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잘하는 사람은 단순하게 합니다
박소연 지음 / 더퀘스트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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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제목은 프롤로그 제목과 같다.

 

요즘 안밖으로 복잡해서 단순명료하게 일하던 때가 그리워 집어든 책이다.

사람이 쉽게 변할리 없고 책 읽는다고 다 그대로 되면 더할 나위 없지만 쉽지 않다. 리프레쉬 차원으로 읽기엔 핵심이 명확해서 기록해두기

 

본질을 파악하는 기획, 원하는 핵심을 기록한 보고서, 낭비없는 말하기, 존중하지만 거리를 두는 인간관계

 

Why so (구체적 방안이 무엇인가)와 So What(그 결과 무엇이 되는가?)이 호환되지 않는 경우가 의외로 많다. 열망하는 목표를 위한 가장 적합한 행동을 찾는 것이 기획의 핵심

 

덩어리를 묶을 땐 가장 먼저 MECE를 기억하라

MECE(Mutually Exclusive Collectively Exhaustive): 항목들이 상호 배타적이면서 모였을 때는 완전히 전체를 이루는 것을 의미한다. 즉, '겹치지 않으면서 빠짐없이 나눈 것'이라 할 수 있다.

 

일상의 업무를 펼치고, 쪼개고, 새로 네이밍한 후, 재구성해 봅시다. 그리고 대상, 공간, 프로세스, 목적 등을 살짝 비틀면 새로운 사업계획이 됩니다. 원래 완벽히 새로운 기획이란 존재하지 않으니까요.

 

현재 어디에 있는지 알지 못하면 불안한 마음에 자꾸 업무를 추가합니다. 자신의 상황판을 만들어서 주기적으로 좌표를 해석하는 습관을 지니세요.

 

무엇을 쓰든 짧게 써라. 그러면 읽힐 것이다.

명료하게 써라. 그러면 이해될 것이다.

그림 같이 써라. 그러면 기억 속에 머물 것이다. <조지프 퓰리처>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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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주자대표 회의인데 다들 회의장에서 벗어나고 싶어한다. 회의가 얼른 끝나길, 질문하는 사람 저 세상 사람이란 무언의 압박에도 불구하고 질문하고 따져 물었다. 대의제로 선출된 게 아니고 할 사람이 없어서, 아무도 관심을 갖지 않아서 맡은 역할이지만 회의비만 축낼 수는 없었다. 내가 바꾸거나 잘할 수 있는 영역은 손톱보다 작았지만 질문으로 운영 전반을 조금이나마 파악할 수 있었다. 조급하게 내리꽂는 시선에 더 묻지 못하고 황급히 회의를 끝냈다.

 

회의를 마치고 식사를 하러 갔다. 집에 갈까, 싶었는데 불편해도 있고 싶었다. 입주단체대표의 개인사와 건강상태까지 시시콜콜하게 다 들었다. 대표가 시덥지 않은 일을 과장해서 마치 엄청난 활동처럼 부풀리길래 나도 그런 일 해봤다라고 말했다. 어떤 아이디어를 어떻게 실현했는지 간략하게 말을 했다. 다들 나와 눈을 마주치지 않는다. 말의 말미를 끝마치지 못하고 헤매는데 일한지 얼마 안 된 관리소장이 웃음을 머금고 나와 눈을 마주쳤다.

 

옴마야, 심장아 나대지마라.

 

권한은 작은데 주변경계는 커져가서 자칫하면 내 바운더리가 아작나게 생겼다. 과연 나는 이 일을 계속할 수 있을까. 이 일은 내게 어떤 의미일까. 적성에 맞는다고 생각했는데 적성에 맞는 이 일을 매년 같은 루틴으로 반복하자니 지루해 미치겠다. 전망은 보이지 않고 근근히 월급쟁이로밖에 살 날만 남은 느낌이다. 앞서 말한 아이디어는 일종의 몸부림이었다. 뻔한걸 뻔한 방식으로 재탕하고 싶지 않다는. 아무도 알아주지 않지만 내게는 큰 자부심으로 남아있는 일. 그런데 상대방이 그 맘을 읽은 것처럼, 내 맘을 다 헤아린 것처럼 웃는다.

 

익숙하고 지리멸렬한 관계에서 조금 벗어나고 싶다. 새롭게 나를 자리매김할 수 있는 관계, 시간이 필요하다. 일상의 사소함에 집중하고 미묘한 차이에 감동을 받았다지만 단번에 바꿀 수 있는 용기가 부족해선 아니었을까. 노회한 전 관리소장은 내가 무슨 말을 할 때마다 세상물정 모른단 식이었는데 이 사람은 1년차란다. 집이 이런데 괜찮은지 물었더니 시간 날 때 언제든 연락주면 가서 봐주겠다고 한다. ! 나는, 누군가 부탁하면 흔쾌하고 호의적으로 반응했던가. ‘왜 그것도 몰라, 언제까지 알려줘야 돼였나. 처음의 내가 일을 낭만적으로 보고 호기롭게 도전했던가. 모든 게 설어서 우왕좌왕하고 배우려고 애썼던 이 일을 시작할 때 나를 떠올려 본다. 관리소장의 미소는 처음 내가 가진 갈망을, 맘가짐을 불러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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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당근을 싫어하는군요 저는 김치를 싫어합니다 - 제주에서 서양 식당하는 사람의 생각
임정만 지음 / 밑줄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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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심한 책방 베스트셀러 식당업의 본질을 얘기할 것 같아 구입. 식당, 요리 이야기도 재미있고 저자가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도 좋다. 확신의 확신을 경계한다거나 정성의 함정, 임차인의 상황별 대처법, 제주에서 흑돼지를 안 파는 이유 등 에세이로서 흠잡을데 없는 책. 가끔 걸리는 문장이 조금 아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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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제가 오늘 같고 오늘이 내일 같은 날이었다.

나는 일이 끝나면 쉬고 싶은데 아이를 본다고 신경이 곤두서 있었다.

그 주에는 무엇을 해도 아이는 금세 바닥에 누워 뒹굴 것처럼 화나 있었다.

아이고 뭐고 진짜 아무것도 하기 싫었다.

하기 싫은 마음에서 제일 큰 부분을 차지한 것은 아이를 안 보고 싶다는 감정.

힘을 내서 아이 기분을 맞춰주다 제풀에 지쳐 다시 사이가 틀어지고.

나는 우리 아빠처럼 아이를 대하고 싶지 않은데 어떻게 해야할까.

시간은 계속 흐르고 피곤함은 가실줄 모르니 고민은 공염불에 그치는 날이었다.

상냥함과 화의 반복, 설득과 으름장의 교차, 열정과 자포자기의 시간

 

주위에선 그 나이 아이는 다 그렇다고, 고집을 부릴 때라고 한다.

나도 그게 맞다고, 그럴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해하는 것과 그것을 받아들이는건 다르다.

몸이 힘드니까 아이를 받아줄 맘의 공간이 터무니없이 좁아졌다.

사소하게 화내고 끊임없이 자책했다.

 

 금요일엔 이 모든게 한꺼번에 들이닥쳤다.

아, 지겨워. 왜 이토록 지겨움을 가득 짊어지고 지친채로 살아야할까.

에라 모르겠다는 심정으로 맥주를 먹기 시작했다.

밥을 안 먹겠다는 아이를 설득하고 사정해가며 밥을 주는 대신 아이가 먹고 싶은걸 줬다.

아이가 하고 싶다는 생일축하 놀이도 다 하고 웬만한 일들은 아무렇지 않게 넘어갔다.

나는 취했고 취하고 싶었다.

 

 그런데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아이는 내가 처음 사랑에 빠진 그 모습들을 가감없이 내보였다. 사랑스럽고 상냥한, 다정하고 멋진 모습들.

아이 안에서 계속 갖고 있지만 꺼내 보이지 않았던 모습들을 아낌없이 보여준다.

아이를 처음 보았을 때 애틋하고 따스한 마음이 피어났다.

나는 단박에 아이와 사랑에 빠졌다. 그 감정이 다시 되살아난다.

아이의 부정확한 발음과 동작, 표정이 죄다 사랑스럽다.

 

 내가 아무리 고민을 해도 풀어지지 않던게 어떻게 이렇게 한번에 변한걸까?

적정한 선과 적당함을 지키려는 방식이 아이에게 충분히 사랑받지 못한 느낌을 준 걸까?

일과를 마친 아이는 그토록 치열하게 다툼했던 양치질도 쉽게 끝내고 잠도 편안하게 잘 잔다.

 

 성공?의 경험을 한 나는 노심초사하며 아이 비위를 맞추지 않는다.

이제는 많이 사랑을 표현하고 아이랑 있는게 지금 나한테 얼마나 중요하고 소중한 일인지를 말한다.

신경이 곤두서서 조금만 자기 의사에 반하면 드러누으려고 했던 아이는 내 얘기를 순순히 들어주고 타협을 하고 대안을 제시한다.

내가 잘해서가 아니라 아이 안에는 이미 좋은 심성이 있었다.

나는 그 마음들이 나와서 스스로를 보듬어주는걸 지켜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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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에서는 켄트 하루프의 작품을 헤밍웨이의 초기작 문체에 견주고 여러 문호를 들먹이며 성찬한다. 하지만 나에게는 낯선 작가다. 독서모임이 아니었으면 읽어보지 않았을 책이다. 이 책은 평생 철물점을 운영한 대드 루이스가 죽음을 앞둔 한달 남짓의 이야기를 담았다. 현재뿐 아니라 과거의 상념과 이웃들의 이야기를 담담하게 풀어냈다. ‘축복’은 무슨 사건이 벌어지는게 아닐까란 생각이 들면 그냥 그렇게 살았노라식의 이야기가 이어지는, 조금 싱거운 소설이다.

 

이 소설의 주제는 140p쪽 대드와 라일의 대화가 아닐까 싶다.

- 밀을 수확할 참이나 (비가)달갑지 않을 테지. 옥수수밭을 가진 집들은 개의치 않을 테고.

- 축복이 고르지 않게 내리는 것 같군요.

- 알고 보면 많은 일들이 고르지 않은 축복이지요.

대드는 안정적인 삶을 산 것처럼 보이지만 그에게는 프랭크란 아픈 손가락과 직원을 해고한 후 겪었던 어려움이 있었다. 이웃들 역시 마찬가지다. 노년과 중년으로 접어드는 이웃들은 축복처럼 비가 내리는 순간을 맞이하기도 했지만 그렇지 않을 때도 많았다.

 

183p

- 아까 상점에서 내가 울었던 것 말이오. 나로 하여금 울음을 터뜨리게 한 그 일 말이오. 거기서 내가 보고 있던 것은 바로 내 인생이었소. 어느 여름날 아침 앞쪽 카운터에서, 나와 다른 누군가 사이에 오간 사소한 거래 말이오. 몇 마디 말을 주고받는 것. 그냥 그뿐이었소. 그런데 그게 전혀 쓸모없는 일이 아니었던 거요.

죽음이 다가왔을 때야 비로소 이렇게 살아있는 지금 순간이 얼마나 소중하고 그 하루가 차곡차곡 쌓여 만들어진 시간이 어떤 의미인지 느낀다.

 

88p 에일린과 엄마의 대화

- ... 이제 내게서는 섹스에 관한 어떤 암시도, 심지어 그럴 가능성조차 보이지 않는다고요

- 섹스라고?

- 네. 이제 나는 더 이상 누구에게도 매력을 발산할 수 없어요.

- 지금 무슨 얘기를 하고 있는 거냐?

- 삶의 질을 말하는 거예요. 내 삶을 살면서 살아 숨쉬고 관심의 대상이 되고 생기가 넘치고 활기차고 치열할 수 있는 조건 말이에요. 아 이런 건 싫어요. 나는 죽어가고 있어요. 아직 제대로 살아본 것도 아니면서. 정말 우스운 일이죠. 너무 부조리하고 모든 것이 너무나도 무의미해요.

라고 하자 엄마가 좋아질거라며

- 얼마 후에는 잊게 돼. 그리고 통증과 고통에 주의를 기울이기 시작할 거다. 고관절대치술도 생각하게 될 테고. 시력도 떨어지지. 죽음에 대해 생각하기 시작하게 돼. 행동반경도 전보다 좁아지고. 그러다 다음달에 대해 생각하는 것도 그만두게 된단다. 목숨을 끌어가며 살지 않았으면 하고 바라게 되는 거야.

 

  얼마 전까지만 해도 반신반의하며 일을 시작해서 예전같은 설렘이 안 느껴진다고 의기소침해있었다. 그런데 몸 상태가 너무 안 좋고 오래 앉아있으면 허리와 고관절에 통증이 느껴져 맘 상태를 들여다볼 수 없을 정도로 그야말로 고통과 통증에 주의를 기울이게 됐다. 그러고보니 30대에 붙들렸던 ‘이 일이 아니면 나는 무엇을 하나’에서 벗어나 ‘이것만이 지금 내가 해야할 일인가’로 질문이 바뀌었다. 그래서 조금 여유를 갖으려고 하는데 할 일은 계속 미뤄지고 쫓기듯 사는 느낌이 든다. 인정욕구에 불타오를 때도 힘들었지만 지금 상태도 말이 아니다.

 

 꼭 어릴 때 억지로 쓴 독후감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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