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뒷세이아 - 그리스어 원전 번역 원전으로 읽는 순수고전세계
호메로스 지음, 천병희 옮김 / 도서출판 숲 / 201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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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략이 뛰어난 오뒷세우스는 입고 있던 누더기를 벗고

활과 화살이 가득 든 화살통을 든 채 큰 문턱 위로

뛰어올라가 바로 그곳에서 자기 발 앞에 날랜 화살들을

쏟더니 구혼자들 사이에서 말했다.

"이 무해한 시합은 이것으로 끝났다! 이제 나는 아직

어느 누구도 맞힌 적이 없는 다른 표적을 찾아낼까 한다.

혹시 내가 그것을 맞히면 아폴론이 내게 명성을 주실까 해서 말이다."

 - 호메로스, 『오뒷세이아』, 제22권 제1∼7행

 

 

 

지략이 뛰어난 오뒷세우스가 그들을 노려보며 말했다.

"이 개 같은 자들아! 너희는 내가 트로이아인들의 나라에서

다시는 집에 돌아오지 못할 줄 알고

내 살림을 탕진하고 강제로 하녀들과 동침하고

아직 내가 살아 있는데도 내 아내에게 구혼했다.

너희는 넓은 하늘에 사시는 신들도

후세에 태어날 인간들의 비난도 두려워하지 않았다.

이제 너희 모두의 머리 위에 파멸의 밧줄이 매여 있도다."

 - 호메로스, 『오뒷세이아』, 제22권 제35∼41행

 

 

 

오뒷세우스는 접근전에서 긴 창으로 다마스토르의 아들을 찔렀고,

텔레마코스는 에우에노르의 아들 레오크리토스의 옆구리

한복판을 창으로 찔러 청동으로 그것을 꿰뚫었다.

그러자 그자는 앞으로 고꾸라지며 온 이마로 땅바닥을 쳤다.

이때 아테네가 지붕에서 사람 잡는 아이기스를 높이 쳐들자

구혼자들은 마음이 산란해져서 홀 안에

이러저리 흩어지니, 그 모습은 마치 해가 길어지기

시작하는 봄날 윙윙대며 나는 쇠파리가 덤벼들면

떼 지어 사는 암소 떼가 이러저리 흩어지는 것과도 같았다.

그러나 네 사람은 마치 발톱이 구부러지고 부리가 구부정한

독수리들이 산에서 나와 작은 새들을 내리 덮치듯이

-작은 새들은 구름에서 내려와 들판 위로 낮게 날지만

독수리들이 그것들을 덮쳐 죽이니 방어도 도주도 불가능하고

사람들은 그 사냥하는 모습을 보고 즐거워한다-

꼭 그처럼 네 사람은 구혼자들에게 덤벼들어 온 홀 안을 이러지리

돌며 닥치는 대로 쳤다. 그리하여 그들의 머리가 깨어졌을 때

끔찍한 신음 소리가 일었고 바닥은 온통 피가 내를 이루었다.


 - 호메로스, 『오뒷세이아』, 제22권 제292∼309행

 

 

 

오뒷세우스는 혹시 아직도 어떤 사내가 검은 죽음의 운명을

피하려고 살아 숨어 있는지 보려고 온 집 안을 샅샅이 뒤졌다.

그러나 그는 그 많은 구혼자들이 모두 피와 먼지 속에

누워 있는 것을 보았다. 어부들이 코가 촘촘한 그물로

잿빛 바다에서 만(灣)을 이루고 있는 바닷가로 끌어내놓은

물고기들처럼. 물고기들은 모두 바다의 짠 너울을

그리워하며 모래 위에 쏟아져 쌓여 있고

태양은 빛을 비추어 그것들의 목숨을 빼앗는다.

꼭 그처럼 구혼자들은 겹겹이 쌓여 있었다.

 - 호메로스, 『오뒷세이아』, 제22권 제381∼389행

 

 

 

"할멈, 마음속으로만 기뻐하시오. 자제하고 환성은 올리지 마시오.

죽은 자들 앞에서 뽐내는 것은 불경한 짓이오. 여기 이자들은

신들의 운명과 자신들의 못된 짓에 의해 제압된 것인즉,

자기들을 찾아오는 사람이 나쁜 사람이든 착한 사람이든

지상의 인간들을 어느 누구도 존중하지 않았던 것이오.


 - 호메로스, 『오뒷세이아』, 제22권 제411∼416행

 

 

 

그들 사이에서 슬기로운 텔레마코스가 먼저 말문을 열었다.

"나는 우리 어머니와 내 머리 위에 치욕을 쏟아 붓고

구혼자들과 잠자리를 같이한 그런 여인들에게

결코 깨끗한 죽음으로 목숨을 빼앗고 싶지 않다."

이렇게 말하고 그는 이물이 검은 배의 밧줄을 한쪽 끝은

주랑의 큰 기둥에 매고 다른 쪽 끝은 원형 건물의 꼭대기에 감아

팽팽히 잡아당겼다. 어떤 여인도 발이 땅에 닿지 않도록,

마치 날개가 긴 지빠귀들이나 비둘기들이 보금자리로

돌아가다가 덤불 속에 쳐놓은 그물에 걸려 가증스런 잠자리가

그들을 맞을 때와 같이, 꼭 그처럼 그 여인들도

모두 한 줄로 머리를 들고 있었고, 가장 비참하게 죽도록

그들 모두의 목에는 올가미가 씌워져 있었다.

그들이 발을 버둥대는 것도 잠시뿐, 오래가지는 않았다.

이제 그들은 문간과 안마당을 지나 멜란티오스를 데려오더니

무자비한 청동으로 그자의 코와 두 귀를 베고

개들이 날로 먹도록 그자의 남근을 떼어냈으며

성난 마음에서 그자의 두 손과 두 발을 잘라버렸다.


 - 호메로스, 『오뒷세이아』, 제22권 제461∼477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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