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고인이 된 존 르 카레의 전성기 시절의 소설이 이제 우리에게 도착했다.

늦었지만, 늦지 않았다.

 

완벽한 스파이(a perfect spy) (1986)

자전적 소설에 가깝다. 기꺼이 읽어주겠어.

 

 

 

 

 

 

 

 

 

 

 

 

 

 

책소개 인용 :

 

스파이문학의 거장, 존 르카레의 자전적 소설. 20세기 영국 문학계의 거인 르카레의 1986년 작품으로, 아버지의 장례식을 마친 뒤 자취를 감추어 버린 영국 정보국 요원 매그너스 핌과 그가 조국을 배신했다는 확신으로 미친 듯이 그 자취를 찾아다니는 상사를 주축으로 벌어지는 이야기이다.

영혼을 박탈당한 채 〈완벽한 스파이〉로만 살아왔던 한 인간이 꺼내는 어린 시절과 특별했던 아버지, 진심으로 사랑했던 친구 그리고 자신의 직업에 대한 솔직한 고백으로, 르카레의 자전적 요소가 많이 들어 있다. 이 소설은 탁월한 지식을 바탕으로 복잡한 국제 스파이 활동의 어두운 세계를 능숙하게 안내하는 동시에, 하물며 아들까지도 배신하며 살아가는 아버지를 둔 한 아들의 자기 연민을 뛰어넘은 휴먼 코미디이자 작가 스스로의 고백이 되기도 한다.

 

 

챈들러의 책도, 르 카레의 책도 이렇게 내줘서 열린책들을 미워할 수 없다.

예전에 좋아했던 책 판형이 나이가 들어서인지 이젠 불편해지긴 했다... 그래도 좋다, 열린책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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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곰생각하는발 2021-02-02 14:5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인도 카레가 좋다 일본 카레가 좋도 설왕설래하지만 모니모니해도 존느 카레가 제일 맛있죠..ㅎㅎ

포스트잇 2021-02-02 15:18   좋아요 0 | URL
ㅎㅎ

곰곰생각하는발 2021-02-02 14:5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카레 소설은 환상적이지 않아서 좋아요. 007류의 허무맹랑한 줄거리가 아니라서.. 알고 보니 이 양반이 스파이였더구만요.. 허허. 참....

포스트잇 2021-02-02 15:29   좋아요 0 | URL
카레 소설 좋아하신 분들 만나면 넘나 반갑죠^^.
가장 최근작 <스파이의 유산>은 카레옹 전성기 작품에 비하면 평범했던 것 같은데, 전성기 시절 카레 소설은 시간이 지나도 다시 읽을 수 있는 듯합니다.
 

2020년은 일이 많았던 해였다...고 쓰고 나니 뭐 그닥 큰 일이 있었던 건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모두 코로나 펜데믹에 휩싸여 어려운 1년을 보낸 것이니 불안해하며 위축된 생활을 했다는 것이 특별한 것도 아니고.

다만, 작년보다 늙는다는 현상이 더 뚜렷하고 여러 면으로 드러난 해였다고 할까.

여기 저기 아파오고, 특히 진득하게 책을 읽을 정도로 집중력이며 인내심이 현저히 떨어진 상태다 보니, 올해 읽은 책이 고작 스무권 남짓 된다.

신호가 좋지 않다. 의지의 문제가 아니라 뇌 어딘가 서서히 고장이 나거나 무너지고 있는 건 아닌지 의심스럽다.

 

2021년 일어날 일들이 만만치 않으리라는 예상을 해보지만 그래도 책은 꼭 붙들고 가고 싶다.

안 읽히면 그만 둘 일이지, 라고 말할 수도 있겠지만, 어쩐지 책을 놓으면 내 나머지 인생도 놓아지는 거 아닌가 싶은 강박같은 게 있나 싶기도 하다.

안 읽히고 재미가 없으면 그만 둘 일이다...

책이 안 읽히면 그런가부다 해야할까?

새해에 다시 서재를 열고 부지런히 가꿔야 할까 생각중이다.

나도 모르게 내가 변하고 있을지 모르고 서재가 어쩌면 그걸 확인해줄 수도 있지 않을까.

올해 모두 힘들었지만, 나도 조금 힘들었으나 심상하게 보냈다.

내년이 문제다.

너무 힘들지 않았으면 좋겠다.

유튜브 시청시간 줄이기, 당장 내일부터 실천해야 할 과제다. - _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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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호랑이 2020-12-31 23: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내년에는 포스트잇님을 자주 뵈었으면 합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포스트잇 2020-12-31 23:21   좋아요 1 | URL
오랫만입니다^^. 네, 저도 그러고 싶네요.올해는 책 이야기 할 게 별로 없어서 그냥 닫았습니다;;; 이제 몇분 후면 열릴 새해에는 부디 책을 많이 읽고 글도 쓸수 있음 좋겠습니다. 고맙습니다. 새해 좋은 일만 그득하시길 바랍니다.🧧
 

책을 통해서만 정체성이 규정되는 호모 비블리오쿠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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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조국발 검찰사태를 놓고 안타까운 일 중 하나는 평소에 이 알라딘 서재에서 존경하고 좋아했던 한 서재지기의 편협함과 옹색함을 발견하게 된 일이다.

오늘도 글이 올라와서 읽었는데 이런 사람들을 향하여 언론과 검찰이 그렇게 플레이할 수 있었던 거구나 싶다.

많은 것들이 사실과 다름이 이미 드러난것도 있고 초반에 언론이 흘린 것이 전부가 아니어서 여전히 다투고 있는 문제도 있는데 이 분은 그냥 그대로 믿고 있다. 책을 읽듯이 지금 나오는 언론만 보는 건 아닌가 싶다.

그렇게 조국에게 집착하는 것만큼 검찰의 문제를 천착하면 더 큰 문제가 있음을 알 수가 있을텐데 여전히 조국에게 매달려 있다.

책을 많이 읽는다는 게 이렇게 허망할 수도 있는가로 연결하며 따질 일은 아니지만 씁쓸함을 지울 수 없다.

나라가 망한다고 자기들이 '구국의 결단'을 하는 이 자들에게는 눈이 돌아가지 않는 모양이다. 무서운 일이다.

거기다 지난 주말에 모인 사람들까지 어리석다고 여기는 그 오만함에는 기가 질린다.

모든 게 흐름이 있고 거쳐야 하는 과정 혹은 단계가 있다고 본다.

넘어야 할 고비도 있고 그 과정들을 거치며 새로운 게 만들어지고 다져진다고 본다.

또 한 고비를 넘기려 하는 전선이 그어진 상태인데 그 판을 읽지 못하는 건 이미 기울어서 다른 것에는 눈을 돌리지 못하게 하는 감정적 마비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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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발머리 2019-10-01 11: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한 서재지기의 편협함과 옹색함이라는 대목에서, 저를 뜨악하게 했던 그 서재지기와 동일인물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저도 참고 참고 또 참았다가 그 서재를 보고 나서 정말 어쩔수없이 쓴 글이 몇 편이나 됩니다.

저도 똑같은 허망함을 느꼈습니다.
100만 아니 50만 아니 5만의 촛불시민들 일시에 바보되는 시츄에이션 말입니다.
책을 많이 읽다가 더 허망해진건 아닐까, 전 그런 생각도 좀 해봤습니다.

포스트잇 2019-10-01 11:07   좋아요 1 | URL
계속 착잡했습니다... 정말 좋아하고 부러워하고 그랬던 분이었거든요.
그렇게 책을 읽고 싶었고, 글을 쓰고 싶었는데 이렇게 될 줄 몰랐습니다.
순수하셔서 그런 것 같습니다. 그런데 그 순수함이 어떤 일에 닥쳐서는 오히려 눈을 가릴 수도 있다는 걸 봅니다.

단발머리 2019-10-01 11:18   좋아요 0 | URL
근데 제가 그 글을 지금 한 번 더 읽어봤는데요. 마지막 문장이 참 명문이네요. 그대로 됐잖아요.
검찰 초유의 무리한 수사가 시민들을 서초로 모이게 했잖아요. 이번주도 그럴 테구요.
책을 많이 읽으셔서 그런가 예언이 맞을 것 같다는 예감이... 하하하

포스트잇 2019-10-01 11:31   좋아요 0 | URL
거기 모인 모든 사람들이, 그리고 아마 다음에 모일 사람들 모두가 똑같은 생각을 하는 건 아닐 겁니다.저마다 조금씩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겠지만 그래도 어느 한 지점에서는 같은 문제의식을 가지고 있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9-10-01 13:53   좋아요 0 | URL
저만 해도 솔직히 조국 지지할 생각은 없습니다. 하지만 집회 참석했죠. 무려, 4시에...
저는 검찰 개혁을 외치기 위해 ^^

곰곰생각하는발 2019-10-01 13: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인지부조화의 대표적 경우죠. 이제와서 앗, 나의 실수라고 말하기에는 존심이 상할 것이니 끝까지 밀고 나가는 낙장불입의 정신이고, 그 인지부조화를 확고하게 만들기 위해서는 확증편향의 방법을 선택한 것이죠. 뭐, 그렇습니다. 책 너무 오랜 읽으면 까막눈이 되기도 합니다.. ㅎㅎ

포스트잇 2019-10-01 14:04   좋아요 1 | URL
그러니까요, 확증편향이 무서워요. 계속 더욱 강화하는 쪽으로만 기울어지니.
이번 집회는 정말이지 놀라웠습니다. 여러모로 대단히 서프라이즈 했던 집회입니다. 어느새 이 수준까지 와 있구나 싶었습니다. 저는 참석 못했지만 마음은 거기 있었습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9-10-01 14:18   좋아요 0 | URL
저는 어떻게 하다 보니 4시 조금 넘어 갔는데 정말 개깜놀했습니다. 그때 이미 10만은 훨씬 오버되었더라고요..개깜놀..

레삭매냐 2019-10-01 14: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애진작에 책을 많이 읽는다고 해서
현명해지거나 세상을 보는 시선이 교정
되지 않는다는 걸 알게 됐답니다.

아무리 오독은 독자 개인의 자유라고
하지만, 역설적으로 자신이 믿는 바를
위해 취사 선택해서 왜곡하는 기술을
발전시킬 수도 있더군요. 책을 많이
읽는 이들이 이래서 위험합니다.

보수 언론에서 기겁을 해서 촛불인원
을 축소하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는데
촛불에 휘발유를 끼얹는 걸 모르나 봅
니다.

아, 그들의 눈에는 인원이 적게 보이는
구나 나도 주말에 집에 있을 게 아니라
조금이라도 보태기 위해 나서야겠다는.

포스트잇 2019-10-01 15:05   좋아요 0 | URL
저도 역사의 현장에 있고 싶은데 가려면 아주 많은 무리를 해야해서 쉽지 않네요. ㅠ
 

갖고 있는 책도 읽지 못하면서 새로운, 누군가 내게 '이책 안봤어? 아직도?' 이런 식으로 도발해오는 책들을 찾는것인가?

남들의 '책꽂이 투쟁기' 관심을 끊지 못하고 기웃거리는데 요사이 좀 빤한 책들이 반복되어 나온다 싶다.

아, 물론 읽고 또 읽고, 그때마다 새로운 면을 발견하는 게 '고전'이라지만 새로운 고전을 발견해주길 바라고 기대한다.

돌아보니 이 정도 리스트도 귀한 것이었다.

 

 

 

 

 

 

 

 

 

 

 

 

 

 

금정연, 난폭한 독서(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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