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키호테 2
미겔 데 세르반테스 사아베드라 지음, 안영옥 옮김 / 열린책들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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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삐악삐악 우는 게 늦었소.」313 산초가 대답했다. 「그런다고 떠나기로 한 걸 그만두면 내가 터키인314이지. 두 번 다시 이런 장난은 하지 않을 거요. 회복기에 들어간 환자에게 정성 들여 식사를 내놓듯 나를 대접한다 해도 내가 이곳에 남거나 다른 통치직을 허락하는 일은, 날개 없이 하늘을 나는 일과 마찬가지로 결단코 두 번 다시 없을 거요. 나는 판사 가문의 사람으로 이 집안 사람들은 모두가 고집불통이라, 한번 <아니>라고 하면 일이 실제로 돌아가는 게 <그렇고> 세상 모든 사람들이 <그렇다>고 해도 <아닌> 게 되어야 하오. 제비나 다른 새들한테 잡아먹히라고 나를 공중에다 띄워 준 이 개미의 날개는 여기 마구간에 남기고 우리는 다시 평범하게 땅으로 돌아다닐 거요. 장식을 단 코르도바 가죽 구두로 발을 멋들어지게 할 수는 없겠지만, 끈으로 동여맨 투박한 삼으로 만든 신발은 없지 않을 게요. 양마다 자기의 짝이 있는 법, 이불이 아무리 길더라도 그보다 더 다리를 뻗지는 말아야 하는 법이오. 가게 내버려 두시오. 늦어지고 있소.」(661∼662쪽)

 

313 기회가 이미 지난 다음에 해결하려 한다는 뜻. 16세기의 해석에 의하면, 병아리를 품은 달걀을 먹어 삼킨 후에야 병아리가 삐악거리는 소리를 들었다는 어떤 사람이 한 말에서 비롯되었다고 한다.

 

314 turco. 당시 지중해 해상권을 놓고 터키와 스페인이 싸우고 있었기 때문에 이들 종족에 대한 적개심으로 이렇게 말한 것이다. 또한 이 단어 자체에 <술주정뱅이>, <만취>라는 뜻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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