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나는 냥이들까지 키우느라 바쁘다. 하루가 어떻게 가는지 모를 지경이다.

가즈오 이시구로 전작주의에 도전하고자 빠져있던 책들까지 구입했건만 [파묻힌 거인]을 잡은지 열흘도 넘었다. 반 정도 읽었다. 워낙 지지부진하게 읽다보니 앞에 읽었던 내용이 뭐였는지 벌써 가물가물하다.

김대식 교수의 [어떻게 질문할 것인가]에서 소개받았던 책이라 오래전에 읽고 싶었지만 손에 쥐기 어렵더니만 노벨문학상 수상을 계기로 아예 구입해서 읽기 시작했다. 그게 어언 추석언저리쯤. 아직도 반 읽고 있다. 너무한 듯.

[남아있는 나날]을 읽으면서도 걸리는 게 있었는데 [부유하는 세상의 화가]를 읽으면서 가즈오 이시구로가 일본인임을 다시한번 확인했다. 독일인도 아니고 일본인. 걍팍한 건지 모르지만 나는 그의 경향이 거슬린다.

 

마거릿 애트우드의 [그레이스]가 분권을 정리하고 한권으로 합권되어 새롭게 나왔다. 예전에 도서관에서 빌려 읽다 담 걸리는 줄 알았다. 좀체 진도가 나가지 않았던 책이고 꽤나 읽었었는데 기억나는 장면 하나가 없다. 읽다 반납했던 책이라 이번에 다시 한번 도전해 볼 생각인데 요즘 같아서야 어디 읽을 수 있을까 싶다. 6백 페이지가 넘는데 말이다. 어느 세월에 읽지?

[눈먼암살자]도 창고에서 꺼내놓았다. [파묻힌 거인]을 읽으면서 '믿을 수 없는 화자'에 대해 좀더 생각해볼 수 있지 않을까 싶었다. [눈먼암살자]와 [파묻힌 거인] 어디쯤에 비교해서 읽어볼만한 게 있을 것도 같다는 막연한 생각이 들어 확인해볼까 한다.

내친김에 [그레이스]까지 가보면 좋고. 애트우드의 소설을 한권한권 읽다보니 이 작가에 대해 뭐좀 말해볼 수 있을 것도 같고.. 두고 볼..읽어볼 일이다.

 

워낙에 책 읽는 속도며 집중도가 떨어져서 그런지 읽고 있는 책들이 다 고만고만하게 느껴진다.

데이브 컬런의 [콜럼바인]도 내가 더 알고 싶은 관심사항을 집중적으로 다루지 않아서인지 콜럼바인 총격사건의 범인 중 한명이었던 딜런 클리볼드의 엄마 수 클리볼드가 쓴 [나는 가해자의 엄마입니다] 보다 흥미가 떨어지고 있다. 어쨌든 끝까지 보긴 해야겠지.

[나는 가해자의 엄마입니다]는 잘 쓴 책이다. [콜럼바인]에서 이웃이 말하는 수 클리볼드는 정리정돈에 집착하거나 깔끔함에 매달리는 엄마였을 수도 있다는 힌트가 나오는데 내가 아직 읽지 못한 뒷부분에서 좀더 풍부한 얘기들이 나올지 모르겠다.

 

MBC 상황이 조만간 결말이 날 것 같다는 얘기들이 나오고 있는데 어떻든 한동안 내부에서 그동안의 문제들을 정리하고 정상화되는데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다. 해고된 방송인들은 어떻게 될 것인가.

이용마 기자의 책이 말일쯤 나오는 모양이다. 예약주문이 시작됐다. 유력한 방송사 기자였던 아빠가 쫓겨나 병에 걸리고나서 자기들에게 들려줄 이야기 작업을 하는 아빠를 보는 아이들의 마음은 어떠할지.

어떤 얘기를 들려줄지 궁금한 건 아이들만이 아니다.

'세상은 바뀔 수 있습니다'가 아니라 [세상은 바꿀 수 있습니다]다. .. 쾌차하시라.

 

[개 고양이 사료의 진실]을 좀더 빨리 읽을 걸 그랬다. 고양이에게 참치를 주지 말라는군. 고양이에게 생선은 좋은 주식이 아니다. 참치들어간 주식이며 간식 캔을 많이 구입해놨는데...

고양이는 육식을 한다. 먹이사슬 일정 범위에서는 상위 포식자다. 먹을 걸로 아직도 헤매고 있다. 사료는 뭘로 할것인지. 사료? 사료는 그저 인스탄트 음식같은 거에 불과하다니 어쩌란 말인지.

간혹 음식을 만들어주기도 하지만 영양학적으로 균형있고 충분한 건지 확신할 수도 없고. 병원에서 도움을 받을 수 있을런지.

반려동물 키우는 것도 자본주의 하에 포획되어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 뭔들 아니 그러겠는가.

이젠 거의 마당냥이가 되었다. 2층이 주무대고 가끔 아래층으로 내려와 한참 놀다 가기도 하고. 그래도 밤이면 돌아다니는 것도 같고. 아직도 두마리는 손끝도 못대게 한다. 멀리 도망가지도 않고 쳐다보며 울기도 하고 늘 주변에 머물지만 손은 못대게 하는. 깜찍한 것들. 병원부터 가야하는데 .. 조만간 이동장으로 유인해서라도 데려가봐야 할 듯.

구청이나 길냥이 구조단체에 의뢰하는 건 안하는 쪽으로 마음이 굳어졌다. 냥이들은 커가고 날은 추워지고 있다. 시간이 많지 않다.

예기치 않게 낯선 나를 만나게 된다. 내가 이런 사람이었나.. 앞으로 더 놀랄 일이 있을까. 있을 것이다. 

 

길냥이들의 사진을 찍고 이야기를 들려주는 이용한이라는 작가의 블로그에서 몰랐던 길냥이들의 세계를 접한다.

길에서 태어나고 살아가는 흙수저 길냥이들과 금수저 고양이들의 삶을 생각해본다.

인간이나 고양이나. 운명이란 참.

 

 

 

 

 

 

 

 

 

 

 

 

 

 

 

 

 

 

 

 

 

 

 

 

 

 

 

 

 

 

 

 

 

 

 

 

 

 

 

 

 

 

 

 

 

 

 

 

 

이용한 작가의 블로그 :  고양이 발전소(http://blog.naver.com/binkond), 구름과연어혹은우기의여인숙 (http://gurum.tisto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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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17-10-26 14: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개가 암이 그렇게 많다는군요.
그게 사료 때문은 아닐까 싶기도 해요.
그래서 저희도 사료 주면서 찜찜해 하고 있어요.
오래 전 키운 개는 사료를 줘야겠다는 개념이 아예 없었죠.
다 사람이 먹던 밥 같이 줬지. 그래도 15년 가까이 살다가
자듯이 편하게 죽었거든요.
그래서 요즘은 오히려 사료를 적게주고 다른 것으로 대체해 주고 있습니다.
그랬더니 사료를 줄 땐 깨작거리고 먹었는데 지금은 식욕이 왕성해졌어요.

포스트잇 2017-10-26 15:15   좋아요 0 | URL
밥때문에 걱정이 많아요. 연령이 낮을때는 잘 모르지만 사료에 의존할수록 연령 높아지면 갖은 질병에 시달릴 확률이 높은거 같습니다. 그 반대로 수제로 밥을 챙겨주는건 영양을 충분히 고려해서 균형을 잘 맞춰야한다니 까다로운 건 있는듯요. 고양이는 육식이 2 /3이상은 갖춰줘야하는데다 사람식은 위험한게 많아서 따로 챙겨줘야 한다는군요. 생식도 고민해봤는데 비용도 그렇고 안전한 좋은 원재료 구하는것도 노력이 필요해서 아직 이래저래 고민만 많습니다. 게다가 제가 돌보고 있는 냥이들은 길냥이들이라 제대로 관찰하기가 어려운점도 있어요. 방법을 찾아야죠. 믿고 먹일수 있는 사료를 기대하는건 지금같은 시대엔 난감한거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