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네이스 원전으로 읽는 순수고전세계
베르길리우스 지음, 천병희 옮김 / 도서출판 숲 / 200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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옮긴이의 서문 중 일부를 그대로 인용하면 다음과 같다.

『아이네이스』의 위대함은 로마의 앞날에 대한 숭고한 전망을 제시하고 찬미하는 차원을 넘어 한 나라의 통치 기구가 갖는 목표와 그 성취를 인간의 좌절된 희망, 쓰러져가는 인간의 비극적 흐느낌에 대한 공감으로부터 뽑아 올리고 있다는 것이다. 그리하여 '로마'는 한 도시의 이름이 아니라 모든 인류가 찾아가고 있는 이름이 된다.

후세의 시인들은 『아이네이스』의 장려한 필치에서 시 예술의 최고 경지를 발견했고 기교와 구성, 어법, 운율 등의 모범을 찾았으며, 『아이네이스』에서 표방한 가치관에 따라 이상적 인간상을 찾았을 정도로 이 작품은 지대한 영향력을 갖게 되었다. 이 작품은 처음 씌어졌을 때부터 지금까지 2030년의 세월 동안 끊임없이 읽혀지고 있으며, 베르길리우스를 '서양 문화의 어버이'로 칭송할 만큼 서양인들의 자의식 형성에 큰 영향을 주었다. 

                                                                                                                   2004년 10월 옮긴이 천병희




이 위대한 시인의 훌륭한 작품을 읽느라 개인적으로 얼마간 힘겨워했던 기억이 난다.
아마도 최근 몇 년 사이에 끝까지 읽는 데 가장 애를 먹었던 작품이 아닐까 싶다.

이 책을 읽는데 무엇보다 힘들었던 건 복잡한 '신들의 계보'를 따라가는 일이었다.

작품 속 등장인물들에 대해 일일이 노트에 적어가며 부지런히 따라가 봤지만,
끝도 없이 이어지는 새로운 신들과 등장인물들 때문에 곤혹스러웠다.

책을 읽기 시작하다가 흔히들 느끼는 고비(?) 쯤에 이르렀을 때 읽기를 그만둘까 고민하기도 했었다.
아무튼 숨이 벅찬 고개를 넘기고 나니 끝까지 술술 흥미롭게 읽어나갈 수 있었다.

이 책을 읽은지 4년도 넘었는데 무엇보다 한 가지 다행스러운 점은,
작년에 단테의『신곡』<신곡 - 지옥편>,<신곡 - 연옥편>,<신곡 - 천국편>
생각보다 비교적 수월하게 읽을 수 있었다는 점이다.

베르길리우스의 안내(『아이네이스』를 미리 읽어두면서 익혀두었던)가 없었더라면,
결국 길을 잃고 지옥에서 천국에 이르는 수많은 계단들을 오르내릴 때마다
다리에 힘이 빠지고 숨도 많이 차올랐을 것이다.

이 작품은 또한 오비디우스의『변신』(원전으로 읽는 변신이야기)를 읽는 데 꼭 필요한 책이어서,
여러모로 안내자 역할을 하는 데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책임에는 분명한 것 같다.

이 책을 다 읽고 리뷰글을 쓸까 말까를 얼마 동안 고민했던 것 같은데,
다행히 포토리뷰라는 좋은 대안이 생겨난 만큼,
책 내용을 담은 사진을 올리는 것으로 리뷰를 쓰지 못한 부담에서 벗어나 본다.



(이미지를 크게 볼려면 마우스를 사진 위에 대고 클릭~)





이다 산 위의 윱피테르와 유노(부분)





베누스의 탄생





에트루리아의 암늑대 청동상(기원전 5세기)
고대 로마인들의 사회 생활의 중심지였던 포룸 노마눔





부상을 치료받는 아이네아스, 폼페이의 프레스코화





아버지를 업고 트로이아를 빠져나가는 아이네아스 상





제2권-화염에 싸인 트로이아 (108쪽)





제4권-디도와 아이네아스의 사랑 (167쪽)



"소문은 세상의 악 가운데 가장 빠르다.
그녀는 움직임으로써 강해지고 나아감으로써 힘을 얻는다.
그녀는 처음에는 겁이 많아 왜소하지만 금세 하늘을 찌르고,
발로는 땅 위를 걸어도 머리는 구름에 가려져 있다.
전하는 이야기에 따르면, 대지의 여신이 신들에게 화가 나
코이우스와 엥켈라두스의 누이로서 그녀를 막내둥이로
낳았다고 한다. 그녀는 발이 빠르고 날개가 날랜
무시무시하고 거대한 괴물로 몸에 난 깃털만큼 많은
(들어도 믿어지지 않겠지만) 잠들지 않는 눈과 혀와 소리 나는 입과
쫑긋 선 귀를 그 밑에 갖고 있다. 밤마다 그녀는
어둠을 뚫고 하늘과 대지 사이를 윙윙거리며 날아다니고,
한시도 달콤한 잠으로 눈을 감는 일이 없다.
또한 낮에는 지붕 꼭대기나 높은 성탑들 위에 앉아
망을 보며 대도시들을 놀라게 한다. 그녀는 사실을 전하는 것
못지않게 조작된 것들과 왜곡된 것들에 매달리기 때문이다."



제6권-저승으로 가서 아버지를 만나다 (281쪽)





제6권-저승으로 가서 아버지를 만나다 (284쪽)





제8권-아이네아스가 로마에 가다 (357쪽)





제8권-아이네아스가 로마에 가다 (361쪽)





제9권-니수스와 에우뤼알루스 (391쪽)





제9권-니수스와 에우뤼알루스 (394쪽)





제10권-동맹군과 돌아온 아이네아스 (424쪽)



그대들이 기구하고 바라던 것이 나타났으니 맞부딪쳐 쳐부수시오.
전사들에게 전쟁은 자신들의 손에 달려 있는 법이오.
이제 각자는 제 아내와 제 집을 생각하고,
이제 각자는 선조들의 위대한 영광을 되새기도록 하시오.
적군이 허겁지겁 상륙한 직후 아직 발걸음이
불안정할 동안 우리가 먼저 달려가 그들을 맞도록 합시다.
행운의 여신은 대담한 자를 돕는 법이오 · · ·




제10권-동맹군과 돌아온 아이네아스 (428쪽)





제10권-동맹군과 돌아온 아이네아스 (432쪽)

 


제10권-동맹군과 돌아온 아이네아스 (433쪽)





제11권-여전사 카밀라 (480쪽)





제12권-운명의 결투 (527쪽)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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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처음이자 마지막 시인, 세상에 단 하나뿐인 작가
    from Value Investing 2013-08-11 11:47 
    (밑줄긋기) 가장 탁월한 인물들에 대하여누구든 내가 알고 있는 사람 중에서 특출한 인물을 골라 보라고 하면 나는 다른 사람들보다 뛰어나게 탁월한 인물 셋을 들 수 있을 것 같다.하나는 호메로스이다. 아리스토텔레스나 바로가 그만큼 박식하지 못하다는 것은 아니고, 예술에서 베르길리우스가 그에게 비교되지 않는다는 것도 아니다. 이 판단은 그들을 모두 알고 있는 사람들에게 맡겨 둔다. 한편밖에 알지 못하는 나로서는, 단지 내가 아는 한도로 시신(詩神)들까지
 
 
양철나무꾼 2010-09-19 22: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천병희님의 번역도 훌륭하지요.

근데,님의 수고로움도 훌륭하십니다요~^^

oren 2010-09-20 11: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글쓰기보다 쉽다고 셔터를 너무 많이 눌렀나 봅니다.
사진이 가리키는 페이지와 책 속의 페이지를 매치시키느라 애를 좀 먹었답니다.

너무나 유명한 고전인 데다가,
문학작품에 대한 서평을 쓰기엔 여러모로 턱없이 벅찬 일인 것 같아,
리뷰를 쓸 엄두조차 내지 못하고 있었는데,
사진으로나마 얼렁뚱땅 정리하고 나니 마음이나마 홀가분해서 좋네요.

마녀고양이 2010-09-24 01: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신곡과 변신이야기를 다 읽으셨군요.
저는 신곡 첫권 읽다가 포기하고, 아직도 계속 그 상태입니다.
집에 모두 구매해놓고는... ㅠㅠ. 정말 읽을 책이 너무나 많아요. 아이고.

oren 2010-09-24 13:34   좋아요 0 | URL
신곡은 오랫동안 염두에 뒀다가 작년 여름엔가 단숨에(워낙 꼼꼼히 읽는 성격이라 그래도 두어달은 걸렸을듯) 읽었었구요. 그 옛날 어릴 때 많이 상상해봤던 '지옥'이나 '천당'의 모습을 꼭 빼닮은 삽화도 많고 운문율의 시 형식이라 책의 여백도 많아서 생각보다 페이지가 술술 잘 넘어가더라구요.

변신 이야기는 '신곡'처럼 오래 전부터 벼르고 있는 책인데 아직까지도 이제나 저제나 하면서 읽을 준비만 하고 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