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이면 그날의 마지막 우유를 먹고 스르르 잠드는 아기가 오늘은 여러 차례 깨고 악을 쓰면서 울었다. 나랑 신랑이 번갈아가며 토닥토닥하고 업고 안고 하는데 금세 잠들었다 다시 깼다. 낮에 외출해서 여러 사람을 보고 사람들이 한번씩 안은 것이 아기한테는 스트레스였나보다. 전에 친척들이 우르르 왔을 때도 밤에 잠을 잘 이루지 못했다.

 

 

  눈을 비비는 아기를 토닥이며 다시 우유를 줬더니 꿀꺽꿀꺽 잘 먹는다. 이제 곧 자겠구나 싶어서 맘 놓고 아기 옆에 누웠다. 우유를 다 먹은 아기가 자려고 옆으로 몸을 돌리더니 한쪽 손을 내 얼굴에 툭 올려놓는다. 작고 보드러운 손이 얼굴 위로 툭 떨어졌다. 눈을 감고 잠든 줄 알았던 아기가 살짝 눈을 뜨더니 나를 확인한다. 그러길 몇 차례. 아기는 곤히 잠들었다.

 

 아기가 지금보다 어렸을 때는 직관적이고 본능적으로 엄마 냄새를 알아내고 엄마를 찾았다. 지금은 내가 엄마라서 안심하고 편안하게 잠드는 것만 같다. 그 느낌이 무척 선명하고 따뜻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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