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이 흔히 벌레라고 부르는 꿈틀이들을 나는 참 예뻐한다. 나비 애벌레들을 종류별로 채집하여 돋보기로 오래 들여다 보던 시절이 있었는데, 단지 그 아이들이 너무 예뻐서 자세히 보고 싶었던 탓이다. <벌레의 마음>이라는 제목을 보는 순간, 앞뒤 가릴 것 없이 '사고 싶다'라는 마음이 들었다. 당연히 그 애벌레들이 생각났기 때문이다. 그리고 바다출판사에서 나온 책이란 걸 확인하고는 '사야겠다'고 맘 먹었다. 바다출판사는 자연관찰시리즈그림책으로 인연을 맺은 후부터 줄곧 나의 애정하는 출판사이다.

 

'예쁜꼬마선충에게 배우는 생명의 인문학'이란 부제가 붙은 이 책의 소개글은 이렇다.  

 

"예쁜꼬마선충은 토양에서 서식하며 투명한 몸을 가진 1mm 크기의 아주 작은 벌레다. 대중에게 생소한 이 벌레는 생물학계의 스타이자 지구상에서 인간이 가장 ‘잘’ 이해하고 있는 다세포 생명체다. 어느 한 곳 인간과 닮은 데가 없는 이 벌레는 놀랍게도 유전자의 절반 이상이 인간의 유전자와 유사하고 그 기능 역시 많은 부분 유사하다. 이런 선충의 특징을 자크 모노의 표현을 빌려 표현하면, ‘벌레에게 진실인 것은 인간에게도 진실이다’라 할 수 있다.

현대 생물학은 이와 같은 기치 아래에서 예쁜꼬마선충을 통해 인간과 생명의 보편성을 이해하기 위한 여정 중에 있다. <벌레의 마음>은 이러한 최신 현대 생물학의 여정을 대중들과 함께 나누고 소통하고자 하는 예쁜꼬마선충 과학자 5인의 진지한 고민을 담고 있다."

---------------------------------

 

 위키디피아에 따르면 꼬마 선충이 가지고 있는 여러가지 특징들 때문에 다세포 생물의 발생, 세포생물학, 신경생물학, 노화등의 연구에서 모델 생물로서 많이 연구된다고 되어 있고, 어떤 학자는 40퍼센트의 인간이라고 예쁜꼬마선충을 표현했다. '최신 생물학의 여정을 대중과 함께 나누고'란 문맥에 끌리고, 무엇보다 목차를 살펴보니 이 책 아주 재밌겠다라는 생각이 든다. 문학이 아니고 읽고 싶다는 마음이 드는 책을 만나기 쉽지 않는데, <벌레의 마음>의 목차 제목은 이렇게나 매력적이다. 7장씩 3부로 이루어진 1부의 목차이다.

 

제1부 마음은 어떻게 작동하는가 : 신경에서 행동까지

1 마음의 작동을 눈으로 본다 -신경망 시각화 기법의 현주소

2 시간을 느끼는 신경 - 노화와 신경 재생의 관계

3 마음의 설계도는 어떻게 유지되는가?-신경교세포와 상피세포, 시냅스의 파수꾼들

4 빛으로 인간의 마음을 조작할 수 있을까?-빛으로 신경세포를 움직이는 광유전학

5 잠자는 꼬마선충, '꿈'이라도 꾸는 걸까?-잠의 생물학

6 큐피드의 화살은 어디서 날아올까?-옥시토신이 부리는 신비한 '사랑의 마법'

7 영국서 온 고독한 솔로와 하와이에서 온 파티광 -사회적 행동을 만드는 유전자

 



 

 

 

 

 

 

자연관찰그림책시리즈는 권별로 줄잡아 각 10권씩은 샀지 싶다. 그 당시 에지간한 선물은 이 책으로 했고 지금도 내가 가장 아끼는 자연그림책 중의 하나다. 첫 눈에 반해서 샀고 마르고 닳도록 본 나의 애장목록이다. 일본그림책의 번역책인데, 단순화된 선으로 식물과 동물들을 특징을 잡아 표현한 도감이라고 할 수 있다. 주변에 보이는 식물과 바다생물 그리고 열매들의 이름을 알 수 있는 상식책으로 좋고, 유소년기 아이들은 물론이고 어른들에게도 선물용으로 추천할 만한 책들이다.

 

그리고 내가 늘 입에 달고 사는 말인 '남자는 허벅지'버전인가? 싶어 제목만 보고 일단 사놓고 아직 읽지 않은 <여자는 허벅지>와 제목만 봐도 재밌을 것 같은 <저도 중년은 처음입니다>역시 바다출판사의 책들이다. 내가 이럴 때가 아니야, 하는 마음에 에세이류들을 못 읽고 있는데, 릴렉스를 위해서도 이런 종류의 글읽기는 필요하다.

 

 

 

 

 

 

 

 

 

 

 

 

 

 

최근 바다출판사에서 나온 책 중에 올 해 읽어야지 싶은 책이 또 있는데, 다윈 시리즈 3부작이다.

<다윈의 정원>이 최근에 나왔는데 마침 강연이 있어서 신청해두었다. 일단 듣기부터 하고 읽기로 넘어갈 참이다. 문학에만 편중된 나의 독서취향이 그나마 뻗어나갈 수 있는 최소한의 영역이 이정도인 것 같다. <다윈의 정원> 소개글을 덧붙인다.

----------------------------------------------------------

 

진화론에서 피어난 새로운 지식과 사상들을 소개하며 이제는 과학이 21세기의 인간학이 될 것이라고 역설한다. 전작인 <다윈의 서재> 및 <다윈의 식탁>에서 간간이 드러나던 장대익 교수의 문제의식은 이 책에서 구체화되어 하나의 독자적인 이론으로 정립되고, 지식의 최전선에서 우리 사회를 통찰하는 새로운 관점을 제공하는 다윈 삼부작도 이로서 마무리된다.

왜 과학적 인간학이 필요한가? 과학과 인문학의 진정한 융합은 가능한가? 이 책에서 장대익 교수는 진화학자이자 과학철학자라는 융합적 학자로서의 면모를 드러내며 지금 우리가 맞닥뜨리고 있는 질문들에 대답한다. 먼저 1부에서는 진화론의 관점에서 인간을 재정의하는 진화적 인간학이 제시된다. 여기서 진화론은 동식물에 대한 학문(생물학)을 넘어 인간(인문학) 및 인공물(문화)를 포섭할 수 있는 이론으로 확장된다. 진화적 인간학의 응용편이라고 할 수 있는 2부에서는 사회학, 성학, 종교학, 도덕심리학, 심신 이론, 그리고 혁신론에 대해 고찰하며, 기존 학문들과는 다른 관점에서 인간의 본성에 대한 새로운 측면들을 드러낸다.

 

 

 

 

 

 


댓글(1) 먼댓글(0) 좋아요(16)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순오기 2017-02-15 08:02   좋아요 0 | URL
바다출판사~쑥님 덕분에 새로이 인식하게 됐어요. 나무 열매 친구들~우리집에 있어 반갑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