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의 역사] 도끼에서 싹튼 ‘생각‘의 과거, 현재, 미래


(밑줄긋기) 


 

 

1859년

1859년 5월 에번스와 프레스트위치는 아브빌의 부셰 드 페르테스와 헤어져 귀국했다. 석기의 용도, 중요성, 타당성은 더 이상 부정하거나 오해할 수 없었다. 유럽 전역의 고생물학자, 고고학자, 지질학자들이 그 구도를 지지했다. 하지만 혼란의 여지는 여전히 있었다. 퀴비에의 후계자인 에두아르 라르테는 프레스트위치처럼 인간의 역사가 오래라는 사실을 확신했다. 그러나 라이엘은 오랫동안 그 생각에 반대했다(그가 찰스 다윈에게 편지를 보내 '오랑우탄으로 돌아가기'를 받아들이지 않은 것을 사과한 일은 유명하다). 다윈은 프레스트위치와 에번스가 영국으로 돌아간 그 해에 『자연선택 또는 생존경쟁에서 선택된 종의 보전에 의한 종의 기원에 관하여』를 출간했다. 당시 그의 주요 목적은 인간의 역사가 오래임을 증명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종이 어떻게 다른 종으로 변화할 수 있는지를 밝히려는 데 있었다. 그래서 체임버스의 견해에 의존했고 조물주의 필요성을 제거했다.(44쪽)


  

 

돌도끼

고고학자들은 돌도끼를 기준으로 진보를 바라보았다. 그에 따라 돌도끼, 청동도끼, 쇠도끼의 '세 시대 구분'이 도입되었다. 처음에 사람들은 아주 고대에 '석기시대'가 있었다는 관념을 격렬히 거부했다. 초기 인간이 지금은 멸종한 동물들과 공존했다는 사실을 누구도 받아들이지 못했다. 그러나 부셰 드 페르테스가 프랑스 북부의 자갈층에서 멸종한 동물의 뼈와 함께 석기를 발견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1860년경에는 『종의 기원』이 출판된 데 힘입어 급속히 견해가 바뀌기 시작했고, 인간의 탄생이 훨씬 오래되었다는 견해도 받아들여졌다. 찰스 라이엘도 마침내 지구의 진화적 관점을 인정하고, 이후 이를 입증하는 많은 증거를 수집해 『원시 인류의 지질학적 증거』(1863)를 펴냈다.

초기 석기가 극히 조잡하다는 것은 초기 인간의 사회적·문화적 환경이 그만큼 원시적이었다는 뜻이었다. 그래서 존 러벅은 사회도 원시적이고 야만적인 기원에서 진화되었으리라고 주장했다. 이것은 당시 적지 않은 충격이었다. 19세기의 종교 사상가들은 여전히 현대인이 타락 이전의 아담과 이브와 비교해 퇴보했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러벅은『선사시대』(1965)에서 처음으로 구석기시대와 신석기시대라는 용어를 만들고, 구석기시대는 뗀석기, 신석기시대는 간석기를 사용했다고 구분했다.(920∼921쪽)


  

인간의 손

『인간의 유래』에서 다윈은 무엇보다도 원숭이에서 인간으로 진화하면서 정신의 능력이 엄청나게 증대했다는 점을 보여주고자 했다. 진화가 느리고 완만한 과정이라면 그런 커다란 변화가 어떻게 가능했을까? 다윈의 답은 그 책의 4장에 있다. 그는 인간이 독특한 신체적 속성을 가졌다는 논리를 발전시켰다. 그것은 바로 그가 이 책을 쓰게 된 동기인 인간의 직립자세다. 다윈은 직립자세와 직립보행으로 인간의 손이 자유로워졌고, 그 결과 도구를 사용하는 능력이 발달했다고 주장했다. 또한 그 때문에 원숭이들 가운데 한 종류의 지능이 급속히 발달했으리라고 보았다.

직립의 관념은 다윈이 처음 도입했으나 처음에는 그다지 중요하다고 인식되지 않았다. 1891∼1892년 외젠 뒤부아가 '자바인', 즉 피테칸트로푸스 에렉투스(지금은 '호모'를 붙여 부른다)를 발견한 뒤에야 그 이론이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피테칸트로스의 대퇴골은 직립보행을 했다는 것을 말해주며, 두개골의 크기는 원숭이와 인간의 중간이었다. 그래도 직립의 중요성이 완전히 이해된 것은 1930년대의 일이다. (921∼922쪽)


 

 * * *

 

 

호모 파베르 Homo faber

인간이 지구상에 출현한 것을 어느 시점으로까지 거슬러 올라가야 할까? 최초의 무기, 최초의 연장이 제조된 시기가 될 것이다. 사람들은 부셰 드 페르트Boucher de Pertes가 물랭-키뇽Moulin-Quignon의 채석장에서 발견한 것을 둘러싸고 일어난 기념할 만한 논쟁을 잊지 않고 있다. 문제는 그가 발견한 것이 정말로 도끼인지 아니면 우연히 부서진 부싯돌 조각인지를 아는 것이었다. 그러나 그것이 작은 도끼였을 경우에는 우리가 지성, 특히 인간의 지성과 마주하고 있으리라는 사실을 아무도 단 한순간이나마 의심하지 않았다.(212쪽)

인간 지성에 관해서 말하자면 사람들은 기계적 발명이 처음에 그 본질적인 행보였다는 것, 오늘날에도 여전히 우리의 사회적 삶은 인공적 도구의 제작과 사용을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다는 것, 그리고 진보의 길에 표적을 세우는 발명들은 그 방향도 역시 그려주고 있다는 것을 충분히 주목하지 않았다. 우리가 그것을 깨닫기 어려운 것은 인간성의 변형은 보통 도구의 변형들보다 뒤늦게 오기 때문이다. 우리의 개인적이고 심지어 사회적인 습관들은 그것들이 적응하기 위해 만들어진 상황들보다 상당히 오랜 기간 살아남아 있기 때문에 한 발명의 심층적 영향은 우리가 이미 그것의 새로움을 잃어버렸을 때 비로소 주목된다. 증기기관이 발명되고 한 세기가 흘렀는데 이제서야 우리는 그것이 야기한 심층적인 동요를 느끼기 시작하고 있다. 그것이 산업에 일으킨 혁명은 인간들 사이의 관계조차 뒤집어 놓았다. 새로운 생각들이 떠오른다. 새로운 감정들이 개화하고 있다. 수천 년 후에 과거를 되돌아보고 그 주요한 선들만을 파악할 수 있게 된다면, 전쟁과 혁명들은 사람들이 그것들을 아직 기억한다고 해도 별 것 아니게 생각될 것이다. 그러나 증기기관 그리고 거기에 수반되는 각종 발명들에 대해서 사람들은 아마도 우리가 청동이나 석기(石器)에 대해 말하듯이 말하게 될 것이다. 그것은 한 시대를 정의하는 역할을 할 것이다. 우리가 모든 오만에서 벗어나 인간종을 정의하기 위해 역사시대와 선사시대가 우리에게 인간과 지성의 항구적인 특성으로 제시하는 것에 엄밀히 머물기로 한다면, 우리는 [인간을] 아마도 호모 사피엔스Homo sapiens라 말하지 않고 호모 파베르Homo faber라고 말해야 할 것이다. 요컨대 지성을 그 본래적인 행보로 나타나는 것 안에서 고찰할 경우 그것은 인공적 대상들을 제작하고, 특히 도구를 만드는 도구들을 제작하며, 그 제작을 무한히 변형시키는 능력이다.(214쪽)

 

 

물질을 기관으로 변형시키는 경향
 

이처럼 지성의 기본적인 모든 힘들은 물질을 행동의 도구로, 즉 말의 어원적 의미에서 볼 때, 기관organe으로 변형시키는 경향이 있다. 생명은 유기체들을 산출하는 데 만족하지 못하고 그것들에게 보충으로 무기물질 그 자체를 제공하여 이를 생명체의 산업에 의해 거대한 기관으로 전환하려 한다. 생명이 처음에 지성에 부여한 임무가 그러하다. 그 때문에 지성은 타성적 물질을 관조하는 데 매혹된 것처럼 언제나 변함없이 그렇게 처신하고 있다. 지성은, 밖으로 시선을 두고 자기 자신에 대해 외화된 생명이다. 이러한 생명은 무기적 자연의 과정을 사실적으로 지배하기 위해 원칙적으로 그 과정을 채용하고 있다. 지성이 생명체를 향해 돌아서서 유기조직을 대면할 때의 놀라움이 바로 거기서 유래한다. 따라서 지성은 무슨 일을 하든 간에 유기적인 것을 무기적인 것으로 분해한다. 스스로를 비틀지 않고서는 진정한 연속성과 실제적 운동성, 상호 침투, 그리고 한 마디로 말해 생명 그 자체인 이 창조적 진화를 생각할 수 없기 때문이다.(24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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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인간의 손
    from Value Investing 2013-07-26 18:31 
    손으로는 어찌 하지?사랑하는 애인들끼리는 화를 내고, 서로 화해하고, 간청하고, 지적하는 모든 일을 는으로 한다.손으로는 어찌 하지? 우리는 요구하며, 약속하며, 부르며, 내보이며, 위협하며, 기원하며, 간청하며, 부인하며, 거절하며, 물어보며, 감찬하며, 헤아리며, 고백하며, 후회하며, 두려워하며, 부끄러워하며, 의심하며, 가르쳐주며, 명령하며, 교사하며, 맹세하며, 증거하며, 비난하며, 처단하며, 죄를 사하며, 욕설하며, 경멸하며, 도전하며, 분개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