 생각이다.

 

그렇다, 그는 복수를 한 것이다! 아! 이제 그는 복수를 함으로써 나의 영혼에까지 현기증을 일으키리라!

 

벗들이여, 현기증을 일으키지 않게끔 나를 여기 이 기둥에 단단히 묶어달라! 나는 복수의 소용돌이가 되기보다는 차라리 폐허가 된 기둥 위에 올라 수행하는 성자가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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