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곡의 재발견 - 영어 해석으로 보는 팝송이야기 100
이무영 지음 / 태림스코어(스코어)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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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명곡의 재발견 - 영어 해석으로 보는 팝송이야기 100

   _이무영 (지은이) | 태림스코어(스코어) | 2015-06-30 

 

    

이 책을 읽는데 특별히 공이 많이 들었다. 시간도 많이 걸렸다. 보통 2~3시간이면 책 한 권을 1(리뷰를 위해 再讀하긴 하지만)하는데 이 책은 일주일 걸렸다. 책에 소개되는 팝송들(100)을 일일이 유튜브에서 찾아서 보며, 들으며 읽었기 때문이다. 덕분에 귀청소도 하고 안구정화도 했다. 유튜브에선 Official Music VideoOriginal Version을 주로 클릭했다.

 

 

이 책에 실린 팝송들은 거의(아니 전부) 올드 팝이다. 최근 개봉된 Bohemian Rhapsody로 팬심을 부활시킨 그룹 Queen이야기를 안 할 수 없다. Bohemian Rhapsody는 여러 면에서 독특한 곡이다. 우선 일반적인 록 음악과 달리 6분이나 되다보니, 라디오와 방송에서 외면을 받을 것이라는 음반사의 반대의견도 이해가 된다. 그러나 곡이 만들어지고 40년이나 흘렀지만 여전히 명곡의 반열에 있다. 보컬리스트 프레드 머큐리가 쓴 Bohemian Rhapsody가사를 듣다보면 혼란스럽다. 서정적으로 전개되던 가사는 갑자기 “Mama, just killed a man.”이라는 무시무시한 내용으로 변모한다. 프레드 머큐리 당신한테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거요? 정작 답을 알고 있는 머큐리는 생전에 아무 힌트도 주지 않은 채 1991년 에이즈로 세상을 떠났다. “그냥 판타지라고 생각하면 돼요. (...)그냥 운율을 맞추기 위한 도구일 뿐 내용은 아무 의미가 없습니다.” 하고 머큐리가 이야기했지만 그걸 믿으라고? 멤버들조차 이 부분(put a gun against his head)에 대해선 함구하고 있다. 이 책의 저자 이무영의 추측이 설득력 있게 다가온다. “가사 속에서 머큐리가 총으로 쏘아죽인 사람은 과거 이성애자로서 매리 오스틴을 사랑했던 자신이다. 노래 속에서 계속 그가 매달리는 엄마는 매리다. 그가 말하는 새로운 세상은 매리 없이 살아가야 하는 삶이다. 새 삶을 선택하기 위해 그가 버린 건 그녀와의 소중한 관계다.” 머큐리는 동성애자라고 커밍아웃 하기 전엔 이성애자였다. 매리 오스틴과 열정적인 사랑의 시간을 가졌었다. 에이즈로 사망하기 전 에이즈는 런던의 집을 그녀에게 유산으로 남겼다.

 

 

뮤지션들이 곡을 만든 의도와 상관없이 팬들의 마음이 쏠리는 것엔 뮤지션들조차도 고개를 갸우뚱한다. 특히 팝송의 가사가 그렇다. 30년이 넘는 동안 사랑의 리퀘스트 곡으로 자리 잡고 있는 휴먼 리그(Human League)의 최고 히트곡 Don't You Want Me?는 사랑 노래가 아니다. 리더인 필립 오키의 말처럼 이 노래는 사랑 안에 교묘히 숨겨진 더러운 주도권 다툼과 쓸모없어진 사랑을 헌신짝처럼 내버리는 비정한 인간의 마음에 관한 노래다. ‘It's much too late to find/ you think you've changed your mind/ you'd better change it back/ Or we will both be sorry' (이젠 너무 늦었지/ 네 마음이 바뀌었다고/ 그렇다면 다시 바꿔놓는 게 좋을 걸/ 아님, 우리 둘 다 망가지는거야) 좋은 말할 때 나를 제자리에 갖다놓으라는 이야기다. 록 그룹 맨 앳 워크(Men At Work)의 최고 히트곡 Down under‘Land Down Under’라 불리는 호주에 대한 밴드의 사랑을 잘 표현한 곡이다. 하지만 동시에 자신들이 사랑하는 조국이 백인 선조들의 약탈로 이뤄졌으며, 여전히 불평등으로 몸살을 앓고 있음을 고백하고 있다. 작사/작곡자이며 리더인 콜린 헤이는 이 노래에 다음과 같이 말했다. “Down under는 욕심쟁이 약탈자들에 의해 순수함을 빼앗긴 한 국가의 얘기다. 무조건 국기를 흔들어댄다고 나라사랑이 이뤄지는 건 아니다.” 마지막 언급에서 자연스럽게 현재 한국의 한 극우단체가 생각난다. 과거를 반성하며 현세의 부조리를 경계하는 메시지에도 불구하고 Down under는 대표적인 호주찬가로 인식되고 있다고 하니 참 아이러니하다.

 

 

그나저나 한창 뜨던 뮤지션들이 어느 날 갑자기 서둘러서 이 세상을 하직하는 것은 뭔 조화인고. 프레드 머큐리 이외에도 로큰롤 시대의 대표적 가수인 버디 홀리, 리치 발렌스, 빅 바퍼(함께 순회공연 중 비행기 사고로 사망). 마마스 앤 파파스의 캐스 엘리엇(심장마비), 커트 코베인(자살), 그룹 조이 디비전의 보컬리스트 이언 커티스(자살), 지미 헨드릭스(약물과용), 에이미 와인하우스(약물과용), 오티스 레딩(비행기 추락사고), 록 그룹 서브라임의 보컬리스트 브래들리 노웰(헤로인 과잉)으로 생을 마감했다.

 

 

이 책의 저자 이무영의 앞에 붙는 타이틀이 많기도 하다. 대중음악평론가, 영화감독, 시나리오 작가, 소설가, 방송인, 대학 교수 등등. 이 책을 통해 저자가 의도했던, 아니든 간에 비록 단편적이긴 하지만 1960년대 이후 시대의 흐름을 돌아보는 계기가 된다. 올드 팝송 팬이라면 한 번 읽어볼만한 책이다. 팝송 가사 번역은 물론이고, 추리고 추렸다는 해석 도움말도 유용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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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삭매냐 2019-02-22 22:4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휴먼 리그의 <don‘t you want me>
간만에 유튜브로 들어 봅니다 -

쎄인트saint 2019-02-22 23:05   좋아요 0 | URL
예..그러셨군요..
저도 좀 번거롭긴했지만..올드팝 순례의 시간을 가져봤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