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이라 어쩔 수 없이 사무실에 주구장창 붙어서 일을 하는데, 날씨가 맑았다가 흐렸다가, 따뜻했다가 쌀쌀했다가, 밖에서 보도블럭 공사를 한다고 들들들들 소리를 냈다가 말았다가 난리다.

 

기한이 정해진 일을 할 때, 일을 끝내기 위해 필요한 자료들이 한꺼번에 몰려오면 하나씩 쳐 내느라 힘이 든다. 그냥 힘이 드는 게 아니라 매우 힘이 든다. 그렇다. 나는 지금 일이 많은데 투정 부린다고 여기서 이렇게 푸념을 늘어놓고 있는 거다.

 

일만 하고 살 수는 없기에, 어디든 풀어 놓을 데가 필요했다.

 

돈과 책임감 때문에 어쩌지 못하고 열심히 하고는 있는데, 오늘따라 유달리 떠오르는 여자가 있다.

 

자유로움 그 자체인 여자.

 

자본주의 사회의 상식을 전부 웃음거리로 만들어버리는 여자.

 

카르멘시타.

 

남편이 있음에도 그녀는 누구에게도 속해 있지 않다.

 

그것을 이해하지 못한 호세는 그녀를 가지려다 인생을 말아먹는다.

 

 

빛나는 태양 아래 너무 짧아 '양말'과 '신발'이 보인다는 치마를 입고

 

캐스터네츠 같은 작은 악기를 손에 들고

 

환한 웃음을 지으며 자유롭게 거리를 누비는 그녀가

 

오늘따라 너무 부럽다.

 

가르시아가 죽어도, 호세가 죽어도

 

그녀는 하루 하루 자신의 삶을 살아가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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