찌라시 한국사 - 아는 역사도 다시 보는 한국사 반전 야사
김재완 지음 / 쌤앤파커스 / 201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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쉽고 재미있는 역사책, 찌라시 한국사


역사가 재밌구나를 알게 된 게 아마도 서른 이후였던 것 같다. 어릴 때 납량특집으로 해주는 '전설의 고향'류의 사극외에는 잘 안 볼만큼 역사는 곧 지루함, 임기과목이란 공식이었는데 서른 살, 서울역사박물관에서 시민을 대상으로 10주 정도 프로그램에 참여했던 것이 역사의 흥미를 붙이게 된 계기였다. 성적과 무관하게 여유를 가지고 공부할 수 있어서 그랬을 것이다. 그리고 그보다 더 재미있게, 어느 한편으로는 순수하게 국사에 재미를 느끼게 해주는 책이 바로 <찌라시 한국사>다. 드라나 영화로 제작될 만큼 인기있는 역사적 사건도 있고, 처음 알게 된 미스테리한 사건들도 있는 데 들려주는 방식이 조금씩 다르다. 그알못 처럼 사건을 파헤쳐가며 추리소설 분위기를 내는 경우도 있고, 역사속 인물이 화자가 되어 자신의 억울함을 성토하듯 쓴 역사이야기도 있다. 특히 대중적으로 알려진 매체와 비교하며 이해를 돕는 등 저자의 노력이 곳곳에서 느껴졌다.





우선 목차를 보기만 해도 대략 이 역사책이 가진 매력을 느낄 수 있다. 끌리는 제목 중 단연 '어둠의 서막, 연산군 비긴즈'를 손꼽고 싶다. 사실 엄청 불행한 사람이기도 하고, 백성이나 신하의 입장에서 보면 분노할 일이긴 한데 하나의 스토리로서 보자면 연산군은 그야말로 왠만한 히어로즈문에 등장하는 굴곡진 히어로들과 별반 차이가 없다. <극한 직업, 광해의 이복동생으로 살아가기>의 제목도 만만치 않다. <그것도 알고 싶다, '고려 미제 살인사건'>은 이 책을 통해서 처음 알게 된 건데 몽골 사신 저고여의 죽음을 다룬 것이다. 마치 그알못 제작진이 등장한 것처럼 몽골과 고려조정 중 누가 사신을 살해했는지 각자의 입장을 들려주고, 단순히 역사를 전달하는데서 그치지 않고 그 과정에서 진정한 범인은 누구일지 추측할 수 있도록 당시 상황을 전달한다. 물론 역사를 재미위주로만 보는 것은 사실 위험하긴 하다. 언젠가 다른 책 리뷰에서 쓴 것처럼 지나치게 오락성만 강조한 역사공부는 달을 가르키는 손가락만 기억하고 정작 달을 생각하지 못하게 되는 아둔함을 낳기 때문이다. 그런 우려와 달리 책을 읽다보면 저자가 사실에 근거하여 집필한 흔적을 옅볼 수 있다.



저 역시도 역사 문외한 시절이 있었기에, 독자들의 눈높이에 맞는 책을 어떤 역사 전공자보다 쉽게 쓸 수 있다고 자신했습니다. 하지만 스토리 전개는 쉽게 풀어가지만 철저한 고증은 물론이고, 시대를 투영할 수 있는 올바른 역사 정신으로 한 꼭지, 한 꼭지 풀어내려고 노력했습니다. - 에필로그-


정정화 지사와 관련된 내용은 읽으면서 안타까웠던 인물 중 한 분이시다. 바로 앞에 리뷰를 남겼던 <아무도 기억하지 않았다>의 정찬우라는 인물처럼 독립군으로 활동하던 정지사가 전쟁과 분단이라는 안타까운 사건으로 인해 존경은 커녕 이념문제로 조국에서 버림받아야 했기 때문이다. 순서상으로는 <찌라시 한국사>를 먼저 읽었기 때문에 소설을 읽으면서 다시금 마음이 저릿해지기 까지 했다. 위의 저자가 했던 말 그대로, '올바른 역사 정신으로 한 꼭지, 한 꼭지'썼다는 것이 다시금 느껴진 부분이다. 역사를 잘 알아야 하는 이유는 굳이 누군가의 이야기를 빌리지 않아도 다들 인식하고 있을 것이다. 시험을 보기 위한 공부하는 것이 아니라면, 어디까지가 허구고, 진실이 무엇인지 헷갈리고 싶지는 않지만 쉽게 공부하고 싶은 이들에게 <찌라시 한국사>를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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