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이 나오기를 하도 기다려
여러 차례 검색을 하고 동영상도 찾아보고
몇 차례 시를 베끼어 친구들에게도 보내고
하다 보니,
나는 그만 그녀를 잘 아는 듯한
죽 만나온 듯한 느낌을 갖게 되었다.
어제가 세계 시의 날이었다는데,
모르고 그녀의 시집 두 권을 각각 두 사람에게 선물했다.
시집이 나오자마자 총알 같이 서른 권쯤 사고싶었지만
단 세 권만을 사서,
어제야 나눠 가졌는데 자정께 집에서 sns를 확인하다
그녀의 트윗을 보고 시의 날임을 알았다.
이런 또다시 인연이군.
시의 날이라니..그런 날도 있었군.
하면서 기분이 참 좋았다.
그녀의 시집을 다시 몇 권을 더 사고
다음 시집은 언제 나올까 또 기다리게 될터이지만,
일단 나는 세 권으로 그녀와 만났고
어떤 시를 삼십 번쯤 읽었고,
하루를 사흘처럼 살아 낼 것이다.
혼자만 아는 사람이 많다는 것은 뭔가 풍족한 느낌을 가지게 한다.
만날 시간을 가지지 않아서 좋고
그럼에도 충분히 만나는 느낌을 가질 수 있고
작고 얇은 시집 한 권으로 이렇게 충분한 느낌을 가질 수 있다니
시인은, 시는 내가 나이게 한다. 온전한 느낌을 가지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