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니와 수잔 버티고 시리즈
오스틴 라이트 지음, 박산호 옮김 / 오픈하우스 / 2016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 이 이야기는 수잔 모로의 첫 번째 남편인 에드워드가 지난 9월 그녀에게 보낸 편지로 거슬러 올라간다.

 

 

 

 

 

- 그녀는 아놀드에게도 역시 벌을 주고 싶었지만, 그녀가 생각할 수 있는 유일한 벌은 그 책을 읽게 만드는 것이다. 그녀가 고집을 부리면 읽겠지만, 그 책에서 뭔가를 보게 될지는 의문이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이방인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266
알베르 카뮈 지음, 김화영 옮김 / 민음사 / 2011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 오늘 엄마가 죽었다. 아니 어쩌면 어제.

 

 

 

 

- 모든 것이 완성되도록, 내가 덜 외롭게 느껴지도록, 나에게 남은 소원은 다만, 내가 사형 집행을 받는 날 많은 구경꾼들이 와서 증오의 함성으로 나를 맞아 주었으면 하는 것뿐이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피터 팬 네버랜드 클래식 25
제임스 매튜 배리 지음, 메이블 루시 애트웰 그림, 김영선 옮김 / 시공주니어 / 2005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 아이들은 누구나 자라기 마련이다. 딱 한 아이만 빼고 말이다.


 

 


- 마가레트가 자라면, 또 딸을 낳을 것이다. 그리고 그 딸도 역시 피터의 엄마가 될 것이다. 그렇게 영원히 계속될 것이다. 아이들이 명랑하고 순수하고 제멋대로인 한 영원히.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나는 사고 싶지 않을 권리가 있다 반올림 29
미카엘 올리비에 지음, 윤예니 옮김 / 바람의아이들 / 2012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책을 통해 '마요트'라는 섬이 있다는 걸 알게 됐고, 프랑스의 '해외 레지옹'이라는 단어도 처음 알았다.

아프리카와 마다가스카르 사이에 있는 이 작은 섬에 위고는 교사인 부모님을 따라가게 되었다. 아프리카 원주민과 프랑스 백인들이 섞여 사는 이곳에서 적응해 살다가 마오레족 여자아이 자이나바를 알게 된다. 둘은 사랑을 나누고 자이나바는 임신을 한다. 위고의 부모님께 알리자 그들은 위고를 먼저 프랑스로 보낸다. 뒤이어 위고의 동생과 함께 그들도 프랑스로 이주한다. 프랑스식 소비문화에 금방 적응하여 그들 식구는 잘 지내지만 위고는 물건과 광고가 넘치는 환경에 질려버린다. 그러다 샤를리라는 여자아이를 만나면서 광고청소운동에 동참하게 된다.

십대 중반의 위고가 자신의 아이를 임신한 자이나바를 책임진다는 게 쉬운 일은 아니었겠지만 부모에게 일임하고 도망치듯 떠나버린 건 무책임하다는 생각이 든다. 어른으로서 그들 부모의 행동은 말할 것도 없고. 자신의 아이가 다른 땅에서 자라고 있는데 도망쳤다면 평생 짊어져야 할 죄책감이라는 생각이 든다. 결국 아기는 떠났지만(유산인지 사산인지는 모르겠다) 위고에게선 일말의 죄책감이 잘 느껴지지 않는다. 그냥 좀 미안하고 마음에 걸리는 정도? 마요트 학교의 사서선생님을 통해 자이나바가 이메일도 보냈지만, 할 말이 없고 이제 와서 무슨 소용이겠냐며 답장을 쓰지 않는다. 그건 위고의 입장일 뿐이다. 그래서인지 광고거부운동을 하는 그가 별로 기특해보이지 않았다.

광고의 폐해는 익히 잘 알고 있지만 무뎌져 있는 거기도 하다. 요즘엔 동영상을 보고 스마트폰 게임을 하는 데도 수없이 광고가 등장한다. 이른바 광고의 홍수시대이다. 광고를 안 보려면 TV도 끊고 인터넷도 끊고 스마트폰도 끊어야 한다. 과연 그럴 수 있을까?

잊고 지내던 미니멀리즘에 대한 생각이 다시 고개를 들었다. 우리집도 좁은 공간에 비해 물건들이 많다. 거의 다 버리고 단순하게 살고 싶은 마음이 가득하지만, 몸은 그렇게 움직이지 않는다. 마음이 그러고 싶지 않은 거겠지만. 왜 잡동사니들을 끌어안고, 거기에다 더 사들이고 살게 되는 걸까?

끊임없이 물건을 사고, 끊임없이 쓰레기를 생산해내는 게 가끔씩 끔찍하게 여겨진다. 그러다 곧 무뎌진다. 이 책만으론 큰 자극이 되지 않는다. 미니멀리즘 관련 다른 책을 읽어봐야겠다. 섣부른 결심보다는 왜 이렇게 살고 있는지를 숙고해볼 필요가 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종의 기원
정유정 지음 / 은행나무 / 2016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정유정의 《7년의 밤》, 《28》, 《종의 기원》을 차례로 읽었다. '악의 3부작'이라고 해야 하나? 세 작품 다 필력이 대단하다. 이어지는 이야기가 궁금해서 책을 붙든 손을 내려놓기가 어렵다.

악의 근원을 파헤치고 싶다고 그랬나. 작가는 앞의 두 작품에서 그게 해소가 안돼서 1인칭을 택했다고 했다. 하지만 난 사이코패스인 유진보다 그의 어머니에게 더 감정이입이 되었다. 처음엔 유진을 대하는 그녀의 태도가 이상하고 이해가 안 됐는데, 모든 걸 알고 나니 연민이 밀려들었다.

아이가 자신의 형을 죽이는 장면을 목격하고, 그 아이가 나중에 사이코패스라는 진단을 듣게 됐다면 그 엄마의 심정은 어떨까? 그 대책으로 포식자의 공격성을 잠재우는 약을 먹게 하고 수시로 감시하는 것이 최선의 선택이었을까?

한편으론 그런 생각도 해본다. 엄마가 사이코패스 진단을 듣지 않은 상태에서, 유민이 죽는 과정을 혹시 자신이 잘못 본게 아닌가 반신반의하면서 살았다면 어땠을까 하고. 약의 부작용이라는 것도 없고, 유진이 좋아라 했던 수영을 실컷 하게 했다면? 약의 부작용이 심했기에 약을 끊은 뒤에 찾아오는 상태가 더 중독적이었을 것 같다. 좋아하는 수영마저 뺏기고, 이모와 엄마에게 계속 통제받아야 하고 일탈할 수 없는 환경이 유진을 더욱 옥죄고 날카롭게 만들어버린 건 아닐까?

사이코패스가 모두 살인자가 되는 건 아니라고 알고 있다. 사회에 무해한 인간을 만들겠다는 의도가 오히려 그 악의 크기를 더 키운 건 아니었을지. 한번밖에 못 사는 인생이기에 다른 선택을 했을 때 어떤 결과가 나올지는 아무도 모르는 일이지만.

이 책대로라면 사이코패스는 환경과 상관없이 처음부터 태어나는 것이다. 유민과 남편이 죽기 전까지 엄마는 두 아이를 무난하게 잘 키운 것 같은데. 다만 유진은 유민보다 말이 적고 반응이 적었을 뿐.

유전적인 병을 갖고 태어나는 것처럼 이것도 그렇게 봐야 하는 건가? 사회의 악이 될 수 있는 선천적인 병. 그렇다고 가정환경이 아무 영향력을 못 끼친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하지만 또 완벽하게 아이를 키울 순 없다. 아이가 범죄자가 되고 사이코패스가 됐을 때 부모의 책임은 어디까지일까?

정유정은 이 책을 쓰면서 악의 근원에 조금 더 가까이 근접했을까? 자신의 속에 있는 악을 소설로 풀어 뱉음으로써 작가는 후련해졌을지도 모르겠다. 반면 독자로서의 나는 여전히 악이 무엇인지 감을 잡기 어렵다. 하지만 선인 악인이 따로 있지 않으며 선과 악이 내 안에공존한다는 작가의 말에는 동의한다. 어떤 계기로 점화가 되면 선인으로 보였던 나에게서도 악이 솟아나올 수 있다는 것.

연쇄살인, 묻지마 살인, 계획적인 보복성 살인, 아동학대, 성폭행, 욱해서 벌이는 살인... 모든 범죄를 인과관계로 설명할 수 없지만 그래도 이런 사건들 속에 어떤 과정들이 있는지 궁금하다. 어떤 악이 어떻게 숨어있다가 어떤 계기로 나왔을까. 범죄심리학 같은 걸 공부해야 하나?

악의 근원에 다가가려는 시도가 어떤 의미가 있는가, 하는 질문이 나에게 온다. 그게 악의 출현을 막을 수 있을까? 하지만 내 안의 악을 직시하는 것은 최소한 내가 범죄자가 되는 걸 막아줄 수 있진 않겠나.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