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은 어떻게 삶의 무기가 되는가 - 불확실한 삶을 돌파하는 50가지 생각 도구
야마구치 슈 지음, 김윤경 옮김 / 다산초당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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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계기

회사에 다닌 후로 시간도, 체력도 안되서 한동안 책을 가까지 하지 못했습니다.

다산북스 서평단에서 이 책에 대한 신청을 받았었는데,

제목이 마음에 들어서 신청했습니다. 언제 읽지? 라는 걱정도 되었지만요.(결국 재밌으면 읽게 되더라구요;;)

책 제목만으로는 자기계발서 분위기가 납니다. 책 제목이 의문문인게 더 그렇게 느끼게 하나 봅니다.

다산북스 서평단에서는 [인문, 문학]분야에 속해있어서 좋아하는 자기계발서 쪽은 신청하지 못해서 늘 아쉬웠습니다.

이번에는 책 제목부터가 그런 아쉬움을 달래주었습니다.



2. 읽기 전 생각

1) 사회

우리사회가 (극한) 능력위주의 사회이다보니, 

다른 분야는 하나도 몰라도 자기 분야만 잘 파악하고 있으면 능력있는, 능력좋은 사람으로 보는 경향이 있습니다.

저는 "이런게 과연 올바를까?"라는 물음을 항상 가지고 있었습니다.

다른 사람과 대화할 때 보통사람인 ''도 '대화'가 안되서 거대한 벽에 가로막힌 느낌을 가끔 받습니다. 그래서 그런 사람과는 가볍디 가벼운 주제로 대화가 흘러가게 되죠.

이런 인간관계가 앞으로 발전적인 관계는 고사하고 깊어지고 진솔해 질 수 있을까요?

하물며 사인과 사인과의 관계도 이러는데 기업간, 국가간은 어떠할까요?

조직이 아무리 수많은 개인들의 집합이라고 해도, 밖에서 조직을 보는 이들은 조직과 그 대표를 동일시 합니다.

또한 대표가 결정하고 만드는 정책은 어떠할까요?

그러한 정책이 정말, 아무것도 없이 자기분야의 전문지식만으로 가능할까요? 그럼 구글과 다를게 뭘까요? 나중에는 사람보다 더 업데이트가 쉬운 인공지능으로 대체되는건 너무 당연하지 않을까요?


2) 대학

요즘 스펙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나올수록, 스펙에 도움이 안되는 대학은 안가도 된다는 말이 자주 나옵니다만.

글쎄요.

저는 솔직히 아이들이 대학가서 많이 놀고 많이 생각하길 바랍니다. 저도 20대 때는 대학에서 많이 놀고 많이 생각했거든요.

제가 대학에서 들었던 바로는 '학업, 일, 사랑' 이 3가지만 제대로 해봤다면 20대는 성공했다고 했습니다.

지금의 저는 남들처럼 대단한 직장에 다니는 것도, 수익이 많은 것도 아닌, 소소하게 살고 있습니다.

그래도 20대 때 많이 놀고 많이 생각했기에 지금의 마음의 안정이 있었음을 잘 압니다. 제 삶에 20대 처럼 마음을 뒤흔드는 고비가 또다시 온다고 해도 그때처럼 방황하지는 않겠죠. 한번 겪어봤으니까요.

인생 전체로 본다면 아무것도 없던 20대에 방황한게 가장 좋지 않을까요? 나이가 들수록 무엇인가 손에 쥐고 있을 확률이 높으니까요.

대학의 무쓸모성에 대해서 들을때마다 마음이 아프네요. 대중이 생각하는 철학도 대학에 대한 인식과 비슷하지 않을까요?



3. 문구

[예전에 잘 운용되었던 체제를 현실의 변화에 따라 바꾸어 나가기도 해야 한다. -11쪽]

학창시절 국사시간에 선생님께 들었던 말을 이책에서 다시 보았네요.

역시 지식은 돌고 도나 봅니다. 이래서 사람은 꾸준히 읽고, 보고, 경험하는게 중요하죠.

여기에서는 '비지니스 맨'에게 중점을 두었지만, 모든 사람에게 필요한 내용입니다.


[그들은 혁신을 일으키기 위해 일을 한 것이 아니라 반드시 구체적으로 해결하고 싶은 과제가 있어서 일을 했다. -12쪽]

혁신이나 후회없는 자기계발도 소득같은 현재의 문제해결을 위해 사람들이 관심을 갖는게 아닐까요?


[지리적인 공간이나 역사적인 시간의 폭을 넓은 시야로 볼 줄 아는 사람일수록 눈 앞의 상황을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다는 점은 확인할 수 있다. -13쪽]

역시 사람에겐 여행과 독서가 중요합니다.


[그 비극이 바로 우리와 같이 지극히 평범한 사람들의 어리석음으로 인해 초래되었다는 사실을 결코 잊어서는 안된다. -15쪽]

이래서 투표가 필요하고,

이래서 평생 배워야 하고,

이래서 남을 이해하려고 노력해야 합니다.


[심리학자 알프레드 아들러는 "모든 고민은 인간 관계로 인한 고민이다."라고 지적한 바 있다. -28쪽]

사회적 동물인 인간이니까 당연한 거 아닐까요?


[그들도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와 마찬가지로 방약무인으로 행동하는 이웃을 보면 '왜 이 사람은 이렇게 행동하는 걸까?'라고 고민했다. -29쪽]

그 사람들은 '그냥' 했다는 말이 가장 충격적이었지만, 가장 (저는 아직 이해못할) 정답인거 같네요.


[분명 철학이나 근대 사상에 익숙한 사람은 칸트, 스피노자, 키르케고르가 싹 빠져 있는 철학 입문서는 허용할 수 없다고 하겠지만, 이러한 비판도 고려하지 않았다. -35쪽]

이런 유쾌함이 이 책을 뻔하지 않은 철학 입문서로 만든거 같아요.


[프로세스에는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도 큰 자극이 될 만한 신선한 가르침이 있다. -42쪽]

이런 부분에서 철학의 재미를 느끼는 건가 봅니다.

+ 아웃풋, 프로세스같은 단어는 결론, 과정으로 번역되었으면 이해하기 더 쉬웠을꺼 같아요.


[냉정하게 말하면 이런 이야기는 전문가들끼리만 통할 뿐, 보통 사람들은 도통 이해할 수 없다. -44쪽]

철학이 상업화의 물을 뒤집어썼다면, 그들만의 잔치라는 인식도 없지 않았을까요?

대중에게 조금이라도 더 팔리기 위해 조금이라도 더 쉽게 설명하지 않았을까요?

아니면, 나쁜 사람이 이상한 논리로 사람들을 나쁘게 만들었을까요?

요즘 인문학이 (나름)유행하고 있는게 다행입니다. 

인문학의 상업화의 결과를 보면 철학의 상업화의 결과도 알 수 있을 테니까요.



[이들 실험 결과는 통상 비지니스 세계에서 상식적으로 이루어지는 성과급 정책이 큰 의미가 없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조직의 창조성을 저해한다는 사실을 시사한다. -65쪽]

공무원도 성과급제가 있는 우리현실에 이 문구가 경종을 울리네요.

전기, 가스, 전화, 도로 등 필수 사업은 국영으로 운영하고, 적자가 나는게 당연하다는 생각입니다.

그래야 모든 국민이 저렴하게 이용하면서도 산골 오지에 사시는 분들에게도 혜택이 가고, 급한 사고가 생기면 저도 혜택을 볼테니까요.

공기업화, 능률주의로 가는 요즘 세태에 한가지 가르침을 주네요.


[다시 말해 사람이 창조성을 발휘하여 리스크를 무릅쓰고 나아가는 데는 당근도 채찍도 효과가 없다. -69쪽]

'인간'이 위대한 이유죠.


[하지만 우리 사회의 구성원들은 아직 자유가 들이미는 책임에 제대로 훈련되어 있는 것처럼 보인다. -88쪽]

'있는 것처럼 안 보인다.'라고 해야 문맥상 더 자연스러울거 같은데요.


[악이란 시스템을 무비판적으로 받아들이는 것이다. -100쪽]

생각하지 않고 사는 것, "책은 왜 읽어?"라는 말이 무서운 이유죠.


[이 책에서 언급하는 다른 많은 철학자와 마찬가지로 밀은 일생 아마추어 철학자였으며 전문직으로서 '학자'였던 적은 한 번도 없다. -135쪽]

충격이었어요. 정말 사람은 노력에 의해 뭐든 될수 있나 봅니다.


[실제로 인류에게 일어난 비극의 대부분이 자신은 옳고 자신의 말을 이해하지 못하는 타자는 틀렸다고 단정한 데서 야기되었다. -162쪽]

말은 쉽지만, 이해할 수 없는 다른 사람을 이해하려는 건 쉽지 않습니다.

그냥 싫은 사람도 있는데,

그냥 원래 말이 안통하는 사람을 이해해야 한다는 건 난감한 일입니다. 저에겐 삶의 숙제입니다.


[그러나 이러한 상황에서도 서로 얼굴을 마주 보고 대화를 계속해 나가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167쪽]

인터넷 댓글간 대립이 머리를 스쳐지나가서, "그래, 대화하다 보면 서로를 이해하지 않을까?" 싶다가도.

'나'에 대입하니, 미운정이라도 쌓이면 다행이겠습니다.


[그러나 성적이 좋은 아이들로만 이루어진 조직은 중장지적 관점에서 보면 위태롭기 그지없다. -172쪽]

어떠한 조직이든 사회든 가족이든 다양한 색을 가진 사람들이 모여 있어야 더 발전적입니다.

사람은 이스트가 아니니까요.


[그러나 우선 협조하고 상대에게 배신당하지 않는 한 계속 협조하는 프로그램이 '반복적 죄수의 딜레마'게임에서 최강의 전략으로 평가받았다는 사실은 우리에게 많은 것을 생각케 한다. -177쪽]

호구가 안되는 선에서 성선설을 실천하는게 가장 좋아요.


[스트레스가 적은 상황일수록 시스템은 취약해지기 마련이므로 언제나 무너지지 않을 정도의 스트레스를 일정하게 가해야 한다. -189쪽]

아이러니 하게도, 우리나라가 이만큼 성장한 동력이 시대적 아픔 때문인거 같네요.


[하지만 오늘날처럼 앞일을 예측하기 어렵고 불확실성이 높은 사회에서 겉으로 보기에 강건해 보이는 시스템이 실은 매우 취약하다는 사실이 점점 더 드러나고 있다. -190쪽]

최고의 안정적인 직장인이라 여겨지는 공무원, 공기업인들도 자기계발을 꾸준히 해야하는 이유입니다.


[하지만 모든 최적의 정답을 스스로 도출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야말로 지적 오만이 아닐까? -213쪽]

자아도취만큼 자기 삶을 갉아먹는 것도 드물죠.


[시선을 응시하고 귀는 기울여 주위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 지를 확인하라. -242쪽]

삶에는 냉철한 머리와 예민한 감각을 키우는게 최우선입니다. 이기적일 필요도 있어요.


[세상의 평판에 신경을 쓰느라 침몰해 가는 배 위에서 우물쭈물하다가는 그야말로 인생을 엉망으로 만들 수 있다. -243쪽]

눈치보지 말아요. 자신을 믿어요. 단, 감각과 지식을 충분히 키웠을때요.

꾸준히 자기발전이 필요합니다. 그래야 나 자신은 물론 내 사람들도 지킬 수 있어요.


[나와 깊은 공통성을 지닌자, 나와 같은 의견을 갖고 같은 신념을 지니고 있는 사람과의 사이에서 발견돠는 불화는, 설령 작은 일일지라도 참을 수 없다. -247쪽]

가까울수록 별거 아닌 걸로 싸우는 이유네요. 내가 '욱'했던 상황들이 생각나서 공감되요.


[세상은 결코 공정하지 않다. 그러한 세상에서 한층 더 공정한 세상을 목표로 싸워 나가는 일이 바로 우리의 책임이요, 의무다. 남모르는 노력이 언젠가는 보상받는다는 사고가 인생을 망칠 수도 있다는 것을 반드시 명심하자. -263쪽]

이 책의 주제입니다.

삶에 노력은 필요하지만 그 노력에 가족같은 최소한의 것은 희생키시면 안되요.


[우리는 안다고 내세우는 일에 조금 더 겸허해져도 좋을 것이다. -268쪽]

시야를 넓히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마음가짐이자,

심각한 오류를 피하기 위한 최소한의 시야입니다.


[우리는 자신이 사용하는 언어의 틀에 의해서만 세상을 파악할 수 있다. -297쪽]

우리가 다양한 장르의 책을 많이 읽어서 자연스럽게 어휘를 늘려야 하는 이유죠.


[우리가 갖고 있는 객관적인 세계관은 애초에 주관적일 수 밖에 없다. -303쪽]

나를 '과신'하는 것은 안좋아요. 모든 것은 상대적인 것이라는 걸 잊지 마세요.


[미래를 예측하는 최선의 방법은 미래를 창조하는 것이다. -324쪽]

기업뿐만 아니라 개인도 마찬가지에요.

과거의 내가 현재의 나를 만들었듯이, 미래의 나도 현재의 내가 만드는 것입니다. 



4. 읽고 나서

전반적으로 친절한 책입니다. 변증법같은 개념설명부터 확실하고 쉽게 해주니까요. 어려운 개념을 설명하기 위한 도표와 사진도 있어요.

한 장마다 한 명의 철학자에 대한 자세한 소개와 사례가 나옵니다. 그 사례에 대해 해당하는 철학자의 사상을 답으로 줍니다.

그래서 50가지 주제들에 대해 철학적으로 얇고 골고루 볼 수 있습니다. 그러기에 결론을 끌어내려고 철학에 깊게 들어가지 않아요. 문제해결은 해주지 않습니다. 방향설정만 해줘요. 그래서 생각할 게 많아집니다.


맨 뒷부분에 있는 번역가분의 후기가 공감되요.


쉽지만 뼈때리는 철학입문서 입니다.

새해에 읽기 잘했어요. 올 한해를 어떻게 살아야 할지 감이 잡힙니다.


모든 사람들이 각자의 철학을 가진 철학자가 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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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산북스에서 책을 지원받아 글을 남겨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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