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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화    도끼와 새끼손가락



 




                                                               - 도끼 : 양은파 넘버 2. 그는 허리춤에 항상 도끼를 소지하고 다녔다 





 


                                                                                                       도끼, 뒷골목 쌈마이 세계에서는 그를 도끼'라 불렀다. 원래는 독을 품은 독사처럼 간사하고 간교하다고 해서 " 독기 " 였는데 시간이 흘러 도끼로 변했다는 설과 남들이 사시미 칼을 휘두를 때 

그는 연장으로 도끼를 사용해서 얻은 별명이란 설도 있다. 허스키한 시베리아 바람이 전하는 말에 의하면     :    도끼는 싸울 때 백발백중 상대방 이마를 도끼로 찍었다고. 그의 전설을 익히 알고 있는,  젊은 시절 군산 뚝방에서 함께 놀았던 불알후드-들은 군산 바닥에서는 그를 " 도끼로이마까 " 라고 불렀다고  알려주었다. 다음은 A의 회상이다.  도끼 새끼 !  므시므시했당께.  군산 탁류 뚝방에서 혼자 깜냥으로 건달 서른 놈을 십 초만에 자빠트리는데, 아따...... 장관 이었제, 장관 !      A는 눈썹을 파르르 떨며 나즈막히 말했다. 그날 이후로 우린 그를 " 도끼로이마까 " 라고 불렀제.   

내가 도끼를 알게 된 계기는 쌍문동 로터리 굴다리 아래 호박 쌍쌍 카바레에서 춤바람 난 여자를 등쳐 먹고 사는 " 지루박 " 을 통해서였다(본명은 박춘삼이다). 셀 위 댄스 ?                           그는 지루박과 차차를 맛깔스럽게 출 줄 아는 댄서이자 탱고에 관해서는 전문가 뺨치는 " 땅게로 " 이기도 했다. 그에게 지루박 춤은 영업이자 부업이었다. 지루박이 표적으로 삼은 여성에게 다가가 손을 내밀면 여성 입장에서는 그 손을 뿌리치기란 쉽지 않았다. 마성의 지루박 !  그는 항상 이런 말을 나에게 하곤 했다.

카바레 댄서는 말이야, 발보다는 손이 생명이지. 발이 못난 카바레 직업 댄서는 많지만 손이 투박한 제비는 없거들랑. 나 같은 놈에게 부드러운 손은 훌륭한 작업 밑천인 거야. 카바레 춤이란 상대 여성의 손을 잡는 데에서 시작되니까.

지루박은 내가 만난 매우 흥미로운 인물이기는 하나 이 페이퍼는 도끼를 소개하는 글이니 만큼 지루박 추는 지루박에 대한 이야기는 3화에서 자세히 다루기로 하겠다.  당시 나는 지루박을 취재하고 다녔는데 그가 자주 다니던 쌍문동 쌍쌍 카바레가 바로 도끼 소유의 카바레였다. 그런 인연으로 나는 도끼의 사진을 찍을 수 있었다. 비극은 지루박이 작업을 건 여성이 도끼의 세컨드였다는 데 있었다. 도끼와 지루박 그리고 보스의 내연녀 ! 앞으로 벌어질 비극을 상상하기란 어렵지 않으리라. 당신의 지레짐작이 맞았다. 도끼는 도끼를 꺼내 지루박의 새끼손가락 하나를 남겨둔 채 네 손가락을 자른다. 

도끼는 새끼손가락을 지루박의 새끼손가락에 걸며 이렇게 말했다. 앞으로는 우리 지숙이 근처에는 얼씬도 하지 말그라잉 ?! 사나이 약속이여, 알제 ?                       손이 전부였던 그에게 손목 절단이란 죽음에 가까운 형벌이었다. 하지만 지루박과 내연녀는 도끼를 피해 사랑의 도피 행각을 벌이지만 이내 붙잡히고 만다. 도끼는 지루박이 보는 앞에서 내연녀를 도끼로 이마를 까 죽인 후 말했다. " 아따, 형씨 !  지루인지 조루인지 모르것소만, 사내새끼가 불알 달고 태어났으면 새끼손가락 걸고 약속한 것은 지켰어야제 ? " 그는 지루박의 오른손 손목을 절단한다. 아, 불쌍한 지루박.

훗날, 그는 실성한 사람처럼 웃으면서 내게 말했다. " 내가 그날 악에 바쳐서 무슨 말을 했는 줄 알아 ?  아따, 형씨 ! 도끼인지 토끼인지 모르것소만, 언젠가는 새끼손가락 한 개 달랑 남겨둔 것에 대해 후회할 날이 올거요 _ 라고 소리쳤지. 그가 크게 웃더군. " 지루박은 도끼가 남긴 마지막 배려가 자신을 조롱하기 위해서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손가락 하나, 그것도 새끼손가락 달랑 하나로 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으니깐 말이다. 하지만 조롱을 품은 도끼의 마지막 배려가 자신을 죽음에 이르게 했다는 사실을 알지 못했다. 하긴..... 누군들 알았으랴. 1년 후, 도끼는 교통사고로 병원에 입원하게 된다.

다리를 크게 다쳤지만 재활을 꾸준히 하면 완쾌도 가능하다는 진단을 받았지만 그는 6개월 후 두개골 손상으로 사망하게 된다. 사망 원인을 확인하기 위해서 엑스레이를 촬영한 결과 이마 정중앙에 총알 크기의 구멍이 뚫려 있었다고 한다. 지루박이 주위를 살피더니 은밀한 목소리로 내게 말했다. " 도끼가 교통사고로 병원에 누워있다는 뉴스를 접하고는 그를 찾아갔지. 온몸에 깁스를 했더라고. 심지어는 턱과 목 부위에도 깁스를 해서 꼼짝달싹 못하는 상태더군. 내가 한 일이란 별거 없었어. 새끼손가락으로 그 새끼 이마를 톡톡 치는 거였거든. 하루에 3,000번 한곳만 집중적으로 정밀 타격을 가했지, 그렇게 6개월 내내...... 나중에는 구멍이 뚫리더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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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화    강원도의 힘

 

 

 

 






 



 

                                                                                                       오후 3시처럼 애매모호한 경우가 있다. 그날, 나는 종로에 있었다. 약속 시간을 애매모호하게 잡은 터라 종로 거리를 어슬렁거리며 시간을 때워야 했다. 궁리 끝에 극장에 갔다. 약속 시간에 맞춰 영화를 고르다 보니 욕하면서 웃기다가 나중에는 심금을 울리는, 조폭 코미디 영화를 선택해야 했다.

극장 로비에서 잠시 대기하다가 상영관 안으로 들어갔다. 좌석을 찾느라 이리저리 살피다가 뜻하지 않게 낯설지만 낯익은 얼굴을 발견했다. 공교롭게도 그는 내 좌석 바로 뒤'였다. 저 흑백 사진 속 남자'였다. 영화 상영 전인 대기 시간이라 용기를 내서 그에게 말했다. 그쪽은 초면이시겠지만 저에게는 구면입니다.                              그가 경계하듯 나를 쳐다보았다. 나는 대답 대신 카메라에 저장된 사진 한 장을 보여줬다. 서울역 후암동 골목길에서 찍은 사진입니다. 지나가는데 구겨지고 반쯤은 불에 탄 사진 한 장이 버려졌길래 찍었습니다. 이 사진 속 주인공 맞으시죠 ? 헤어스타일이 워낙에 독특하시다 보니 바로 알아볼 수 있겠더군요. 그는 아무 말 없이, 오랫동안,

쓸쓸한 표정으로 그 사진을 바라보다가 시선을 거두었다. 그와 많은 이야기를 나눌 수는 없었다. 불이 꺼지고 영화가 시작되었다. 영화는 생각보다 재미있었다. 조폭이 절도하는 장면에서는 포복절도했다. 그때였다. 누군가 울고 있었다. 바로 사진 속 남자였다. 모두 다 웃고 있을 때, 아아..... 혼자서 울고 싶었던 남자. 비로소 나는 버려진 사진에 얽힌 사연을 어렴풋이 이해할 수 있었다. 그가 본 것은 자기 모습이 담긴,  버려진 사진이 아니라  한때 사랑했던 남자를 마음에서 지워버린, 사랑하는 사람으로부터 버림받은 마음이리라. 아마도 그 사진을 찍어 간직했던 이는 그를 한때 사랑했던 이였으리라.


그를 다시 만난 것은 10년이 훌쩍 지나서였다. 낯선 이가 나에게 말을 걸었다. 우리.... 구면이죠 ?                                       그는 많이 변해 있었다. 긴 머리는 짧게 자르고 히피스럽던 외양은 여피스럽게 변했다. 우리는 반갑게 악수를 했다. 우연과 우연이 겹치면 필연이라는데 전생과 선생과 저는 깊은 인연이었나 봅니다. 허허허. 그의 옆에는 아내로 보이는 여성이 수줍게 웃고 있었다. " 제 아내입니다. 그 사진의 주인이었죠. 선생님 덕분에 다시 만나게 되었습니다. 그때 당시, 우리는 헤어진 상태였습니다. "  내가 찍은 사진 한 장이 끊어진 연을 다시 잇는 중매 역할을 했다는 사실에 기뻤다.

그가 나에게 대표이사라는 직함이 박힌 명함 한 장을 건넸다. ○○기업, 대표이사 강 원도. 세련된 외모와는 달리 촌스러운 이름 때문에 피식 웃었다. 그의 소식을 다시 접한 것은 2년이 지난 후였다. 뉴스를 전하는 아나운서는 무표정한 표정으로 그의 죽음을 알렸다. 사업 부도로 빚더미에 앉은 그는 차안에 번개탄을 피워 스스로 목숨을 끊었고 그 과장에서 불이 붙어 차가 전소되었다는 소식이었다. 불에 탄 사진을 볼 때마다 불에 타 죽은 그의 모습이 겹쳐서 안타까운 마음뿐이다. 그의...... 명복을 빈다.

 

 

 

 

덧대기 ㅣ 그동안 많은 사람을 만나 많은 사진을 찍었다. 앞으로는 그들에 대한 이야기를 당분간 하도록 하겠다. 사진 - 시리즈의 첫 번째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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붕붕툐툐 2017-06-11 08: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영화 이야기인 줄 알았어요. 앞으로 기대되네요. 사진 시리즈~

곰곰생각하는발 2017-06-11 11:22   좋아요 0 | URL
찍어놓은인물이 많으니 글감은 무궁무진합니다..

꿀꿀이 2017-06-11 10: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픽션..이죠?
진짜라면 마음이 너무 아려서..ㅠㅠ

2017-06-11 11:22   URL
비밀 댓글입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7-06-11 11:22   좋아요 0 | URL
논픽션입니닷 !

세실 2017-06-11 12: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논픽션이군요...
같은 하늘 아래 곡절 있는 삶을 사는 사람들이 꽤 많아요.
사진이야기 기대 됩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7-06-11 17:54   좋아요 0 | URL
여러분, 이거 다 거짓말인 거 아시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