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글을 쓰고 싶었다. 어떤 날은 소재가 넘쳐났고, 어떤 날은 머리를 쥐어짜도 아무것도 떠오르지 않았다. 아무것도 생각나지 않는 날은 책에서 소재를 끄집어내야 했다. 덕분에 읽던 책도 빨리 읽고 읽은 책도 돌아보고 읽을 책도 줄세웠다. 즐겁고 기뻤다. 책을 장바구니에 담는 것도 재밌었다. 뭐, 통장은 비어갔지만.
그런데 1월은 너무나 바빴다. 특히 이번주는 시작부터 시간이 가는건지 먹는건지 헷갈릴 정도로. 결국 오늘이 수요일이라는 게 다행이라 느껴질 정도로 일은 많이 남아 있고, 어제 하루는 글이고 책이고 간에 모르게 되어 버렸다.
일을 끝내고 집으로 돌아와 씻고 겨우 혼자만의 시간이 됐다.
밤은 어둡고 잔잔한 음악은 나를 취하게 한다. 술이 아니어도 취할 길은 있다... 따뜻한 물 한 잔을 마시며 까끌거리는 목을 달래본다. 감기는 눈을 겨우 붙들어매고 읽던 책을 펼친다.
오늘은 왠지 이 책의 마지막 장이 어떻게 생겼는지 알게 될 것만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