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또 간기 있는 음식들이 싫어져서 바깥 음식 먹기가 곤혹스럽다. 집에서도 마찬가지여서 콩물 한 잔에 토마토 한 개만 족하고 밥과 반찬을 차려놓고 먹고 나면 입안에 남아 있는 진한 맛들이 오래도록 나를 괴롭힌다. 그럼에도 아침에 아이 상을 차리다가 깍두기를 하나  먹고 지금 괴로워하고 있다.

 

일전에 어느 식당에서 먹은 양배추김치가 괜찮아서 주말에 양배추를 한 통 샀는데, 사놓고 보니 또 이걸 누가 다 먹겠나 싶다. 그래도 무 한 개와 양배추 반 개, 파프리카와 양파를 굵직하게 썰어서 매실액과 산야초식초 고춧가루를 넉넉히 넣어 버무렸다. 익혀 먹지 않고 아삭한 샐러드 느낌으로 먹으려고. 김치가 집에서 사라진지 두어 달 만에 김치 비슷한 것을 만든 셈.

 

 <세밀화로 보는 채소의 역사>를 보다가 재밌어서, 또 비슷한 책들이 없나 하고 검색하다가 <세계 야채 여행기>를 발견했다. 확실한 취향의 책이라 제목만으로도 구입이 가능한데, 책소개를 보니 더 확실하게 사고 싶어 진다.

 

 

아름다운 세밀화와 함께 보는 채소의 역사
셀러리, 오크라, 아스파라거스, 콜리플라워, 순무, 파슬리…
재배 상식에서부터 숨겨진 역사까지
우리가 몰랐던 신기한 서양 채소 이야기

자연친화적인 생활과 채소에 관심이 많은 사람들을 위한 책『세밀화로 보는 채소의 역사』가 출간됐다. 저자 로레인 헤리슨은 수년간 정원에서 쌓아온 유용한 정보와 지식을 19세기 화가들이 그린 아름다운 세밀화와 함께 책에 담아냈다.
『세밀화로 보는 채소의 역사』는 일상에서 자주 접할 수 있는 익숙한 채소에서부터, 이름과 모양도 생소한 희귀종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서양 채소들을 소개한다. 민달팽이로부터 채소를 보호하기 위해 맥주를 사용한다면 믿을 수 있겠는가? 이 책에 등장하는 여러 채소의 기원과 특성, 재배와 수확에 이르기까지 풍요로운 정보는 서양 채소에 대한 유용한 지식과 이해를 제공할 것이다. 이 책의 가장 큰 자랑은 무엇보다 책 곳곳에 담긴 아름다운 세밀화다. 흥미로운 채소의 다양한 품종을 디테일하고 맛깔나게 묘사한 그림들은 채소에 대한 이해를 돕는다.

<채소의 역사> 알라딘 책소개

 

세계를 뒤흔든 야채의 역사. 어찌하여 야채가 세계에 보급됐고, 보급된 이후 어떻게 현지화됐는지, 또 어떤 요리로 완성됐는지 여러 가지 의문을 해소하면서 저자는 종횡무진 속도감 있는 문장으로 지식을 풀어낸다. 이 책의 묘미는 무엇보다 야채가 생각지도 못한 곳에서 엄청난 역사적 사건에 얽혀 있다는 사실이다.

나폴레옹이 대영전쟁에서 당분 확보가 중요하다고 판단해 사탕수수를 재배하며 설탕 대량 생산을 기획했다는 식이다. 네덜란드는 육두구 나무를 독점하려고 식민지였던 맨해튼을 포함해 오늘날 뉴욕 주에 해당하는 토지를 영국에 넘기는 대신 동인도의 런 섬을 얻었다. 만약 네덜란드가 육두구든 담배든 다 포기하고 뉴암스테르담을 골랐더라면 오늘날 뉴욕은 뉴암스테르담이라 불릴지도 모른다.

흥미로운 사례는 또 있다. 사탕수수 재배지인 카리브 해의 과들루프 섬은 프랑스 식민지였다가 한때 영국군에 의해 점령당한 적이 있다. 그때 프랑스는 영국에게 “과들루프 섬를 돌려주면 캐나다의 모든 식민지를 양보하겠다.”고 교섭했다 하니, 사탕수수의 마력 역시 대단했다. 이렇게 무심코 그랬구나, 하고 끄덕여지는 매혹적인 일화가 가득하다.

-<세계야채여행기>알라딘 책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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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돼지 2015-08-04 14:48   좋아요 0 | URL
야 야채 여행기라는 책도 있군요...
그런데 야채나 채소나 같은 말 아닌가요? 야채는 일본어 표현인가? 나물이라고 하면 어떨지 ㅎㅎㅎㅎ 나물 여행기....나물의 역사 ....이건 좀 이상하군요...ㅜㅜ

하루키의 `채소의 기분 바다표범의 키스`가 생각닙니다. ^^

2015-08-04 19:40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