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허록 - 미래사회를 이끌어 갈 주인공들에게 남긴 100년을 내다본 지혜 모음
탄허 지음 / 휴(休) / 201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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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에서 언급한 결실의 시대란 간방인 우리나라에 간도수가 와서 열매를 맺고, 그 열매는 새로운 씨앗이 되는 시종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이와 같은 중대한 전환기에 새로운 인류사의 출발, 후천의 세계는 어떻게 열어 가야 할까?

 

후천 세계가 오는 것을 ‘후천도수後天度數’라 하는데, ‘문왕팔괘文王八卦’가 후천이면 ‘복희팔괘伏羲八卦’가 선천先天이 된다. 하지만 정역正易의 시대가 오면 ‘정역팔괘正易八卦’가 후천이고 문왕팔괘가 선천이 된다. 이렇게 순환되는 정역의 원리로 보면 간도수가 이미 와 있기 때문에 후천도수는 곧 시작된다고 하겠다.

 

모든 역학의 원리가 그렇듯이, 후천도수가 오는 것을 인간의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낮 12시가 지나면 이미 밤이 온 것인데 사람들은 문밖이 밝은 낮이라고 하여 낮으로 알고 있다. 이와 마찬가지로 이미 오래 전부터 간도수가 시작되었고, 후천의 세계가 눈앞에 와 있는데도 사람들은 이를 알지 못한다.

 

세계적인 역사학자 토인비 교수는 미래 세계에 대해 다음과 같이 예측했다. “미래 세계는 중국을 중심으로 동아시아가 주역이 되어 세계사를 주도해 나갈 것이다.”

 

그리고 그 근거를 다음과 같이 열거했다.

 

첫째, 전 세계적으로 세계 국가의 지역적 모델이 되는 제국을 과거 21세기 동안 유지해 온 중국 민족의 경험

둘째, 중국사의 장구한 흐름 속에 중국 민족성이 가지고 있는 세계정신

 

셋째, 유교적인 세계관에서 나타나는 휴머니즘

 

넷째, 유교와 불교가 지닌 합리주의

 

다섯째, 동아시아 사람들이 지닌 우주의 신비성에 대한 감수성과 인간이 우주를 지배하려고 하면 자기좌절을 초래하게 된다는 도교의 직관

 

여섯째, 인간과 자연과의 조화를 바탕으로 하는 중국 철학의 근본성

 

일곱째, 동아시아 여러 국민은 이제까지 서양인들이 자랑으로 삼아왔던 군사·비군사非軍事의 양면 그리고 과학을 기술에 응용하는 근대의 경기競起에서도 서구제국민西歐諸國民을 이길 수 있음을 입증한 것

 

여덟째, 동아시아 제국諸國들의 용기

 

이러한 근거를 들며 중국을 중심으로 동아시아 시대의 전개를 내다보았다.

 

토인비 교수가 ‘중국이 동아시아의 미래를 좌우하는 것은 물론 세계를 주도해 나갈 것이다’라고 한 예측은 어디까지나 현실을 바탕으로 한 역사적이며 철학적인 논거에 의한 견해다. 그의 견해는 현실적으로 보면 정당하고 타당한 것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

 

하지만 현실을 초월하여 우주의 섭리라는 관점에서 보면 나의 견해와 많은 차이가 있다.

 

앞으로 동아시아의 미래에 있어 토인비 교수의 예측과 달리 중국의 주도적 역할보다는 우리나라의 역할이 더 강화될 것이다.

 

이러한 견해에 대하여 우리나라의 지식인들뿐만 아니라 서구의 경제학자들 사이에서도 긍정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것은 특히 젊은이들에게 큰 반향을 일으키는 주제이기도 하다.

 

미래를 예측할 때 물론 토인비 교수처럼 역사적·철학적·논리적으로 현실을 분석하고, 수학적·지리적 현실을 파악함으로써 미래를 내다볼 수도 있을 것이다. 또 그렇기 때문에 그의 견해가 역사적 현실로 보면 틀린 것은 아니다.

 

하지만 역학의 원리에 근거하여 미래를 보는 눈은 그보다 훨씬 더 포괄적이며 나아가서 인류 사회의 미래를 우주적인 차원에서 볼 수 있다는 큰 장점을 가지고 있다.(56∼58쪽)

 

(나의 생각)

 

토인비는 분명 위대한 역사가였다. 문명  자체를 하나의 유기체로 포착하고, 그 생멸()에 일정한 규칙성을 발견한 건 이전까지의 역사가들이 결코 제시하지 못한 개념이었다. 그러나 일본의 세계 1등 국가 부상 가능성을 지나치게 높게 평가한 점이나 세계사의 중심 무대에 중국을 너무 빨리 추켜 올리는 듯한 부분은 (당시로서는 충분히 각광받았지만) 지금으로서는 너무 성급했다는 느낌을 지우기 어렵다. 그런데, 그런 토인비의 역사관을 창조적으로 비판하면서 '우주의 섭리라는 관점에서' 새로운 대안을 제시한 탄허 스님의 역사관이야말로 내겐 훨씬 더 설득력있게 다가온다. 탄허 스님이 아니라면 도대체 어느 누가 이토록 새로운 역사관을 들려줄 수 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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