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든
헨리 데이빗 소로우 지음, 강승영 옮김 / 이레 / 2004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뉴잉글랜드에 사는 사람이면 누구나 사람들 사이에 퍼진 다음과 같은 이야기를 들었을 것이다.

즉 처음엔 코네티컷 주, 다음에는 메사추세츠 주 어느 농가의 부엌에 60년 동안이나 놓여 있던 사과나무로 만들어진 오래된 식탁의 마른 판자에서 아름답고 생명력이 넘치는 곤충이 나왔다는 이야기 말이다. 그 곤충이 자리잡고 있던 곳의 바깥쪽으로 겹쳐 있는 나이테의 수를 세어본즉, 그보다도 여러 해 전 그 나무가 살아 있을 때에 깐 알에서 나온 것이라는 것이었다. 아마 커피 주전자가 끓는 열에 의해 부화되었겠지만 그 곤충이 밖으로 나오려고 판자를 갉아 먹는 소리가 여러 주일 전부터 들렸다는 것이었다.-476쪽

이 이야기를 듣고 부활과 불멸에 대한 자신의 신념이 새로워지는 것을 느끼지 않을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어떤 날개 달린 아름다운 생명이 처음에는 푸른 생나무의 백목질 속에 알로 태어났으나, 그 나무가 차츰 잘 마른 관처럼 되는 바람에 오랜 세월을 사회의 죽은 듯 건조한 생활 속에서 목질의 공심적共心的인 나이테 속에 뭍혀 있다가(아마 지난 수년 동안, 일가족이 즐겁게 식탁에 둘러앉아 있을 때 밖으로 나오려고 갉는 소리를 내서 모두를 놀라게 한 적도 여러 번 있었으리라.), 어느 날 갑자기 세상에서 가장 값싸고 흔한 가구 속에서 튀어나와 마침내 찬란한 여름 생활을 즐기게 될지 그 누가 알겠는가?-477쪽

나는 영국인이나 미국인이 이런 이야기를 다 이해하리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바로 그러한 것이 단순한 시간의 경과만 가지고는 결코 동트게 할 수 없는 저 아침의 성격인 것이다. 우리의 눈을 감기는 빛은 우리에겐 어두움에 불과하다. 우리가 깨어 기다리는 날만이 동이 트는 것이다. 동이 틀 날은 또 있다. 태양은 단지 아침에 뜨는 별에 지나지 않는다.-47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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