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밤의 공대생 만화
맹기완 지음 / 뿌리와이파리 / 201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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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근육 량을 늘리시면 충돌 증후군은 사라질 거예요.” 70~80% 어깨가 나아졌다며 의사선생님께서 말씀하신다. 나이가 들면 근육 량은 점점 줄어든다고 한다. 얇아지고 뻣뻣해진 근육들이 팔의 움직임에 따라 충돌하면서 염증과 통증을 유발한다나.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정육점에 들렀다. 나를 보고 환히 웃는 아주머니. “웃는 인상이 너무 좋아요.” 지난 번 내게 말씀하셨던 분이다. 나도 모르게 사회용 미소를 지었나. 그다지 즐겁지는 않았는데. 천 원 단위의 카레용 돼지고기에 만 원 단위의 장조림용 소고기를 추가하니 더욱 활짝 미소 짓는 그녀. 마음이 덩달아 부드러워진다. 이 책 덕분이다.

 

웃음의 근육이 얇아져 간신히 리뷰만 쓰며 몇 주를 흘려보냈다. 이 책을 만나기 전까지 건조하고 재미없는 2월을 보내며 내내 우울했다. 휘리릭 넘겨볼 때까지만 해도 기대하지 않았다. 들어보지 못한 출판사, 들어보지 못한 작가의 책. 같은 사무실, 사물함을 정리하시던 분으로부터 받은 책이라 딱히 나의 구매 의사가 반영된 책도 아니었다.

과학사를 다룬 책이 이럴 줄이야! 이틀 만에 마지막 장을 덮었다. 궁금해서 넘겨보고, 웃겨서 넘겨보고. 유쾌함이 관성이 되니 왔다갔다 집안일을 하다가도 틈만 나면 책에 손이 갔다. ‘마약 쿠키라 불린다는 홍콩의 제니 쿠키를 맛본 기분이랄까. 읽어야 할 분량이 줄어들수록 어찌나 아쉬운지. 정독하면서는 그림과 내용의 디테일에 감탄했지만, 읽기 전에 얼핏 보았을 때에는 그림도 글씨체도 헐렁해 보이는 조합이었건만. 이리도 환상적으로 내 취향을 저격할 줄은 몰랐다. 내가 이상적으로 생각하는 조건을 완벽하게 갖춘 책이다. 웃음과 감동이 적절한 콜라보를 이루면서 마음이 따뜻해진다. 과학자, 수학자, 컴퓨터 관련 인물을 중심으로 펼쳐진 과학 지식들은 덤이다.

 

웃음을 유발하는 조건은 반전이다.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이런 멘트가 나오지? 중간 중간 큭큭 대며 웃었다. 오랜만이었다. 무언가를 보고 웃겨서 웃은 적은. 기발한 글과 깨알 같은 장면묘사에 나의 폐에는 신선한 바람이 한껏 스며들었다. ‘연재하는 내내 재미있는 과학만화를 그리자고 생각했습니다. ‘야공만은 여러분에게 과학을 배우려고 보는 만화가 아니라, 엄마가 공부하라고 사주는 교육만화가 아니라, 그냥 재미있어서 보는 만화였으면 좋겠습니다.(p387)’ 저마다 취향의 차이는 있겠지만, 적어도 나에게는 저자가 후기에서 밝힌 연재의도가 완벽하게 달성된 책이다.

기록으로 전해진 과학사를 작가 나름대로 소화하여 표현했다. 노래 경연프로그램에서 심사위원들이 참가자의 독특한 음색에 반하여 열광하듯 맹기완의 만화가 그랬다. 맹기완스러운 문체와 그림체는 독보적이었다. 해피바이러스를 전해주듯 경쾌하면서도 등장인물을 존경하는 마음이 묻어나와 짠한 감동이 느껴졌다. 저자가 만일 화학이나 생물, 지구과학 전공자였다면 어떤 기발한 작품이 쏟아졌을까. 전기공학을 전공하고, 컴퓨터 구조를 연구해서인지 전기, 수학, 컴퓨터 관련 인물들이 주를 이룬다는 점이 아쉬웠다.

라이벌 대결을 펼치는 천재들, 뇌섹남들, 비운의 학자들, 이상한 과학자들, 난제를 해결한 천재들의 업적을 많이 알게 되었다. 과학자들의 삶을 바라보았다. 목표를 향한 열정과 무모함, 기발함과 인간적인 고뇌를 지켜보면서 나의 삶을 돌아보았다.

구성 방식이 마음에 들었다. ‘진짜 끝이란 말이 한 페이지를 차지한 것을 보고, 원문을 그대로 살리고자 하는 편집자의 의도가 보였다. 각 만화의 말미에 그룹채팅의 형식으로 저자와 해당 인물과의 가상 대화를 삽입한 점이 좋았다. 신승철의눈물 닦고 스피노자가 떠올랐다. 과학자들이 타임 슬립 하여 현실로 나타난 듯 현장감이 느껴졌다. 본문에서 미처 구현하지 못한 학문적인 내용을 보충 설명하여 지식적인 이해를 돕는 센스가 돋보였다.

 

웃음에도 근육이 필요하다. 오래된 아스팔트처럼 갈라지고 건조해진 마음에 자그마한 자극이 닿아도 금세 쓰라리던 시기였다. 이 책을 읽으면서 오랜만에 웃었다. 지난 몇 주 동안의 웃음을 합친 것보다 더 많이 웃었다. 즐거워서 웃다 보니 답답했던 마음이 후련해졌다. 마음이 물리치료를 받은 듯 몰랑몰랑해졌다. 나도 저자처럼 읽는 이들에게 웃음과 따뜻함을 줄 수 있는 글을 쓰고 싶어졌다.

 

 

※p95, 오일러의 마지막 말풍선 : 사실을 일 수 있죠. → ~ 알 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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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찰의 인문학 - 같은 길을 걸어도 다른 세상을 보는 법
알렉산드라 호로비츠 지음, 박다솜 옮김 / 시드페이퍼 / 201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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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단을 내려와 아파트 현관문을 열고, 두 라인을 더 지나 오른쪽 모퉁이를 돌면 왼편에 도로로 향하는 통로가 나온다. 100M 남짓 될까 도로를 따라 걷다 사거리 신호등 앞에서 잠시 멈춘다. 횡단보도를 건너 한 블록을 걸어가는 길에는 훠궈, 소고기, 돼지고기, 양 꼬치, 닭고기, 참치 등 식당이 열 지어 있다. 1층 통생갈비 오른편에 있는 유리문을 열고 계단을 오른다. 2, 나의 목적지인 커피숍이다.

집을 나와 7분쯤 걸리는 시간, 코스는 매번 별반 다르지 않다. 도로 따라 쭉 걸어가면 나오는 곳이니 별다른 변수가 없다. 굳이 어제와 다른 경로를 찾는다면 신호가 빨리 켜지는 횡단보도를 이용했다는 점이랄까. 산책이라고 하기에는 민망할 짧은 코스이지만 직장 일을 마치고 돌아와 스스로의 의지로 선택하는 길이라서, 나만의 시간이 고일 공간으로 향하는 이 길이 참 좋다.

 

각기 다른 분야의 전문가들과 동네를 산책하면서 관찰하고 느낀 점을 기록한 책이다. 작가는 19개월 된 아들, 지질학자, 타이포그라퍼, 일러스트레이터, 곤충박사, 야생동물 연구가, 도시사회학자, 의사와 물리치료사, 시각장애인, 음향 엔지니어, 반려견과 함께 걷는다. 그 과정에서 같은 길을 걸어도 다른 세상을 보는 법을 배운다. 전문가들은 그들이 관심을 가진 대상에 주목하고 이를 중심으로 세상을 해석한다. 함께 산책하고 비슷한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본 작가는 동반자들과의 모든 산책이 끝난 후 같은 길을 다시 걸어본다. 이전과는 다른 느낌으로 다가오는 세상을 경험한다.

 

집으로 가기 위해 커피숍을 나섰다. 늘 걷던 길이 맞나. 조금씩 스며드는 생경한 감각에 당황스러웠다. 같은 경로를 오간다고 생각했다. 몇 시간 전과 집으로 향하는 길은 느낌이 달랐다. 세상으로부터 내게로 불쑥불쑥 튀어나와 감각세포를 간질이는 자극들은 강아지풀이 손등을 두드리듯 까슬까슬하면서도 부드러웠다.

눈으로 쏟아져 들어오는 빛의 소리가 잠시 볼륨을 줄였다. 도로면과 자동차의 타이어가 만나는 소리와 사람들의 대화소리가 주기적인 BGM처럼 도플러효과를 반복했다. 그게 다가 아니었다. 식당의 두꺼운 유리문 열리는 소리, 환풍기 소리, 구겨진 종잇조각이 바람에 날려 바닥에 뒹구는 소리, 저마다 다른 신발을 신은 사람들의 발소리, 금속성의 무언가 바닥에 떨어지는 소리, 홍보용 현수막이 펄럭이는 소리, 숯불 피우는 소리, 만두집 커다란 솥에서 증기 빠지는 소리들이 시시각각으로 고막을 두드렸다.

소리만이 아니었다. 고소한 고기 냄새, 진한 향수 냄새, 담배 냄새, 찐만두 냄새, 축축함을 머금고 바닥에서 올라오는 흙냄새가 콧속을 들락거렸다. 따뜻한 장소에 있다 나와서일까. 겨울바람이 부드럽고 살짝 시원한 감촉으로 얼굴을 어루만졌다. 혀끝을 잠시 내밀어보았다. 혓바닥이 시렸다.(, 이건 아냐.^^;) 아파트 단지로 들어서자 갑자기 주위가 고요해졌다. 조심스럽게 귀를 기울였다. 아까까지 들리지 않던 소리가 들썩였다. 나로부터 나오는 소리였다. 가만가만 내쉬는 숨소리와 운동화의 발소리가 테두리처럼 나를 감쌌다.

잠자고 있던 세상이 조금씩 눈을 뜨면서 잠자고 있던 나의 감각을 두드렸다. 눈으로만 바라보던 세상이 소리로, 냄새로, 촉감으로 다가왔다. “‘본다는 단어의 말뜻은 하나가 아니라고요.(p268)” 마지막 페이지를 덮고 세상 속으로 걸어가니 문장의 의미가 온몸으로 다가왔다.

 

압도적인 풍광을 보유한 장소 정도는 가주어야 새로운 감각이 일깨워질 거라 생각해왔다. 문화나 자연 환경이 전혀 다른 세계로의 여행은 물론 신선한 자극이 되겠지만, 이 책을 읽고 나니 물리적인 거리가 생각만큼 중요한 요소는 아닌 것 같다. ‘당신이 얼마나 먼 곳을 여행하는 지는 중요하지 않다. 보통 멀리 여행할수록 결과는 나쁠 뿐이다. 당신이 얼마나 많은 것을 알아차리는 지가 중요하다.(p151. 헨리 데이비드 소로)’, ‘내가 무엇을 경험하느냐는 내가 어디에 주목하려 하느냐에 달렸다.(p32, 윌리엄 제임스)’ 가벼운 동네 산책으로도 감각은 충분히 새로워질 수 있다는 거다.

동반자도 없이 혼자 갔다 혼자 돌아오는 길이 왜 이리 다르게 느껴졌을까. 원인은 책이었다. 나도 모르는 사이에 열 두 번의 다른 산책을 경험한 작가와 상상의 동반자가 된 것이다. ‘나는 무언가 하나쯤은 바뀌었기를 소망했다. 그 무언가는 아마도 나 자신일 터였다.(p332)’ 작가 스스로 한 말이 나에게도 적용되었다.

 

독자는 작가가 만들어놓은 문장의 길을 따라 삶의 시간을 산책한다. 한 권의 책을 읽을 때마다 바라보는 세상은 점점 다채로워지고 깊어진다. 책을 펼치면서 화성에도 가보고, 존재하지 않는 달의 도시도 바라보고, 꿈속을 달리고, 뇌 속을 들여다보고, 혼자라면 가보지 못할 장면을 상상한다. 3D 입체 영상처럼 냄새가 훅 끼얹어지기도 한다. 세상을 향하는 귀와, 코와, 눈과, 피부와, 혀가 한결 민감해진다. 마음도 점점 민감해져 세상의 작은 아픔들이 가시가 되어 촘촘해진 감각모를 건드린다.

이 책의 작가는 실제 산책을 통해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의 변화를 겪었지만, 나 역시 달라진 나를 경험했다. 직접 경험보다는 약하겠지만, 늘 걷던 길을 바라보는 관점을 변화하기에는 충분했다. 잠시 후 나는 커피숍을 나와 집으로 걸어가며 몇 시간 전과는 다른 7분의 세상을 보게 될 것이다. 방금 샤워를 하고 나왔을 때의 뽀송뽀송한 느낌처럼 기분 좋은 경험일 것이다. 심장이 살짝 두근거린다.

 

p279, 밑에서 6째줄 : 외이의 구불구불한 동굴을 지나 가느다란 뼈에 가 닿고, 고막을 진동시키고, 작은 유모세포들을 춤추게 했다. → ②, 로 순서가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귓구멍으로 들어온 소리는 고막을 진동시키고, 이 진동이 귓속뼈에서 증폭되어 달팽이관으로 전달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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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테미스
앤디 위어 지음, 남명성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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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이렇게 마구 대한 인간, 바로 너!” 하늘에서 땅까지 심장이 진자 운동을 할 정도까지는 아니더라도 드라마 속 까칠한 남자는 세상 어디에도 없던 여자에게 강하게 끌린다. “이런 마음 처음이야!” 지나고 보면 별반 다를 것 없건만 현재라는 시간에 담기면 이제껏 없던 마음이 활어회인 양 팔딱거린다. “이런 물건은 온 세상을 통틀어 하나밖에 없어. 왜냐고? 내가 직접 만들었으니까.”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무언가는 유형이건 무형의 것이건 간에 매혹적인 대상이다. 유일하다는 말이 강한 끌림으로 다가오듯이.

드넓은 우주, 그마저 팽창하는 공간을 내려다본다면 달은 아마 먼지보다 작은 존재일거다. 고작 별 하나에 얽매인 8개의 행성 중 하나에 속박되어 돌고 있는 평범하고 자그마한 돌덩이. 달이 많은 이들에게 의미심장한 천체인 것은 지구를 돌고 있는 유일한 위성이기 때문만은 아니리라. 움직이며 하늘에 떠있는 대상에 발자국을 남겼다는 점은 매번 떠올릴 때마다 몽환적인 신비감을 준다. 인류가 지구 아닌 천체에 유일하게 발을 내디뎠다는 것. 그 옛날 많은 이들이 상상했겠지만 설마 실현되리라고는 생각지 못한 사건이다.

 

이 책은 달에 건설된 도시 아르테미스를 중심으로 발생하는 범죄 관련 소설이다. 여주인공은 얼떨결에 도시 장악을 위한 거대한 음모에 얽히고 천재적인 머리로 이를 해결한다. 주인공의 동선을 쫓아가다보면 한 편의 영화와 같은 이미지가 그려진다. 영화제작자의 입장이라면 환영할만한 작품이다. 사건의 주요 꼭짓점이 선명하여 두 시간 가량의 필름에 담길 내용을 발췌하기 쉬울 테니.

다만 영화와 구분될만한 소설적인 요소는 다소 약하다. 영화화된 소설들을 보면 영화가 더 낫다든지, 소설이 더 낫다든지, 둘 다 좋다든지 등의 평들이 있다. 대략 이런 영화 작품이 나오리라는 상상은 되지만, 문학 작품이 뿜어내는 독특한 매력이 적다. 발상이라든지 이야기의 전개라든지 반전 요소들은 감히 평하기 어려울 정도로 곳곳에 배치되어있지만, 다 읽고 나서 2% 부족한 엉성함을 느꼈다. 웃으라고 한 말 인데 어느 포인트에서 웃어야할지 어정쩡했다. 성적인 농담을 빼고 담백한 범죄 스릴러에 집중했으면 더 나았겠다 싶다. 동성애 관련 내용도 전개 방식이 억지스러워 전체적인 흐름에서 겉도는 느낌이다.

책의 표지에는 달에 사는 수학 천재의 기발한 범죄 프로젝트라는 부제가 붙어있다. 저자가 붙인 건지 편집 과정에서 탄생했는지는 몰라도 내용을 적절하게 반영한 문구는 아니다. 나는 주인공에게서 수학 천재의 면모를 찾을 수 없었다. 끊임없이 숫자가 등장하지만, 주거공간의 층수나 화폐의 액수, 시간 계산을 수학으로 보기에는 민망하다. 산수 정도라면 적당할까. 이야기 속에는 산소나 다른 물질들과의 화학 반응, 중력의 크기 차이에서 오는 지구과학적 요소가 등장하지만 그것이 주인공의 공은 아니다. 차라리 감자 재배를 위해 밭의 면적과 필요한 물과 산소의 양을 치밀하게 계산했던 <마션>의 와트니야말로 수학 천재에 가깝다. 이 책의 주인공에게는 문제해결능력의 천재정도면 수긍이 가겠다.

 

도시 아르테미스를 구성하는 버블 명칭의 유래가 궁금했다. 달 탐사에 대한 아폴로 계획을 찾아보았다. 암스트롱과 올드린은 인류가 첫 번째로 달에 착륙한 아폴로 11호의 사령관과 달착륙선 조종사 이름이다. 빈과 콘래드는 두 번째로 착륙한 아폴로 12호의 사령관과 달착륙선 조종사이고, 셰퍼드는 세 번째로 착륙한 아폴로 14호의 사령관이다. 버블들의 상대적인 위치도 실제 아폴로 11,12,14호의 착륙지와 같은 배치를 보인다. 작가의 세심함이 감탄스럽다.

인터넷 자료를 찾다보니 아르테미스의 로고는 아폴로 미션 로고의 응용 버전으로 추측된다. 실제 아폴로 계획에서는 알파벳 A를 중심으로 행성의 궤도 운동 모양을, 소설에서는 활과 화살 모양을 합체시켰다.

작가는 소설의 시작에 앞서 마이클 콜린스, 딕 고든, 잭 스위거트, 스튜어트 루사, 앨 워든, 켄 매팅리, 론 에번스 등 7명의 사람들에게 이 책을 바친다면서 어떠한 찬사를 보내도 부족한 이들이기 때문(p4)’이라는 설명을 더한다. 생소한 인물들이었다. 어떠한 찬사를 보내도 부족한 이들은 도대체 어떤 사람들일까. 인터넷 자료를 찾아보았다. 아폴로 11호부터 17호까지의 사령선 조종사였다. 여기까지 확인하고 나서도 감이 잡히지 않았다. 사령선이 무엇인지도 몰랐고, 왜 이들이 찬사를 보낼만한지 이해되지 않았다. 아폴로 계획에 대한 자료를 좀 더 찾아보면서 작가를 이해할 수 있었다.

지구에서 출발하는 아폴로 우주선에는 모두 세 명이 탑승했다. 사령관, 달착륙선 조종사, 사령선 조종사였다. 이들 중 실제로 달에 발을 디디고 탐사를 한 이들은 두 명이다. 달착륙선은 2인용이기 때문이다. 나머지 한 명은 탐사가 완료될 때까지 사령선을 타고 달 궤도를 순회한다. 미지의 천체를 직접 밟아보고 싶은 욕심이 생겼을 텐데. 바닷가에 놀러가서 바다에 발도 못 담가보는 격 아닌가. 더군다나 혼자서 낯선 공간을 돈다는 것은 외로움과 불안함을 견뎌야 하는 극한 미션이었을 것이다.

대중들은 아폴로 11호 암스트롱의 발자국을 안다. 두 번째는 기억해주지 않는다며 올드린까지 머릿속에 담는다. 언급조차 되지 않은 사령선 조종사 마이클 콜린스는 얼마나 소외감을 느꼈을까. 달에 갔다 왔으나 발을 땅에 디뎌본 것이 아니니 참 애매한 상황이다.

여기까지 생각하자 작가가 다르게 보였다. 사령선 조종사들을 유일한 대상으로 볼 수도 있을 텐데 앤디 위어는 아마도 그들을 특별하게 보았을 거라는 생각에서이다. 작가의 관점이 존경스러우면서 마음에 든다. 나처럼 자료를 찾아보면서 이들이 누구인지 알게 되는 사람들도 분명 있을 테니 표지 안쪽에 적힌 이들에게 조금이나마 기쁨이 되어주지 않을까.

 

주관적으로 보면 <마션>이 더 낫다. 다음 장면이 도무지 상상이 되지 않던 강한 흡인력이 꽤나 충격이었던 경험이 아직도 생생하니. <아르테미스>는 일부 전개가 예상되는 데다 <마션>만큼 감탄할만한 장면이 상대적으로 적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소설 <마션>과 비교했을 때 그렇다는 거다.

인류에게 유일한 달에서의 가상적인 사건을 구상한 점, 소설 속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가까운 미래에 충분히 있을 법하겠다 싶다는 점, 과학적인 요소가 디테일하게 담겨있는 점, 자칫 소외되기 쉬운 이들에게 주목한 점으로 판단한다면 충분히 매력적이다. 다른 소설과 비교한다면 뛰어난 점은 넘친다. 작가만이 가지고 있는 유일한 특별함이 있다.

다음 작품의 무대는 어디일까. 그가 계속 우주를 배경으로 글을 썼으면 한다. 소설을 읽은 누군가는 우주를 연상하고, 과학과 수학의 재미를 느끼고, 소외된 무언가에 집중하고, 이야기의 반전을 생각할 것이다. 그러다보면 똘똘 뭉쳐 굳어있던 상상력이 어느 순간 빅뱅으로 빵 터질지 누가 알겠는가. 이것이야말로 유일함이 지닌 강력한 파급력일 것이니.

 

 

p325, 6째줄 : 게네 제품 걔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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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든 - 완결판
헨리 데이비드 소로우 지음, 강승영 옮김 / 은행나무 / 201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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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하루를 반복되는 고리에 담다 삶의 마침표를 찍고 싶지 않다. ‘하루는 1년의 축소판’(p445)이라면 이런 모습으로 재미없게 살면 안 되었다. 해보지 않은 것을 해보아야겠어. 작년 11, 나 홀로 여행을 꼭 떠나리라! 서재 블로그에 공표했다. 그랬건만, 야심차게 주먹 불끈 쥔 결심이 무색하게도 1231일의 나는 스스로 한 발자국도 떼어보지 못한 채 1년을 마무리하고야 말았다.

왜 떠나지 못했을까? 직장 일이 바빠서, 부양가족을 챙겨야 해서, 막상 혼자 떠나려니 겁이 나서. 떠나야 할 이유보다 떠나지 못한 변명은 분분했다. 지키지 못한 계획에 갖가지 핑계를 매달고 있었다. 뭐라 하는 사람도 없는데 괜스레 혼자 껄끄러웠다.

빠른 여행자란 자기 발로 가는 사람’(p85)이라는 말에 공감한다. 곱씹다보니 깨달아지는 것들이 생긴다. 스스로의 한 걸음이 지닌 무게를, 한 걸음이 담고 있는 수많은 망설임의 시간들을, 그것이 품고 있을 순수한 용기를. 가지 않은 길을 걷기 위해서는 얼마나 커다란 힘이 필요한지 한참을 생각했다.

 

지난 명절에는 두 종류의 전을 부쳤다. 빈대떡과 동태전. 이 두 가지는 제조과정에서 근본적인 차이를 보인다. 빈대떡은 녹두를 갈아 당근, 김치, 숙주, 양파, , 찹쌀가루 등을 넣고 잘 버무린 뒤 프라이팬에 부친다. 반면, 동태전은 밀가루를 묻히고 계란 물을 입힌 다음 부쳐낸다. 이런 이유로 동태전을 먹다보면 알맹이가 부침 옷과 분리되어 쑥 빠져나오기도 한다. 소로우의 삶은 이를테면 빈대떡 같다고나 할까. 겉과 속이 분리되지 않는 삶. 마음이 원하는 대로, 몸이 원하는 대로 다양한 요소들이 적절히 버무려져 하나 된 삶 말이다. 월든 호수 주변에서의 소박한 삶이 다른 이들에게 설득력을 갖는 이유다.

간소화하고 간소화하라. (중략) 일을 두 가지나 세 가지로 줄일 것’(p141)을 말하며 말한 대로 실천하던 사람. 참 홀가분하겠지 싶었다. 무소유의 삶이란 이런 모습이겠지. ‘내 인생에 넓은 여백이 있기를 원한다.(p171)는 말이 마음으로 스며들었다. 그의 문장들이 붓이 되어 수묵화와 닮은 삶을 그렸다. 그 삶이 품고 있을 드넓은 시간과 공간이 너른 마당처럼 펼쳐졌다.

 

책 자체로 판단하면 각주가 해당 페이지의 아래에 있다는 점은 친절하고 좋았으나 나는 ~라는 것을 알고 있는 것이다.’ 와 같은 유형의 번역은 읽기에 편하지 않았다. 존댓말과 반말이 뒤죽박죽 섞인 문장을 접한 듯 거부감이 들었다. 원문의 맛을 모르니 감히 문체를 언급할 깜냥은 되지 못하지만 중간 중간 지루한 구간이 웅덩이처럼 나타났다. 사막을 꾸역꾸역 걸어가는 사람인 양 중간에 그만 멈추고 싶은 유혹을 느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장 삶에 적용해도 될 만큼 싱싱한 내용의 문장들을 붙들어가며 느린 속도로 걸었다. 무사히 끄트머리에 도착하니 담백한 맛이 나는 글들이 묵직한 위력을 발휘했다. 변화를 원하는 내 마음의 외피에 더께로 덮여있던 망설임들을 조금씩 날려 보냈다.

 

요즘은 버리는 중이다. 입지 않아도 아까워서 옷장 한 구석에 몇 년씩 자리를 보전하고 있는 옷을, 언젠가 쓸지 몰라 몇 년을 벽지처럼 머물던 물건들을 찾아 버린다. 버리는 만큼 마음은 점점 개운해지고 있다. 벌레가 무서워 자연에서의 삶은 엄두내지 못하지만 나를 둘러싸고 있는 환경을 변화시키고 싶은 마음에 계속 버린다. 며칠 전에는 사무실 책상과 사물함을 정리했다. 각종 서류와 물건들을 버리면서 깨달았다. 우리가 지닌 물건의 70%는 쓰레기라는 말이 맞구나 싶었다.

가지 않던 공간, 가지 않던 길을 조금씩 가보면서 바라보는 풍경의 변화를 체험한다. 이 글을 쓰고 있는 커피숍은 몇 달 전만해도 상상도 못했던 장소이니. 한동안 쓰지 않던 일기도 가끔 쓰며 마음을 재정비한다.

하지 않던 일도 해본다. 독립서점의 주인장이 운영하는 고독한 독서가들이란 프로그램을 신청하여 하루 30페이지 이상씩 책을 읽는 중이다. 처음 계획은 1월과 8, 두 달만 참여하려 했지만 1월말에 이 책을 읽으면서 생각이 바뀌었다. 무사히 과속방지턱을 넘은 지 두 달째다. 이런 추세라면 학기 중에도 무난히 해낼 수 있겠다. 자신감이 생기니 독서 속도도 조금씩 빨라진다.

모든 행동의 이유는 하나다. 내 마음은 지금 변화를 원하고 있다. ‘인간은 행동의 동기를 자신의 내부에서 찾아내지 않으면 안 된다.’(p172) 책을 통해 숲에서 살아가는 소로우의 모습을 바라보며 생각만으로는 변화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선명하게 깨닫는다. 몸이 서서히 들썩이며 지금까지와는 다른 풍경을 향한다.

 

처진 달팽이<말하는 대로>를 들으며 소로우의 삶과 겹치는 부분을 발견한다. ‘어느 날 내 맘에 찾아온/ 작지만 놀라운 깨달음이/ 내일 뭘 할지 내일 뭘 할지 꿈꾸게 했지// 사실은 한 번도 미친 듯 그렇게/ 달려든 적이 없었다는 것을/ 생각해 봤지 일으켜 세웠지 내 자신을// 말하는 대로 말하는 대로/ 될 수 있단 걸 눈으로 본 순간/ 믿어보기로 했지/ 마음먹은 대로 생각한 대로/ 할 수 있단 걸 알게 된 순간/ 고갤 끄덕였지 (중략) 멈추지 말고 쓰러지지 말고/ 앞만 보고 달려 너의 길을 가/ 주변에서 하는 수많은 이야기/ 그러나 정말 들어야 하는 건/ 내 마음 속 작은 이야기/ 지금 바로 내 마음속에서 말하는 대로// 말하는 대로 말하는 대로/ 될 수 있다고 될 수 있다고/ 그대 믿는다면

정말 들어야 하는 건 내 마음 속 작은 이야기. 새삼 뭉클해지는 가사에 잠시 코끝이 찡해진다. 이 책을 통해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도 이런 것 아닐까. 자연에서의 삶이 무조건 좋다 주장하는 것이 아니라 마음먹은 대로 당신의 길을 가라고.

어떤 사람이 자기의 또래들과 보조를 맞추지 않는다면, 그것은 아마 그가 그들과는 다른 고수의 북소리를 듣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p482)’ 내 심장의 북소리를 따라가려 한다. 마음이 말하는 대로 심장이 뛰는 대로 그런 공간으로 나의 몸을 데려다 놓고 싶다. 그러므로 나는 이 낯선 발걸음들을 계속 내딛으려 한다. 간절하고 순수한 동기가 흘러넘쳐 홀로 떠나는 여행의 첫걸음에 닿을 때까지. 그 안에서 나만의 자유를 찾을 때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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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션 (스페셜 에디션, 양장) - 어느 괴짜 과학자의 화성판 어드벤처 생존기
앤디 위어 지음, 박아람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5년 7월
평점 :
품절


큰맘을 먹어야 했다. 기저귀, 분유통, 보온병, 물티슈, 여벌의 옷, 딸랑이, 분통, 가제수건, 아기 띠. 아이가 어렸을 때 어딘가로 이동한다는 것은 족히 아이의 두 배도 넘는 부피의 짐들을 감당해야함을 의미했다. 혹시 일어날지도 모를 상황들을 머릿속으로 시뮬레이션하며 커다란 기저귀 가방과 보조 가방 안에 바리바리 짐을 싸들고 집을 떠나는 일이었다. 결코 만만치 않았다. 아이를 돌보는 것은 하나부터 열까지 완벽하게 부모의 손을 필요로 했다. 먹는 것, 입는 것, 자는 것, 싸는 것까지 한시도 나의 손을 멈추면 안 되었다.

 

고작 바퀴라니! 수년 전 과학 뉴스를 검색하다 인류의 3대 발명품 중 하나가 바퀴라는 말을 처음 들었을 때, 직관적으로 받아들이기 어려웠다. 세상에 기가 막힌 물건들이 얼마나 많이 쏟아지는데 무려 인류라는 타이틀이 붙은 내용에 바퀴라니요. 하지만 뒤따라온 설명을 읽고 고개를 끄덕였다. 그것은 우리가 사용하는 수많은 물건들의 시초였다. 너무나 오랜 세월 거슬러 내려왔기에 공기나 물처럼 처음부터 있었다고 여겨진 것. 당연하지 않은 것인데 당연하게 여겨졌던 것이었다.

잊고 있었다. 세상에 당연하지 않은 것들이 얼마나 많았던가를. 아이와 함께 딸려가던 짐의 크기가 줄어들수록 그래서 결국 몸만 가뿐하게 나설 수 있던 순간으로부터 한참이 지난 지금까지 오면서.

 

나는 참 쉽게 살고 있었구나. 화성에 홀로 남겨진 과학자의 긴박한 생존기를 따라가면서 당연하게 여겼던 것을 하나 둘씩 떠올렸다. 숨 쉴 때마다 굳이 고마움을 표시하지 않는 산소부터 집안에서 수도꼭지만 틀면 콸콸 쏟아지는 물까지. 가까운 슈퍼나 인터넷으로 얼마든지 구할 수 있는 음식에서부터 살고 있는 공간, 사소한 종이와 펜, 공구들에 이르기까지.

수소와 산소를 이용해서 물을 만드는 과정에서, 방사선의 위험을 무릅쓰고 난방을 위한 열을 얻는 과정에서, 토양과 박테리아를 이용해서 감자를 재배하는 과정에서, 무선통신으로 지구와의 연결을 꾀하는 과정에서, 태양전지판을 이용하고 모래폭풍을 피하고 위성으로 방향을 알아내는 과정에서 당연하게 여기던 것들이 새삼 만들어지는 모습들을 보면서 이제껏 잊고 있던 것들이 삶에 주는 의미를 생각했다.

 

신호 감지(p186)’라는 네 글자가 이토록 울컥할 일이더냐! 어느 순간 와트니의 시점에서 와트니에 빙의된 듯 황량한 화성을 걷고 있는 내 모습을 상상하는 나를 발견한다. 1970년대, 외계인을 향한 갖가지 메시지를 금속판에 실어 허공에 날려 보낸 인류의 염원을 떠올린다. 태초의 아담과 이브를 연상시키는 그림과 형이상학적 문양을 어떻게 알아차릴까 말도 안 된다 생각했더랬다. 외계인이 등장하는 책도 아니건만 이 책을 읽으니 어쩌면 먼 미래에는 소통에 대한 답변도 날아오지 않을까 꿈꾸게 된다. 우주여행 상품이 과학 뉴스에 등장하는 요즘이다. 소설 속 화성 유인탐사가 구현될 날이 머지않았다는 생각에 가슴이 두근거린다.

 

주인공이 죽는 법은 결코 없을 테지만, 돌발적인 상황에서 빠져나오는 방법이 궁금했다. 감자를 심어 식량 문제를 해결했을 때 그것으로 식량에 대한 언급은 더 이상 되지 않으리라 예상했다. 하지만 식량이나 물이나 산소의 문제는 어느 것 하나 만만하게 해결되는 법이 없다. 수시로 뒤집어지면서 전개되는 상황이 아슬아슬하다. 이 책이 매력적인 건 툭툭 튀어나오는 황당한 사건 속에서도 결코 좌절하지 않고 상황을 극복해가는 주인공의 낙천적인 기지에 있다. 그는 무너진 환경을 베이스로 마지막까지 희망을 놓지 않는다. 실제로도 그렇게 될까 싶으면서도 실제로도 그렇게 되었으면 좋겠다는, 언젠가는 실제로 그렇게 될지도 모른다는 기대를 품게 한다. 어떤 내용으로 전개될지 어떤 결말이 나올지 궁금해서 틈이 나는 대로 책을 펼쳤다. 흡인력 있는 서술 덕분에 598쪽의 만만치 않은 두께의 책을 사흘 만에 덮었다.

 

주인공의 독백에는 작가의 인간관이 잘 드러난다. ‘모든 인간이 기본적으로 타인을 도우려는 본능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p597)’ 그가 시도한 방법들이 과학적으로 얼마나 타당성이 있고 실제로도 가능한가를 조목조목 분석하고 싶지는 않다. 이 작품에서 가장 높이 평가할만한 요소는 과학성 너머에 있기 때문이다. 과학적인 방법이 소설의 주를 이루고 있지만 그건 수단일 뿐 작가가 궁극적으로 말하고자 하는 주제는 인간이라 생각한다. 극한상황에 처한 인간의 생존본능, 낙천적인 기질의 중요성, 버려야 할 것은 과감하게 버릴 줄 아는 순간적인 판단력, 주인공과 동료들과의 끈끈한 동료애를 통해 드러나는 인간이란 존재 말이다. 특히 화성으로 되돌아간 헤르메스에서 이들이 도킹하는 장면은 찡함과 더불어 생존본능을 넘어선 인간 사이의 신뢰를 생각하게 한다.

 

긍정적이고 유머러스한 서술이 긴박한 상황과 잘 버무려진 소설을 읽으면서 내내 유쾌하고 행복했다. 과학적인 요소가 묻어있는 행복 바이러스가 책장을 넘길 때마다 묻어나왔다. 이 책은 어느 순간부터 잊어버린 채 살아온 것들을 일깨워주었다. 존재가 살아간다는 것은 온 우주를 배경으로 필요로 하는 일이었다. 당연하지 않은 수많은 요소들이 담긴 환경 속에서 이루어지는 경이로운 일이었다. 그래서 더욱 소중하게 여겨져야 하는 기쁨이라는 생각에 한동안 뭉클했다.

 

 

p522, 2째줄 : 로비 로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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