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국수 먹으러 영흥도에 갔다. 만두 1인 분은 싸올 요량으로 빈 용기를 들고 가서 주문했다. 아직 빈 그릇 들고 오는 사람은 없는지 주인장이 어색해한다. 어린 시절, 한여름에 얼음 사러 빈 양재기 들고 가던 일, 막걸리 사러 빈 주전자 들고 가던 일...등이 떠올랐다. 플라스틱 없던 시절에도 잘만 살았는데... 생각하면 이까짓 일쯤.

 

 

기껏 칼국수 먹으러 비싼 휘발유 써가며 영흥도에 간 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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붕붕툐툐 2019-04-08 10: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양은냄비 들고 떡볶이 받아 온 기억이 생생하네요~

nama 2019-04-10 09:57   좋아요 0 | URL
떡볶이까지는 모르겠군요. 미군부대에서 나온 꿀꿀이죽은 기억이 생생합니다만. ㅎ
 

 

책은 읽되 잡다한 기록은 가급적 삼가고 있는데 마침 이런 글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이십 대 청년들에게도 말했던 내용이다. 글쓰기를 연습하고 스펙도 쌓을 겸 서평단이나 기자단에서 열심히 활동하는 이들을 본다. 그런데 쏟아지는 인터넷 서평이나 기사에서 한 존재가 드러난 글, 목소리가 생생한 글은 드물다. 책의 서문을 요약하거나 좋은 구절을 정리한 고만고만한 글이 대부분이다. 그것도 안 쓰는 것보단 낫지 않느냐고 묻는다면 나는 아니라고 대답한다.

  글쓰기는 감각의 문제다. 남의 정신에 익숙해질수록 자기 정신은 낯설어 보인다. 들쑥날쑥한 자기 생각을 붙들고 다듬기보다 이미 검증된 남의 생각을 적당히 흉내 내는 글쓰기라면 나는 말리고 싶은 것이다.                 -139쪽

 

 

'고만고만한 글'도 부지런해야 쓰는 것이지만 제대로 된 글을 쓰려면 자신에게 엄격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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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니데이 2019-03-17 13: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좋은 말씀입니다. 모국어지만 생각하고 말하고 싶은 것들을 글과 말로 쓰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라는 것을 느낍니다.
nama님, 오늘은 공기가 조금 차가운 일요일이예요.
편안한 주말 보내세요.^^

nama 2019-03-18 06:49   좋아요 1 | URL
자기 목소리를 내는 게 어렵지만, 그냥 책만 읽는다고 나오는 건 아니지요.
즐거운 월요일 되시길 바랍니다.^^
 

 

 

산청 남사예담촌. 2019.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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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철 스님의 책을 몇 권 읽다보니 반복해서 등장하는 말씀이 눈에 띈다. '자기를 바로 봅시다'

 

 

 

 

 

 

 

 

 

 

 

 

 

 

 

 

 

 

 

 

 

 

 

 

 

 

 

 

 

 

 

 

 

 

 

 

 

 

 

 

 

 

그리고 성철 스님의 생가터에 세워진 갑외사에서도 만난 법어, '자기를 바로 봅시다'. 

 

 

(산청 갑외사)

 

 

자기를 바로 봅시다 (1982년 부처님오신날 법어)

 

자기를 바로 봅시다. 자기는 원래 구원되어 있습니다. 자기는 본래 부처입니다. 자기는 항상 행복과 영광에 넘쳐 있습니다. 극락과 천당은 꿈속의 잠꼬대입니다.

 

자기를 바로 봅시다. 자기는 시간과 공간을 초월하여 영원하고 무한합니다. 설사 허공이 무너지고 땅이 없어져도 자기는 항상 변함이 없습니다. 유형, 무형 할 것 없이 우주의 삼라만상이 모두 자기입니다.

 

자기를 바로 봅시다. 모든 진리는 자기 속에 구비되어 있습니다. 만일 자기 밖에서 진리를 구하면, 이는 바다 밖에서 물을 구하는 것과 같습니다.

 

자기를 바로 봅시다. 자기는 본래 순금입니다. 욕심이 마음의 눈을 가려 순금을 잡철로 착각하고 있습니다. 나만을 위하는 생각을 버리고 힘을 다하여 남을 도웁시다. 욕심이 자취를 감추면 마음의 눈이 열려서, 순금인 자기를 바로 보게 됩니다.

 

자기를 바로 봅시다. 부처님은 이 세상을 구원하러 오신 것이 아니요, 이 세상이 본래 구원되어 있음을 가르쳐주려고 오셨습니다.

 

이렇듯 크나큰 진리 속에서 살고 있는 우리는 참으로 행복합니다. 다 함께 길이길이 축복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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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포 게스트하우스 이야기를 하기 전에 5일간 묵었던 여러 숙소에 대한 이야기부터 해야겠다.

숙박은 요일에 따라 요금이 달라지므로 요일도 명시하고자 한다.

 

첫 날. 향일암 근처 펜션() 카드결제 6만 원

이튿날. 여수밤바다 근처 모텔() 현금 지불 5만 원

사흘째. 순천 선암사 템플스테이() 일인당 4만 원(저녁, 아침, 점심 공양 포함)

나흘째. 목포 게스트하우스() 카드결제 5만 원(조식 3,000원 미포함)

닷새째. 광주 대인시장 근처 모텔() 카드결제 3만 원

 

선암사 템플스테이를 제외하곤 예약 없이 되는대로 숙소를 잡았다. 선암사 템플스테이는 한겨울이라서 썰렁하지만 그래도 주말에 사람들이 더러 신청하지 않을까 싶었는데 우리 부부와 아가씨 둘이 전부였다. 사찰 입장에서는 행사 진행에 맥이 좀 빠지지 않았을까 싶었으나 절간의 고적함을 제대로 느낄 수 있었다. 70세쯤 되는 부부에게는 방 하나를 준다는데 우리 부부는 아직 젊어서(?) 각자 방 하나씩을 배정 받았다. 옛 모습이 그대로 남아있는 절집에서 홀로 지새우는 밤, 각별하다면 각별한 경험이었다. 결과적으로 며칠 일정 중에 주말을 절집에서 보내기로 한 계획은 탁월한 발상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템플스테이는 주말 요금이 따로 없기 때문이다.

 

향일암. 아무런 정보 없이, 손 안에 쥐고 있는 스마트폰도 들여다보지 않고 찾아간 곳이다. 가다보면 뭐가 나오겠지 싶었는데 예상대로 뭐가 많았다. 승용차에서 내려 두리번거리자마자 어떤 아저씨가 호객을 하기에 별 망설임 없이 숙소를 잡았다. 비싼 펜션을 모텔 가격으로 준다기에 웬 떡이냐 싶은 마음에. 발코니 바로 앞에 남해의 푸른 바다가 좌~악 펼쳐져 있는 아주 전망 좋은 방이었다. 단점이라면 생수 한 병 얻어 마실 수 없다는 점.

 

여수밤바다, 하면 방송에서 날마다 호들갑스럽게 떠들어대는 낭만포차를 기대했다. 밤마다 급조되는 포장마차에서 삼겹살, 새우, 전복 등이 들어간 탕을 먹었다. 여수밤바다에 와서 이 음식 안 먹으면 안 되는 듯한 미디어의 호들갑에 의연하게 대처했어야 했다는 걸 이튿날 화장실에서야 아픈 배를 달래며 깨달았다. 내 위장은 이제 낭만을 소화시키지 못했다.

 

영암 구림마을에 들렀다가 목포에 도착하니 날이 저물기 시작했다. 숙소에 대한 정보는커녕 일반 관광지에 대한 정보도 없었다. 국내 여행인데 사전 예습이 뭐 필요할까 싶어 그냥 떠나왔으니 뒤늦게 스마트폰을 들여다본들 일목요연하게 눈에 들어올 리 없었다. 한눈에 들어오는 지도와 숙소 정보를 구하기 위해 목포역 안내센터를 찾아가자는 남편. 역시 목포는 아날로그 세대를 무시하지 않는 곳이었다. 안내센터에 가니 우리가 찾고자 하는 지도가 모두 구비되어 있었고 친절한 안내도 받을 수 있었다. 구림마을의 미술관과 박물관에서도 느꼈지만 사람들이 매우 예의 바르고 친절해서 나도 덩달아 사교적이고 친절한 사람이 되는 것 같았다.

 

 

 

 

 

 

국내의 게스트하우스가 궁금했다. 옹기종기 모여 있는 게스트하우스에서 한 곳을 골라 그냥 찾아갔는데 겨울이라 그런지 빈 방이 아주 많았다. 분위기가 밝고 침구 등이 깨끗하긴 한데, 화장실이 공용이어서 변기 물을 내리면 한 층 전체에 소리가 울려 퍼지는 점이 좀 거슬렸다. 예전의 민박을 좀 더 세련되게 개조한 게 게스트하우스였다. 여러 곳을 다니지 않았으니 이것도 단견이거나 편견일 수 있겠다. 하여튼 중요한 건 그게 아니었다.

 

표정이 밝고 사근사근하고 씩씩한 주인아주머니는 단박에 사람의 나이와 직업, 심지어는 건강까지 알아보는 대단히 발달한 촉을 지닌 분이었다. 남편의 타고난 신체의 특성을 순식간에 파악하였으며, 내 나이를 정확하게 맞추었으며, 내가 그간 지녔던 고혈압의 위험성이 류마티스 덕분에 완화되었다는 의학적으로 듣도 보도 못한 말 등을 거침없이 했다. 15년 넘게 고혈압 약을 먹다가 지금은 약을 끊은 상태이니 아주 틀린 말도 아니었다. 정말 그럴까? 내가 고개를 갸우뚱거리자 류마티스가 차라리 고마운 존재라며 거듭 단정적으로 말하는 것이었다. 그때부터 나는 이 주인아주머니에게 묘하게 빨려들기 시작했다. 이분의 남편분이 유명한 정치인의 마사지사이며 자신도 어깨너머로 마사지를 배워 때때로 남편 대신 일을 하기도 했는데 오히려 남편보다 인기가 좋았다고 한다. 여러 해 동안 많은 사람들을 대하다보니 촉이 많이 발달했다고 한다. 이야기 중에 압도적인 놀라움은 남편분이 바람은 피지 않았겠다.”는 내용이었다. 아니 어떻게 남의 민감한 사생활까지 파악하지? 내 몸을 보고 한눈에 짚어내는 이 신통력은 뭐지? 친한 친구들과도 나누지 않는 이런 원초적인 이야기를 어떻게 이렇게 쉽게 꺼내지? 황당함과 놀라움의 연속이었는데 이 주인아주머니는 하나도 개의치 않고 아주 자연스럽게 이야기를 주도해 나갔다. 이야기뿐이랴. 내 걸음걸이를 살펴보더니 이렇게 걸어라 저렇게 걸어라, 이런 운동을 해라....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한참을 주인아주머니와 주방에서 떠들다 방으로 돌아오니 어느새 남편은 코를 골며 자고 있었다.

 

이튿날. 아침밥을 먹으며 다시 주인아주머니의 이야기에 빠져들었다. 이번엔 동네이야기이다. 아마도 지금의 집에서 오래 살았는지 동네에서 멀지 않은 목포역 일대가 예전에 바다였었다는 이야기를 해준다. 가수 남진의 태생 이야기도 이어졌다. 목포의 역사와 남진의 개인사에 그리 관심이 가는 게 아니어서 좀 지루하긴 했지만, 만일 그쪽에 관심이 있다면 이 주인아주머니에게 물어봐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주 길고 자세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으리라. 주인아주머니의 수다에 잠시 유체이탈했던 넋을 불러들이고 다음 행선지로 향했다. 꼭 다시 오겠다는 인사말을 남기고 돌아서는데 엊저녁에 들었던 한 마디가 계속 생각을 어지럽히고 있었다. “남편분이 바람은 피지 않았겠다.” 어떻게 그런 판단을 할 수 있었을까? 내내 의문이었다. 엊저녁의 대화를 천천히 복기하다가 드디어 힌트를 찾아냈다. 내게 이렇게 물었던 것이다. “요실금은 없어요?”, “. 아직은요....” 나도 참...

 

이쯤에서 이 게스트하우스의 상호를 밝혀야 될 것 같다. 수다방 게스트하우스. 40대 이전의 젊은 사람들은 수다~방으로 인식하고, 나이든 축들은 수~다방으로 인식하는 경향이 있단다. 나는 물론 수~다방이란 단어가 먼저 떠올랐다. ‘다방은 옛 추억을 불러일으키는 예스러운 단어였다. 어쨌거나, 수다를 떠는 방이거나 물 다방이거나, 대화가 오고가는 집임에는 틀림없는 곳이다. ‘목포하면 이 게스트하우스의 주인아주머니를 잊을 수 없을 것 같다.

 

 

이번엔 광주 얘기. 광주에서 보낸 시간이 만 하루도 되지 않았으나 두 가지는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화장실과 모텔.

 

2년 전 어느 출근길. 가게들이 덕지덕지 붙어있는 시내 한복판에서 이른 아침에 화장실을 찾아 헤매본 적이 있다. 빌딩마다 화장실은 있는데 열려있는 곳이 없었다. 이 때, 기지를 발휘하여(?) 찾아간 곳은 파출소였다. 적어도 파출소만큼은 이 시간에 문을 열어놓았으리라. 배는 아파오는데 민망함 따위 개에게나 줘버리는 거지 하는 다급한 심정으로.

 

광주 시내를 걷다가 저절로 눈에 들어온 것은 개방화장실을 가리키는 이정표였다. 거리 곳곳에 가로등처럼 우뚝 솟아있는 화장실 이정표가 그렇게 부러울 수가 없었다. 여기에선 서로서로를 배려해주는구나 싶었다. 이 개방화장실이 이른 아침에도 개방이 되는지 궁금하긴 했으나 적어도 화장실 인심만큼은 남다르다고 생각되었고 서로에 대한 세심한 배려가 무척이나 돋보였다. 비밀번호로 무장된 자본주의화된 화장실을 일상으로 접하다보니 이 개방화장실 이정표에도 작지 않은 감동을 받는 것이다.

 

 

 

 

모텔얘기. 카카오맵을 이용해 전통시장 주변의 모텔을 잡았다. 가격은 3만 원. 거의 90년대 가격이다. 그 때는 국내를 여행할 때 대부분 장급여관이라 불리우는 모텔을 이용했었기에 지금도 모텔을 이용하는데 어색함 따위는 괘념치 않기로 마음먹었다. 모텔을 이용할 때마다 놀라는 건, 이만한 가격에 이만한 편의시설을 갖춘 곳은 아마도 우리나라의 모텔이 최고가 아닐까 하는 거다. 작은 방에 텔레비전, 컴퓨터, 생수, 드라이어, 화장품, 야식업체 전화번호까지 하룻밤 묵는데 필요한 걸 전부 갖추었다. 심지어 칫솔 등이 들어있는 비닐 키트는 내용물이 아주 다양했다. 향일암 주변의 생수 한 모금 서비스 없는 비싼 펜션, 주인과의 수다는 즐거우나 눈치 보지 않을 수 없는 구조의 불편했던 게스트하우스, 유명관광지에 입지한 탓에 저렴하지 않은 숙소. 광주 시내의 한 모텔을 이용함으로써 이 모든 불만 사항을 단번에 털어낼 수 있었다.

 

그러나 이번 여행의 하이라이트는 뭐니 뭐니 해도 선암사 템플스테이였음을 강조하고 싶다. 소박한 잠자리, 소박한 밥상이었으나 마음은 맑고 풍요롭기 그지없었다. 꽃은 아직 피지 않았으나 피어오를 꽃을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가슴 가득 전해져오는 포만감을 느낄 수 있는 곳, 선암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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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nine 2019-01-25 15: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재미있게 읽었어요.
전 40대 이하도 아니면서, 수다~방 으로 읽었네요. 수다가 고팠나봐요.
저희집에선 광주까지 버스 타니 2시간 좀 못되게 걸리더라고요. 모텔에서 묵어보기엔 너무 가깝죠?
구미마을, 구림마을, 모두 가보고 싶어요.

nama 2019-01-26 10:28   좋아요 0 | URL
때때로 수다가 필요해요.^^
모텔이 의외로 쾌적해요. 집 떠나서 이따금 묵어보는 것으로도 여행 기분을 낼 수 있어요.
구림마을은 시간이 없어서 대충 보았는데 기회가 되면 꼼꼼하게 보고 싶어요. 꽃 피는 계절에 골목 골목 누벼보고도 싶고요.

붕붕툐툐 2019-01-25 16: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너무너무 좋으셨을 거 같아요~~

nama 2019-01-26 10:29   좋아요 0 | URL
그간 국내여행을 좀 등한시 했었는데요. 숨어 있는 곳을 발견하는 묘미가 있어요.^^

카알벨루치 2019-02-01 23: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명절연휴 잘 지내시고 행복한 웃음 넘치는 가족들간의 시간 되소서

nama 2019-02-02 10:01   좋아요 1 | URL
고맙습니다. 즐거운 명절 보내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