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즈의 마법사 - 초특가판
빅터 플레밍 감독 / 기타 (DVD) / 200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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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 형 의    집 으 로    오 세 요  :




 

 


 a friend of Dorothy


 

                                                                                                                   빅터 플레밍 감독이 1939년에 연출한 << 오즈의 마법사 >> 에 대한 리뷰를 작성하다가 그만 " 풀잠1) " 을 잔 모양이었다. 눈을 뜨니 방안은 온통 짙은 어둠이 깔린 터라 마치 무성영화 흑백 화면을 보고 있는 듯했다.  런닝타임이 길지 않은 꿈이었으나 꿈자리는 사나웠다. 내용은 기억이 나지 않지만 꿈에서 나는 쫓기고 있었나 보다. 꿈을 깨고 나니 심장이 빠르게 뛰었다.  눈을 뜨고 나서 제일 먼저 확인한 것은 침대 옆에 놓인 노트북을 끌고와 모니터에 입력된 글을 확인하는 것이었다.

 

 

 

" 저자는 죽고 독자는 탄생 " 한다는 롤랑 바르트의 입장을 받아들인다면 이 원작은 페미니즘적 관점에서 다시 해석될 수도 있다.  원작자의 작품 의도가 무엇이든, 그가 손을 뗀 이상 그 텍스트에 대한 해석은 독자에게 있는 것이다. 예를 들어, 원작자인 라이먼 프랭크 바움은 자신이 쓰던 서류용 선반 첫 칸이 A부터 N까지고 두 번째 칸이 O부터 Z인 것을 보고 마법사 이름을 오즈 OZ 로 지었다(라는 " -카더라 일화 " 가 있다)고 해도 독자들은 얼마든지 시대 상황에 맞는 해석을 내놓을 수 있다. 마법사 오즈 OZ  > 에서 " OZ " 가 금과 은의 단위인 온스(Ounce)의 약어'라는 점을 감안하면, 나 같은 범성론자는 오즈를 팔루스( = 돈 권력 욕망 )로 환유할 수 있다. 오즈 나라 사람들은 유한계급이다. 그들은 " 12시에 일어나 1시부터 일을 하고, 1시간 동안 점심을 먹으면 2시에 일이 끝난다 "  12시에 일어나 1시부터 일을 하는데 그때부터 한 시간 동안 점심을 먹으면, 이거..... 결국은 아무 일도 하지 않는다는 거잖아요.

 

그러니까 <  발기한 남근 >  을 뜻하는  팔루스 Phallus 가 지배하는 에메랄드 캐슬 시티는 성공한 남성 자본가 중심인 유한계급 사회인 것이다.  반면에 금보다 가치가 떨어지는 은구두를 신은 도로시와 도로시의 친구들 a friend of Dorothy 은 모두 남근이 거세된 이들이다. 왜냐하면 말 그대로 << a friend of Dorothy >> 라는 표현의 사전적 의미'가 " 남자 동성애자 " 를 뜻하기 때문이다1-1). 허수아비는 뇌가 없고, 양철나무꾼은 심장이 없고, 사자는 용기가 없다. 이 결핍 - 들은 곧 거세를 의미한다.  하지만 원작에서도 밝혀졌듯이 오즈는 " 아무것도 아닌 것 " 에 불과하다. 좆도 아닌 것이 좆도 있는 척을 했으니 헛것이다. 이 결말은 남근의 무능을 폭로하는 것이다. 결국, 도로시와 친구들은 팔루스의 도움 없이 온전히 자신의 힘으로 역경을 극복한다는 점에서 페미니즘적 시각으로 읽을 수도 있다. 그리고 그들을 돕는 이가 수호천사가 아니라 착한 마녀라는 점도 인상적이다.

 

오전 03 : 36

2019-01-23

  

 

 

 

모니터 속 커서가 깜박깜박 점멸하며 문자 입력을 강요했다. 일어나서 불을 켰다.  방안 인테리어는 온통 흑백 모노톤이었다. 마치 흑백영화를 보고 있는 듯한 착각이 들 정도였다.  황급히 거울을 들여다보았다.  나는 오소리보다 약간, 조금 더 소스라치게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2).  거울 속에 비친 내 얼굴은 짙은 회색이었다 ! 문득, 몇 달 전에 김시선 안과에서 시력 검사를 받았던 때가 떠올랐다. 의사가 말했다. " 선생님은 현재 망막 색소 결핍증이라는 희귀 병'을 앓고 계십니다.  망막 색소를 잃음으로써 서서히 일상 속에서 색깔을 하나하나 잃어가는 무서운 병이죠. 

처음에는 붉은색과 녹색을 구분하지 못하다가 나중에는 무지개색 전체를 구별하지 못합니다. 결국에는 전체 화면에 흑백으로 보이게 되죠. 세상이 흑백영화처럼 보이는 겁니다. 마음의 준비를 하세요. " 거울 속 내 모습을 바라보며 속으로 생각했다. " 페루애, 이 박복한 인간 ! 살아생전에 그토록 색을 밝히더니. 아이구야. 이 못난 화상아 ~ " 거실을 향하기 위해 방문을 열었을 때였다. 눈앞에 펼쳐진 풍경은 거실이 아니라 총천연색 먼치킨 마을3)이었다. 이게 도대체 어찌 된 일인가 ?  도로시는 뇌가 없는 허수아비, 심장이 없는 양철나뭇꾼, 용기가 없는 사자와 함께 길을 걷고 있었다.

도로시가 나를 발견하더니 말했다. " 페루애, 우리와 같이 안 갈래 ?   마법사 오즈 님이 계신 에메랄드 캐슬에 가자.  전지전능한 오즈 님은 우리의 모든 소원을 들어주실 수 있어. 우리 함께 가자 ~ "  허수아비는 뇌가 없고, 양철나무꾼은 심장이 없고, 사자는 용기가 없는데...... 그렇다면 나는 도대체 무엇이 없다는 것일까 ?  내가 생각에 잠긴 사이 도로시가 얼굴을 붉히며 말했다.  " 페루애, 넌 불알이 없잖아 !!! "   불알이 없다고, 내가 ?  미쳤어, 정말.  하, 어이가 없네. 불알이 없다고, 내가 ????!!!!!!  강한 부정은 강한 긍정이라고 했던가. 나는 어느새 그들과 함께 마법사 오즈가 사는 에메랄드 시티로 향하고 있었다.

마법사 오즈는 허수아비에게는 학위 수여증을, 양철나무꾼에게는 하트 모양 시계를, 사자에게는 훈장을 달아주었다. 그리고 오즈는 내게 당구공 두 개를 선물로 주었다. 오즈가 말했다 : 이보게 ! 이 당구공은 다이아몬드로 만들었다네. 가치로 따지자면 100억이 넘지.  최고 상품이야.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남근 = 권력이지. 곧 불알 = 돈'이라는 공식이 성립한다네. 지상에 내려가거든 당구공을 팔아서 인공 불알을 만들게나.  나는 손안에 잡힌 당구공을 만지작거렸다. 눈물이 앞을 가렸다.  여기까지가 간밤에 꾸었던 꿈이다. 사나운 꿈자리 때문에 늦잠을 자서 헐레벌떡 씻고 집을 나왔다. 오늘따라 유난히 어깨가 무거웠다. 외투 주머니에 손을 넣으니 주머니 속에는 당구공 두 개가 있었다.

자세히 보니 다이아몬드로 세공한 당구공이 아니라 싸구려 페놀수지 재질로 만든 평범한 당구공이었다. 나는 출근길 지하철 안에서 괄약근에 힘을 주며 주먹을 꽉 쥐었다. 그리고 속으로 외쳤다. " 아 !  오즈4), 이 시발새끼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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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풀잠은 꽃잠의 반대말이다.

1-1) dorothy의 애칭이 doll(인형)이다. 그러니까 a friend of Dorothy 는 인형 친구들이라는 뜻으로 인형 가지고 노는 아이들을 의미한다.

2) 오소리보다 조금 더 소스라치게 놀라다 _ 라는 표현은 우리가 일상에서 흔히 사용하는 상투어'다.

3) 영화 < 오즈의 마법사 > 에 나오는 마을 이름

4) 원작 < 오즈의 마법사 > 를 경제적 관점에서 이해하면 다음과 같다.

 


오즈의 마법사, 도로시는 디플레를 무찌르러 갔다


    사스 외딴 시골집에서 어느 날 잠을 자고 있을 때 무서운 회오리바람 타고서 끝없는 모험이 시작됐지요.  프랭크 바움이 1900년 발표한 아동문학 '오즈의 마법사'는 발표 직후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시골 소녀가 허수아비와 사자를 만나 기상천외한 모험을 한다는 이야기는 어린이들의 공감을 자아냈다. 제1편이 성공을 거두면서 이후 열세 편의 후속작들이 나왔다. 1903년 브로드웨이 뮤지컬, 1939년 MGM 영화로도 상영됐다.  하지만 이 작품이 19세기 말 디플레이션 시대를 살아가는 미국 농민과 노동자들의 고통스러운 삶을 표현됐다는 것을 아는 사람들은 많지 않다. 경제학자인 휴 록오프가 1990년 발표한 논문 '금융의 은유로 보는 오즈의 마법사', 헨리 리틀필드가 1964년 쓴 '오즈의 마법사:인민주의에 빗대어' 서적은 오즈의 마법사에 담긴 정치 경제적 은유를 상세히 담고 있다. 시대적 배경부터 살펴보자. 미국은 1873년 금ㆍ은본위제에서 은을 뺀 금본위제로 돌아선다. 금본위제도는 통화에 대한 신뢰가 확보되지 않아 중앙은행이 함부로 돈을 찍어내 화폐경제에 교란을 주는 것을 막기 위해 만들어진 제도로, 금본위제도에서 중앙은행은 돈을 찍어내는 양만큼 금을 보유하고 있어야 했다. 중앙은행이 만 원을 찍어내려면 만 원어치의 금도 갖고 있어야 했다. 돈을 금으로 바꿔달라고 하면 언제라도 금을 내줄 수 있는 '금태환'이 가능해야 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19세기 말 금 생산량이 부족해 화폐를 원하는 만큼 찍어낼 수 없었다. 이로 인해 1880년부터 1896년 사이 미국은 물가가 20%대로 떨어지는 극심한 디플레이션을 겪게 된다. 돈을 빌려준 사람은 이득을 봤지만 농민이나 근로자는 부채의 실질 부담이 커져 큰 고통을 받았다. 당시 금본위제와 금ㆍ은본위제를 주장하는 미국 정당들은 치열한 투쟁을 벌였다. 미국 북동부의 윌리엄 매킨리 공화당 후보와 자본가 계층은 금본위제를 지지했고, 남서부의 농민 노동자 계층은 금ㆍ은 본위제를 지지했다. 결국 1896년 대통령선거에서 금본위제를 지지하는 공화당이 이겼다.  하지만 이것도 잠시, 미국 경제는 인플레이션을 경험하게 되는데, 알래스카ㆍ호주ㆍ남아프리카 등에서 금광이 발견됐고 원석에서 금을 효율적으로 추출할 수 있는 '청화법'이 발명돼 미국으로 유입되는 금의 양이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통화공급이 증가하면 자연히 물가는 오르게 된다.  다시 '오즈의 마법사'로 돌아가 보자. 도로시는 여행길에서 친구들을 만난다. 생각할 수 있는 뇌를 갖고 싶어하는 허수아비, 사랑을 느낄 수 있는 마음을 갖고 싶어 하는 양철 나무꾼. 용기를 얻고 싶어 하는 겁쟁이 사자다. 이들은 천신만고 끝에 에메랄드 시에 도착하지만 오즈의 마법사는 서쪽나라의 악한 마녀를 죽이면 소원을 들어주겠다고 한다. 도로시는 악한 마녀를 처치했지만 마법사 오즈는 가짜이며 소원을 들어줄 수 없다는 사실이 밝혀진다. 그러나 도로시가 신고 있는 은구두를 툭툭 치면서 소원을 빌면 모든 것을 이룰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마침내 고향으로 돌아온다.   경제학자 록오프는 우선 주인공 도로시는 미국의 전통적인 가치관을 나타내고 있다고 해석했다. 허수아비는 가난한 농민, 양철 나무꾼은 산업 노동자, 사자는 당시 민주당 대통령 후보로 나왔던 윌리암 제닝스 브라이언을 의미한다는 것이다. 또한 미국 동부의 은행들은 변장한 마법사, 서쪽에서 불어닥친 회오리바람은 금본위제를 둘러싼 정치적 대립을 뜻한다고 봤다. 특히 도로시가 은 구두를 신고 노란 벽돌 길을 걷는 장면에서 은구두는 모든 소원을 이뤄주는 은본위제, 노란 벽돌 길은 금본위제를 가리킨다. 도로시와 친구들은 화폐를 의미하는 초록색 안경을 통해 세상을 보는 에메랄드 시에 도착하는데 마법사 오즈를 만나기 위한 험난한 여행길은 금본위제로 겪는 디플레이션의 폐해를 상징한다. 금이 귀해 디플레이션이 유발됐기 때문에 당시 보유량이 많았던 은본위제를 병행하면 통화량이 늘어나 인플레이션이 촉진되면서 경제가 살아날 것이라는 해석도 덧붙는다.  (구채은 기자 )

 

ㅡ 아시아 경제 [금융뒷談 ] 오즈의 마법사, 도로시는 디플레를 무찌르러 갔다 중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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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곰생각하는발 2019-01-23 21: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는 왜 페미니스트들이 < 오즈의 마법사 > 를 페미니즘적 시각으로 해석하지 않는지가 궁금하다. 이 작품은 명백하게 페미니즘적이다.

임모르텔 2019-01-23 22:3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진짜!
꿈이야기 ㅎㅎㅎㅎㅎ 제가 단기기억상실이 좀 있으나 기억나날때마다 키득댈것 같습니다.
별 웃을 일 없는 나이에, 감사합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9-01-24 15:28   좋아요 0 | URL
웃을 일 없을 때 더 웃으셔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