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을 배운지가 일 년은 지난 듯하다.
일 년이라 하지만
일주일에 두 번만 나갔고,
중간,중간 아이들 방학주간에 잠깐씩 쉬었으니
총 수업일수는 석 달도 채 되지 않을 듯 싶다.
워낙 변덕이 심한 성격이라
지겨워질까 두려워
색연필 채색을 해보다가,
아크릴 물감 채색을 해보다가,
왔다 갔다, 이리 기웃,저리 기웃 하다 보니
제대로 파고든건 없는 듯 하다.
그저 내겐 완성되는 기쁨으로 황홀감을 맛보는
시간만 주어진다면 족하다고 생각했다.
헌데 요즘엔 이것도 직업병에 속하는 것인지?
몇 시간 색을 입히다 보면 어깨가 뭉치기 일쑤고,
어깨가 뭉치게 되면 뒷골이 뻐근하면서 편두통까지
동반하여 어떤 날은 귀까지 아프기도 하여
좀 놀랐었다.
화가들은 어떻게 몇 날 며칠을 그릴 수 있었던걸까?
이 주동안 초록 몬스테라를 그리고 싶어
색연필을 다시 잡았었다.
주방 선반에 놔두고 싱그런 초록을 눈으로 보고,
입으로 물을 마시면 물맛이 좋으려나?싶어
몬스테라 세 장을 그렸는데,
물을 마시면서 늘 나는 생각한다.
이게 과연 내가 그린 그림인가?
선생님의 도움 없이도 경지에 오를 수 있는
그날까지,
어깨가 더 뭉치더라도
전진해야할 터이다.
아.....
나 이러다 화가가 되어야 하는건가?
조금 걱정이 앞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