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뮤지컬어워즈를 보면서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가 작품상을 받자
옆에서 신랑이 하는 말
난 백석이 누군지도 모르고, 백석 시 한 줄 본 적 없는데.
백석이 아니라 목석이야
순간 정적과 동공지진...
그리고 터져나온 웃음.
푸하하 목석이래...
내가 <나와 나타샤와 흰당나귀>에 관심을 가지게 된 건
자야가 던진 말 때문이었다.
천 억이 그 사람 시 한 줄만 못해.
난 천 억.... 음....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
가난한 내가
아름다운 나타샤를 사랑해서
오늘밤은 푹푹 눈이 나린다
나타샤를 사랑은 하고
눈은 푹푹 날리고
나는 혼자 쓸쓸히 앉어 소주를 마신다
소주를 마시며 생각한다
나타샤와 나는
눈이 푹푹 쌓이는 밤 흰 당나귀를 타고
산골로 가자 출툴이 우는 깊은 산골로 가 마가리에 살자
눈은 푹푹 나리고
나는 나타샤를 생각하고
나타샤가 아니 올 리 없다
언제 벌써 내 속에 고조곤히 와 이야기한다
산골로 가는 것은 세상한테 지는 것이 아니다
세상 같은 건 다러워 버리는 것이다
눈은 푹푹 나리고
아름다운 나타샤는 나를 사랑하고
어데서 흰 당나귀는 오늘밤이 좋아서 응앙응앙 울을 것이다
--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