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면서 꼭 해야 할 재미있는 일 10가지 - 캐롤 수녀가 전하는 <후회 없는 삶을 위해 오늘부터 해야 할 것들>
캐롤 재코우스키 지음, 공경희 옮김 / 홍익 / 2019년 1월
평점 :
절판


 

마지막 강의를 준비해달라는 학교 요청에 리스트를 작성하게 되었다는 캐롤 수녀. 리스트를 작성한다는 것은 수녀님의 말처럼 그 주제가 무엇이든간에 재미지다. 스무살 시전에는 20대에 해야 할 일들, 서른에는 30대에 해야 할 일들, 사회생활을 한 이후에는 목돈 모으기등과 관련된 리스트 등 다양하다. 특정 시기, 장소나 상황이 아닌 '살면서 꼭 해야 할 재미있는 일'은 그래서 더 없이 기대가 되어 읽어보고 싶어졌다. 저자인 수녀님의 말에 의하면  이 책을 읽고 자신만의 리스트를 꼭 만들어보라고 하셨고, 그럴 수 있는 공간이 본문에 실려있다.


챕터가 나눠져 있지만 통합적으로 이야기 해보면 결국 스스로 재미를 추구해야 한다는 것이다. 재미있는 사람을 찾아가는 것도, 내가 가장 좋아하는 것, 내가 어떨 때 행복을 느끼는지 등도 모두가 '자발적으로'해야 하는 것들이다. 특히 주변에서 재미있는 사람을 찾는 일이 결코 쉽지 않다. 오히려 늘 분노에 가득차있거나 툭하면 남의 험담을 늘어놓거나 회사, 가족에 대한 불만으로 대화하는 것 자체가 피곤한 사람들이 많기 때문이다. 결국 방법은 스스로 행복해지는 것이다. 돈이 없어서, 시간이 없어서 혹은 함께 해줄 사람이 없어서라는 건 결국 핑계다.


책에서 인용한 파스칼의 말처럼 우리가 불행한 이유는 단 하나, 자신의 방에서 조용히 있는 법을 모르기 때문이고, 지금 행복하기 위해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아무것도 없다는 데레사 수녀님의 말씀을 보아도 그렇다. 알랭 드 보통의 <여행의 기술>에도 유사한 이야기가 있다. 우리가 현재 살고 있다는 이유로, 그런 익숙함으로 살고 있는 동네에 대해 설레이지도 호기심도 없는 것이라고. 리스트를 작성하는 것도 내 방, 내 책상에서 혹은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중간중간 해볼 수 있다. 그런가하면 결혼과 독신에 대한 이야기도 등장한다. 수녀님은 수녀여서 가장 좋은 이유가 '왜 결혼하지 않는지'굳이 해명하거나 변명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라고 한다. 당연하면서도 독신인 여성들에게는 부러운 부분이기도 할 것이다. 수녀님은 일생에 한 번 쯤은 수녀처럼 살아보기를 권하는데 고독이라는 것이 어떤 것인지 느껴볼 수 있고 무엇보다 혼자만의 세계에 들어가 차분하게 자신을 돌아볼 수 있는 시간을 가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독서의 중요성과 필요성, 하루의 마무리는 글쓰기가 되어야 하는 이유 등도 연관되어 있다. 수녀라는 직분덕분에 어쩔 수 없이 해야하는 것들이 사실 상 누구나 살아가면서 필요한 활동이라는 거였다.


결국 이 책은 수녀님이 쓰신 책이지만 누구라도 읽으면 좋은 책이구나 싶었다. 종교를 가지라고 강요하지도 않고, 오히려 그런 사람들이 어리석다고 하신다. 자신의 양심대로 이웃과 나누며 스스로 재미를 찾아 다니는 사람, 그러면서도 조용하게 자신을 둘러볼 수 있는 고독의 시간을 즐길 줄 아는 사람, <살면서 꼭 해야 할 재미있는 일 10가지>는 결국 행복하게 사는 삶으로의 출발이자 과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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