헐크는 남자다잉 2

 

 




 

도식 1

도식 2






도식 1'에서 원은 코르셋'이다. 남성은 여성을 사적 영역인 원내(圓)에 가두기 위해 억압 장치를 발동한다. 여성이 사적 영역인 통 안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자신의 몸과 태도를 최대한 " 작고 / 좁게 / 수축 " 시켜야 한다. 그래서 여성은 남성에 비해 다소곳해야 한다. 당당한 어깨보다는 고개 숙인 어깨를, 양반다리보다는 다리를 모은 자세를, 가슴을 활짝 펼치는 대신 가려야 한다. 그리고 말할 때는 소곤거려야 한다. 여성은 사회로부터 자신의 몸을 축소하고 수축하는 태도를 교정받는다. 44사이즈 옷은 그 교정의 결과'이다. 한국 여성은 몸에 맞는 옷을 입는 것이 아니라 옷에 맞는 몸을 만들기 위해 다이어트를 한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사적 영역인 원내에 진입할 수 없기 때문이다. 원내에 집입하지 못한 채 공적 영역인 원외(圓)에 머무르는 순간, 사적 존재는 공적 존재에 의해 공격 대상이 된다(원내에 진입할 수 없는 여성은 남성으로부터 메퇘지라거나 쿵쾅이'라는 지적을 받아야 한다). 여기서 전자는 여성이고 후자는 남성이다. 한자 私  : 사사로울 사 ' 가 여성의 음부를 지시하는 단어'라는 점과 公 : 공정할 공' 이 2인칭 남성과 3인칭 남성을 높여 부르는 말이라는 점이 그 단서이다. 한자 公은 어디까지나 남성에 한해서 공정할 뿐이다. 남성 중심 사회가 여성을 작고 좁게 만들어서 통 안에 가두려고 한다면

남성에게는 그 반대의 운동성(확장성, 팽창성, 외향성)을 요구한다. 코르셋은 여성에게만 존재하는 쫄쫄이 코르셋이 아니다. 동그라미 쫄쫄이 코르셋은 남성에게도 존재한다. 남자는 목소리가 커야 하고, 가슴과 어깨를 활짝 펼치라고 교육한다. 그렇치 않으면 쩨쩨한 남자라는 비난을 받는다. 남성이 작고 좁게 그리고 몸을 무해하게 만드는 순간 또래로부터 왕따를 당하기 일쑤다. 70년대 외화 드라마 << 헐크 >> 에서 브루스 배너 박사는 헐크로 변하기 전에는 작고 좁고 무해한 존재'다. 그는 매 회'마다 남성들에게 두들겨 맞는다. 그 이유는 그가 여성화된 사적 영역에 머무르기 때문이다. 다음은 2016년에 쓴 글이다.

이 글의 제목은 < 헐크는 남자다 > 오리지날'이다.


 


헐크는 남자다



 


                                                                                                     헐크는 남자다.  당연하지 !               그럴 수밖에 없다. 이음매 없는 매끈한 몸매를 자랑하는 브루스 배너 박사에서 우락부락한 헐크로 변신하는 과정은 영락없이 남근이 발기되는 과정처럼 보인다.          

 

피가 쏠리고 핏줄이 솟은 브루스 배너의 새빨간 얼굴은,  아...... 민망하여라. 부끄럽구요.           귀두를 닮았다.  즉, 헐크는 발기한 남근 캐릭터인 셈이다.  그래서 우리는 헐크를 여성으로 설정하는 것 자체를 상상해 본 적이 없다.  하지만 << 헐크 >> 라는 캐릭터가 대중에게 큰 인기를 얻자,   돈 냄새를 맡은 할리우드 제작자들이 " 여자 헐크 " 를 영화화하려는 움직임이 있었다.  영화 << 트랜스포머 >> 에서 야리꾸리한 눈빛을 연기한 매간 폭스가 마블 코믹스 원작인 << 쉬-헐크(She-Hulk) >> 에서 주인공인 제니퍼 월터스 역을 맡게 된 것이다.  그 당시 영화 관계자 말을 들어보면 몸이 팽창하는 남자 헐크와는 달리 야성적인 모습보다는 섹시한 모습을 강조한 여자 헐크가 될 것이라고 했는데,

아직까지 이렇다 할 제작 소식이 들리지 않은 것을 보면 << 쉬-헐크 >> 영화화는 무산된 모양이다.  내가 이러려고 애타게 << 쉬-헐크 >> 영화화를 기다렸나 라는 자괴감이 든다는 말은 거짓말이고,  이 기사를 읽고 나서 흥미롭게 생각한 지점은 남자 헐크와 여자 헐크에 접근하는 인식의 차이'이다. 왜 제작진은 여자 헐크가 팽창하는 이미지를 포기한 것일까 ?  헐크에서 진정한 볼거리는 " 4월의 목련처럼 웅크렸던 꽃송이가 5월이 되면 육덕지게 터지는, 만개한 몸 "  인데 말이다. 생각만 해도.......  부끄럽구요.         이 글은 몸의 팽창과 축소에 대한 생각이다.  비단, 남자 헐크 캐릭터가 아니더라도 남성은 < 팽창 - 이미지 > 로 소비되고 여성은 < 축소 - 이미지 > 로 소비된다.

 

(똑바로) 처신하라, (당당하게) 말하라, (가슴을) 펴라, (어깨를) 벌려라, (고개를) 들어라, (힘차게) 걸어라 따위는 주로 남성에게 요구하는 이미지'이다.  이 주문들은 대부분 " 팽창하는 이미지 " 와 관련이 있다. 이 사회적 요구에 세뇌당한 남성들은 이러한 의태가 " 남성다움 " 을 강조한다고 믿는다. 좋은 예가 쩍벌남이다.  오죽했으면 발을 모으라고 지하철 바닥에 타원 두 개가 겹쳐져 하트 모양과 비슷한 모양인 스티커를 부착했을까.  지하철 에티켓을 말할 때 < 쩍벌남 > 과  함께 짝을 이루는 단어가 < 다꼬녀 : 다리 꼬는 여자 > 이다.  다꼬녀는 다리를 다소곳하게 오므리는 태도가 과잉의 형태로 나타는 결과이다.  둘 다 지하철 에티켓에서 벗어나는 태도이기는 하나 쩍벌남과 다꼬녀는 근본적인 차이가 있다.  

전자가 팽창하는 이미지라면 후자는 축소 지향적이다. 왜 남자는 다리를 벌리는 쪽으로 진화했고 여자는 다리를 모으는 쪽으로 진화한 것일까 ?  이 질문에 대한 답은 매우 간단하다. 남성 중심 사회가 그렇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부끄럽구요.             가부장 사회에서 강요된 여성의 몸에 반기를 든 페미니스트 샌드라 리 바트키는 여자들은 스스로를 작고 좁게, 그리고 무해하게 만들려고 노력한다고 지적했다. " 훈육적 관행들은 훈련되고 종속된 몸. 즉 열등한 지위가 새겨진 몸을 만들어낸다. 여자의 얼굴은 화장되어야, 말하자면 변경되어야 하는 것이다. 여자의 몸도 마찬가지다.

화장의 기술은 변장의 기술인데, 이는 여자의 얼굴이 결함을 지니고 있다는 것을 전제로 한다. 여성성이라는 훈육 기획은 일종의 짜고 하는 게임이다. 그것은 근본적이고 광범위한 몸의 변형을 요구하기 때문에 거기에 빠져든 모든 여자는 사실상 어느 정도 실패할 운명에 처한다. " 뛰어난 통찰이 아닐 수 없다. 그러니까 여자는 태어날 때부터 어느 정도 실패할, 한국 사회라면 더더욱,  실패할 수밖에 없는 운명인 것이다. 여자 헐크가 우락부락한 육체 대신 섹시한 모습을 강조하려 했던 의도이기도 하다. 여성 옷 44사이즈에 대한 욕망도 강요된 훈육의 결과라 할 수 있다.

몸에 맞는 옷을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옷에 맞는 몸을 만드는 것이다. 이 계획은 거지반 실패할 수밖에 없다. 대부분의 성인 여성이라면 44사이즈는 작은 옷이다. 그런 점에서 44 사이즈는 현대판 코르셋이요, 중국 전족인 셈이다.


2016. 11. 17. 1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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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삭매냐 2019-03-20 19:0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어느 책에선가 왜 헐크 바지는
찢어지지 않나 하는 글을 보았던
게 문득 떠오릅니다.

마블 헐크는 쫌...
예전에 드라마에 나오던 헐크가
훨씬 더 인간적이더라는.

곰곰생각하는발 2019-03-20 22:20   좋아요 1 | URL
마블 헐크는.... 전 정말 재미 없더라고요..
역시 아주 옛날 티븨에서 하던 그,, 왜 삐쩍 마른 남자가 주인공인..
그 영화가 재미있었죠. 어린 나이에 그 뒷모습이 어찌나 안타까웠는지..ㅎㅎ

2019-03-27 09:57   URL
비밀 댓글입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9-03-28 23:20   좋아요 0 | URL
네. 맞습니다. 그때 봅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