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은 삐딱한 세계사 - 우리가 알지 못한 유럽의 속살
원종우 지음 / 역사의아침(위즈덤하우스) / 201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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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읽었던 역사책 중 최고! 책을 읽다보면 따로 의식하지 않았는데도 유럽사의 전체 맥락이 정리되고 문명, 인간, 민족주의 등에 대해 견해를 넓힐 수 있는 여지를 제공한다. 두꺼운 책은 질색이지만 이 책은 지금 반절 정도 넘어가는게 아쉬워 죽겠다.


 
 
Arch 2013-04-26 13:44   댓글달기 | URL
귀를 기울이면님 덕분에 알게 된 책입니다. 고맙습니다.

혼자 적는 다짐: 꼭 리뷰를 써보리라, 불끈
 
[eBook] 한 번 해도 될까요? : 세션, 이 남자가 사랑하는 법 - 세션, 이 남자가 사랑하는 법
셰릴 T. 코헨 그린 외 지음, 조윤정 외 옮김 / 다반 / 201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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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샌프란시스코 만 지역으로 돌아온 뒤, 나는 샌프란시스코의 인간 성고등연구원에 가서 에로틱한 콘돔 착용에 관한 강의에 등록했다. 우리는 콘돔과 치과 병법, 그리고 또 다른 예방 도구들을 섹스 토이로 탈바꿈시키는 법을 배웠다. 강의는 우리에게 목숨을 구해 줄 수 있는 정보들을 제공했을 뿐 아니라 성교육이 재미있을 수 있다는 증거가 되어 주었다. 우리는 입으로 콘돔을 씌우는 훈련을 했고, 감염을 막는 섹스를 하기 위한 창의적인 방법들을 고민했다. 나는 또한 격렬한 성교 도중에 에로틱한 방식으로 콘돔이 벗겨지지 않았는지 확인하는 법도 배웠다. 그 이후로 나는 사무실에 콘돔을 충분히 놓아두었다. 콘돔을 사용하는 것은 필수적이었지만, 그 자체가 재미있는 일이기도 했다. 나는 이제 멋질 뿐 아니라 더 안전하기도 한 섹스를 추구하기 시작했다.

 

 성에 대해 개방적이고 적극적인 태도라기보다는 은근하고 조심스러운 생각을 갖고 있을 때 대체 사람들은 어떻게 피임을 하는지 무척 궁금했다. 경구 피임약이나 반영구적인 피임이 아니라 콘돔을 이용한 피임 말이다. 영화나 책에선 콘돔이 나오면 영상이며 문장이 오염되기라도 하는지 에로틱한 장면에서는 그저 에로틱함으로 끝낸다. 현실 세계에선 불안하지만 어쩔 수 없이 '질외사정'으로 피임을 한다. 그즈음 내가 아는 사람들에게 어떻게 피임하냐고 물으면 열이면 여덟이 '질외사정'이란 답을 했다. 지금도 사정이 그렇게 나아진 것 같진 않다.

 

 지갑에 콘돔을 넣고 다니는건 항상 준비된거 같아 그렇고 분위기가 무르익을 때 콘돔을 사러 가자니 흥이 깨질 것 같다. 가장 간편하면서 쉬운 피임법은 여러 이유로 꺼리는 방법이 되고 말았다. 내 경우로 말하면 난 준비하는 쪽이었다. 처음 몇번은 살짝 어색했지만 하다보니 내 기준의 상식이 점점 일반화되어가는 추세이다보니 오히려 '당당한 여자'같은 느낌도 들고 그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막상 콘돔을 사용? 아니, 씌울 때면 뭔가 좀 복잡하고 그놈의 분위기가 끊기는 것 같았다. 만약 그때 셰릴을 만났다면 난 좀 더 적극적인 자세로 피임에 임하지 않았을까란 생각이 든다. 이 책에 '에로틱한 방식으로 콘돔을 씌우는 방식'은 나오지 않았지만.

 

 '세션: 이 남자가 사랑하는 법'에선 대리 파트너란 직업을 가진 여성이 자신의 일과 삶에 대한 이야기를 가감없이 풀어놓는다. 대리 파트너는 의뢰인과 섹스를 하며 섹스를 통해 상대방과 교감하는 방법을 가르친다. 일 얘기만 나온다면 사례 위주로 이야기가 늘어져 지루할 것 같지만 그녀 자신의 이야기까지 합쳐져 빛이 난다. 기존의 가치가 변하고 눈이 띄이는 60년대, 그녀는 남편 때문이지만 개방 결혼을 시도하고 삶의 이력에 촘촘히 자신의 고민과 흔적을 남겨놓는다. 당위가 사라지고 새로운 규칙을 정해야하지만 마음으로 믿는 가치와 현실에서 오는 불안의 층위를 어떻게 타협시켜야할지 알려주는 사람은 없었다. 특히 남편과의 관계에선 그 격차가 더 커졌다.

 

 '마이클이 자유로운 영혼을 계속 간직하면서 대안적인 삶의 방식과 관점을 그대로 지켜가기를 바랐지만, 동시에 그가 나한테 푹 빠져서 다른 여자들의 매력은 눈에 들어오지 않기를 원하기도 했다. 나는 보헤미안 기질과 인습성이 편안히 혼합된 상태를 동경했다. 반항아의 이미지를 간직하면서도 불안감에 미칠 지경이 될 필요가 없는 그런 상태.'

 

 하지만 셰릴은 항상 둘 사이에서 방황만하지 않는다. 대리 파트너 일을 하면서 그녀는 경계에서 흔들리는 생각들을 정리하고  체화하려고 노력한다.

 

 이 일을 하면서 얻은 이야기들의 세부적인 요소들과 개인적 특이성들을 걷어내고 나면, 나는 거의 언제나 이들이 씨름하는 문제들이 가장 깊은 차원에서는 우리 모두에게 결코 낯설지 않은 것들임을 발견했다. 외로움, 불안, 공포, 죄책감, 성적 느낌에 대한 수치심, 낮은 자존감, 자신의 몸에 대한 불만, 신체에 대한 무지 등은 내가 매일같이 목격하는 흔하디 흔한 문제 더미들 가운데 그저 몇개에 불과하다.

(대리 파트너로서 어떻게 사람들을 돕느냐는 문제도 마찬가지다.)

우리 가운데 신뢰할 만한 성교육을 받고 자란 사람은 거의 없다. 우리의 성생활이 어떠해야 한다는 생각들은 친구와의 대화, 영화, 책, 포르노에서 나온다. 하지만 이렇게 얻는 정보들은 결코 믿을 만한 것들이 되지 못한다. 이렇게 잘못된 정보들이 전파되는 상황에서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혼란과 고통에 빠지는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니다. 내 일의 가장 큰 부분은 사람들을 교육시켜 그들이 자기 자신과 남들에게 보다 현실적인 기대를 갖도록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녀의 직업이 갖는 오해를 그녀의 친구 스티븐 브라운은 재치있는 비유를 통해 설명했다.

 

 '예컨대 창녀에게 가는 것은 레스토랑에 가는 것과 같다. 메뉴에서 음식을 선택해 먹고 그곳을 떠나면 주인은 우리가 또 오기를 바라고 친구들에게 입소문을 내주기 바란다. 반면 대리 파트너를 찾는 것은 요리 학교에 가는 것과 같다. 레시피를 배우고 조리 기술을 개발하고 미각을 넓히고 나서 우리는 새로운 지식으로 무장하여 세상에 나간다. 모든 게 잘된다면, 우리는 같이 식사를 하는 선택된 파트너들에게 계속해서 맛있는 음식을 만들어 줄 수 있는 것이다.'

 

 담고 싶은 이야기가 많아서 이것저것 써내려간 이 리뷰의 마지막은 이렇게 맺고 싶었다.

 

사랑하는 맘을 표현하는 신체 언어, 즉 섹스를 즐겁게 하기 위해선 개방적이고 솔직한 대화, 애정 어린 성, 강한 교감과 자존감, 탐색의 의지가 있어야 한다. 자, 이제 준비됐는가?

 

이렇게 말이다.

 

하지만

 

 마음만은 이소룡인데 밤이 깊어질수록 이런저런 상념과 미래에 대한 불안, 귀찮음, 게으름으로 초급 무술도 마스터하지 못한 상태니 오호, 원통하구나!



 
 
twoshot 2013-03-30 19:52   댓글달기 | URL
태그가 무척 부적절 하옵니다. 아치님의 꼼꼼한 리뷰에 매번 감탄과 고마움을 느끼지만 댓글을 달지 못했을 뿐인 사람 여기 하나 있어요~ 영화는 별로 땡기지 않았는데 이 책은 아치님의 리뷰덕에 장바구니로 보냅니다~

Arch 2013-03-31 22:41   URL
투샷님 반가워요.
무척 의욕 돋는 응원 댓글이예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진짜 리뷰다운 리뷰를 써보고 싶어요.
 
전셋집 인테리어
김동현 지음 / 미호 / 201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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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체 당신은 어느 별에서 온 분인가요. 전셋집인데도 이렇게 꾸밀 수 있으니 이젠 집이 구질구질한 변명을 못하겠다. 전등 갓 만들어보려고 스테플러 찾다 `내가 뭘 이런거 하겠어`라고 한 사람 손!


 
 
Arch 2013-03-29 22:41   댓글달기 | URL
그럼에도 불구하고 왠지 의지력 돋아 이면지 가지고 하는 시늉내다 다시 스테플러 핑계댄 사람 손!

여기여기!
금요일인데 나는 누구고 여긴 어딘가.

함께살기 2013-03-29 22:59   댓글달기 | URL
음... 전셋집 인테리어라니... 음... 음... 음... @.@
 
당신, 그렇게 까칠해서 직장생활 하겠어? - 모두가 함께 읽는 성희롱 이야기
박희정 지음 / 이미지프레임(길찾기) / 201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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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 다섯개가 아깝지 않다. `남성을 잠재적 가해자로 몰아서 억울하다`고 하면 할 말이 없었다. 공부하면 쌀이 나오는게 아니라 억울할 일이 없어진다. 아니, 억울할 짓을 하지 않는다.


 
 
 
한 번 해도 될까요? - 세션, 이 남자가 사랑하는 법
셰릴 T. 코헨 그린 외 지음, 조윤정 외 옮김 / 다반 / 201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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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들이 섹스를 하는 237가지 이유`보다 개인적이고 흥미진진하다. 대리 파트너란 소재는 독특했지만 그것만이 다가 아니다.`세션: 이 여자가 사랑하는 법`도 나왔으면 좋겠다. 그러긴 어려울 것 같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