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철 한정 딸기 타르트 사건 소시민 시리즈
요네자와 호노부 지음, 김선영 옮김 / 엘릭시르 / 201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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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철 한정 딸기 타르트 사건] 소설은 성장소설?


우선, 과거의 고바토와 소시민이 되기로 한 고바토의 이야기가 중심이라고 생각하면 이 소설의 장르는 성장소설이라고 말할 수 있다.  고등학교에 입학함과 동시에 과거의 '명석한' 고바토가 아닌 누구와도 그럭저럭 잘지내는, 결코 드러나거나 튀지 않는 소시민이 되기로 결심한다. 동병상련의 계기로 오사나이 역시 서로 방패가 되어주기로 약속한다. 얼핏 보면 결국 이 이야기는 고바토와 오사나이가 소시민으로 무사히 성장 할 수 있을까 하는 물음과 대답으로 이어지는 성장소설로만 보이지만 다음의 두 번째 대립구도를 보면 성장소설이자 추리소설인 이유를 알 수 있다. 


​평범한 일상도 두 사람에게 일어나면 사건이 되는 추리소설?


이 두 사람은 이유가 있어 '소시민'이 되기로 결심한 '팀'이라고 말할 수 있다. 이들의 목적은 결코 튀지 않고 별일 없이 사회의 소시민으로 자리잡는 것이지만 어째서인지 순탄하지만은 않은 사건들이 일어난다. 이렇게만 적으면 소설이니까 당연히 사건과 갈등이 일어나는 것 아니냐고 할테지만 결코 그렇지 않다. 가령 겐고의 집에 놀러간 두 사람은 세 잔의 코코아를 컵이나 별도의 용기를 사용하지 않고 따뜻한 우유를 섞어 '맛있는 코코아'로 탄생시키는 이유를 찾아내기도 한다. 사실 이런 일들은 소설에서만 등장하지 않는다. 분명 수술한 적이 없는데 방학동안 몰라보게 예뻐진 친구들을 볼 때 우리도 그들처럼 '관찰'과 '추리'를 해볼 수 있다. 아, 그럼 이 소설은 추리소설이구나 하고 정의내리고 싶겠지만 여기서가 끝이 아니다.


고바토와 오사나이는 과연 무슨 사이일지 궁금해지는 로맨스 소설?

고바토와 오사나이는 분명 성별이 다른 '협력자'이지만 묘하게 그 둘의 관계가 조금씩 의심스러워진다. 분명 소시민이 되기 위해 방패로만 삼기로 한 약속과는 달리 기분이 울적하다던가, 화가났을 때 오사나이가 찾는 친구는 '고바토'며, 마초적인 남자를 두려워 하는 오사나이가 의외로 겐고로부터 초대를 받았을 때 망설임없이 수락하는 것을 보면 묘하게 삼각관계가 일어나는 것은 아닌가 싶은 '로맨스 소설'같은 분위기마저 느껴진다.



과장되어 표현하자면 때때로 한정판에 목숨을 걸 때가 있다. 그때가 아니면 취할 수 없기 때문인데 그런면에서 책은 일단 출간을 한 뒤로는 언제든 볼 수 있어 좋다고 생각할 지 모른다. 표지나 판형만 달리할 뿐 내용이 크게 달라지는 일은 없으니까. 하지만 그 책을 읽을 때 우리의 마음이 달라진다는 것은 분명하다. 봄날의 내가 이 책을 읽고 장르를 추리하는데 열을 올렸다면 언젠가 사람이 힘들어 삶이 힘들어질 때면 '소시민'이 되려는 고바타의 마음의 위로를 얻게 될 지도 모른다.

결국 소설이란 늘 '봄철 한정 딸기 타르트'가 아닐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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