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라면 그냥 지나쳤을 <악몽을 파는 가게>를 클릭한 것은 주말에 <기사단장죽이기1,2>를 읽은 탓이다.
‘악몽‘모티브는 아니지만 연상이 되기에. 클릭하고 보니 스티븐 킹의 단편집이다. 무려 스티븐 킹. 두 작가 모두 내가 선호하는 작가는 아니지만 글로벌 베스트셀러 작가라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전 세계 3억 독자가 기다리는 이야기의 제왕 스티븐 킹의 미출간 신작들을 모은 단편집. 2016년 에드거 상 단편 소설 부문에서 최고 소설상을 받은 ‘부고‘를 포함한 총 20편의 색다른 이야기들을 통해, 스티븐 킹은 익숙한 주제를 얼마까지 능수능란하게 다룰 수 있는지 유감없이 펼쳐 보인다. 

각 단편마다 스티븐 킹 본인이 직접 쓴 자전적인 논평이 함께 수록되어 있어 그 작품을 구상하게 된 계기나 작가의 과거지사 등 다양한 이야기를 함께 읽을 수 있다. 이 단편집은 출간과 동시에 베스트셀러가 되었으며 스티븐 킹을 제외한 어떤 작가도 이토록 평범한 현실을 오싹하게 탐구할 수 없을 거라는 언론의 찬사를 받았다.˝

책소개를 읽다보니 ‘능수능란‘ 이란 단어가 들어온다. 스티븐 킹의 작품이야 고작 <스탠 바이 미> 한 권을 읽었을 뿐이지만 아, 이래서 팔리는 작가가 된거구나 하는 감탄은 충분히 했었다. 십여년 전에 읽었는데 아직도 기억에 선명한 인상적인 작품이었다. 구상을 해서 직조했다기 보다 입에서 나오면 술술 그냥 이야기가 되고 마는 천상 이야기꾼.(본인은 머리 싸매고 구상했을지언정)손에 들었다하면 ‘훅‘ 읽히고 만다. 가독성의 천재.

<기사단장 죽이기1,2>도 그랬다. 가독성 쩔었다. 책을 눈으로 보기 전엔 두 권이라고 좋아했더니 막상 네 권 분량이었다. 이렇게 긴 장편들은 잘 읽지 않기에 기사단장죽이기도 읽으려고 손에 든 건 아니고 그냥 펼쳤다가 읽게 되었고 읽는 순간 멈춰지지 않았다. 덕분에 숙제 하나를 해결한 기분이다. 하루키 팬도 아니면서 하루키 신간이 발표되면 왠지 안읽으면 찜찜한 이 기분은 몬지?

이미 하루키덕인 동생에게 ‘발표했던 소설들의 총합‘이라는 간단한 논평을 들은 뒤였고 심지어 ‘지루했다‘ 라는 피드백까지 받았었다. 하루키 소설 독자들에겐 심심했다는 이 소설이 독자가 아니었던 내게는 재밌게 읽혔다. 비록 역사적인 사건과 예술과 관념과 은유라는 모호함과 고단한 개인사를 넣어 공을 들여 직조했건만 심오하진 않았다. 작품성이 뛰어나다는 생각도 들지 않았다. 하지만 적당히 재밌게 이야기로 술술 읽힌다는 점. 책 한 권으로 다방면의 호기심을 충족하거나 생성할 수 있다는 점이 독자들에게 매력어필 하는 것 같다.

이 책만 해도 서사 외적인 부분, 고급차에 대한 브리핑, 지게미에 절인 방어 맛, 초상화의 세계, 역시나 고급진 또는 전문적인 음악의 세계를 검색하게 만들었다. 나는 하루키 에세이는 꽤 읽은 편이어서 사생활과 소설의 디테일이 자꾸 연결되었는데, 결국 하루키가 글로벌 독자층을 형성하게 된 것은 그의 생활이 그의 마인드가 글로벌하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 곳에서 오래 체류하지 않으면 모르는 코드가 소설 군데군데 나오는데 단어 하나의 문제에 불과한데. 그 단어 하나는 뉘앙스를, 분위기를 만들기에 그 곳에 있는 독자는 친숙함을 그 곳을 동경하는 독자에겐 대리만족을 주는 것 같다.

스티븐 킹이 글로벌한 작가인 것은 그가 글로벌한 생활을 해서라고 말하기 어렵지만 적어도 하루키는,
하루키 소설을 이루고 있는 요소들은
그가 가진 ‘떠도는 이방인의 정서와 체험‘이 근간과 디테일을 구성한다고 할 수 밖에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좀 힘들게 읽었던 1Q84를 다시 읽어 보고 싶어졌다.
거꾸로 무엇이 반복되는지 그 지점을 찾으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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