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프로에서 가상 데이트 시뮬레이션 같은걸 했다. 눈빛이 마주치고 처음 손을 잡았을 때의 설렘, 망설이고 망설이다 어렵게 내뱉은 고백 같은 것. 아, 나도 저렇게 풋풋할 때가 있었지 싶은. 그런데 그런 장면들은 그다지 구미가 당기지 않는다. 본격 설렘 같은 것. '자, 봐라. 이래도 연애 생각 안 나겠어? 이래도 안 설레겠어?' 이런 느낌. 솔로의 가슴을 후벼파며 누가 더 가슴에 불이 났는지 경쟁하듯 내뱉는 얘기도 그다지 와닿지 않는다. 대신


 아는 언니들이 올 12월에 일본 여행을 가는 건 구미가 당겼다. 다들 옆구리에 남편과 아이를 주렁주렁 끼고 있지만 파격적으로 4일 정도의 휴가를 받고 간다는 여행. 언니들은 여행 일정을 얘기하면서 혼자 떠나면 게스트하우스 같은데서 남자-사람을 만날지 모른다는 얘기를 했다. 하, 혼자 여행 떠날 생각도 없고 남자 사람에 대해 관심도가 팍 줄은 요즘인데 그 얘기를 듣고 있자니 왜 이렇게 맘이 동하는지. 나도 모르게 한숨이 나오고 말았다. 향후 몇년간은 아이 때문에 옴쭉달싹 못할거라 더 그럴거라는 위로를 망고쥬스처럼 들이키며 은근히 상상해봤다.

 낯선 여행지, 낯선 사람, 낯선 분위기와 만남. 

 a에게 살짝 이 얘기를 했더니 '당신은 그럴 것 같은데'란 참으로 나를 모르는 소리를 하고 있어서 귀를 잡아당겨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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