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을 배운지가 일 년은 지난 듯하다.
일 년이라 하지만
일주일에 두 번만 나갔고,
중간,중간 아이들 방학주간에 잠깐씩 쉬었으니
총 수업일수는 석 달도 채 되지 않을 듯 싶다.

워낙 변덕이 심한 성격이라
지겨워질까 두려워
색연필 채색을 해보다가,
아크릴 물감 채색을 해보다가,
왔다 갔다, 이리 기웃,저리 기웃 하다 보니
제대로 파고든건 없는 듯 하다.

그저 내겐 완성되는 기쁨으로 황홀감을 맛보는
시간만 주어진다면 족하다고 생각했다.
헌데 요즘엔 이것도 직업병에 속하는 것인지?
몇 시간 색을 입히다 보면 어깨가 뭉치기 일쑤고,
어깨가 뭉치게 되면 뒷골이 뻐근하면서 편두통까지
동반하여 어떤 날은 귀까지 아프기도 하여
좀 놀랐었다.
화가들은 어떻게 몇 날 며칠을 그릴 수 있었던걸까?

이 주동안 초록 몬스테라를 그리고 싶어
색연필을 다시 잡았었다.
주방 선반에 놔두고 싱그런 초록을 눈으로 보고,
입으로 물을 마시면 물맛이 좋으려나?싶어
몬스테라 세 장을 그렸는데,
물을 마시면서 늘 나는 생각한다.
이게 과연 내가 그린 그림인가?

선생님의 도움 없이도 경지에 오를 수 있는
그날까지,
어깨가 더 뭉치더라도
전진해야할 터이다.
아.....
나 이러다 화가가 되어야 하는건가?
조금 걱정이 앞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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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9-17 23:3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9-18 06:5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9-18 00:5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9-18 07:01   URL
비밀 댓글입니다.

순오기 2017-09-18 02: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우~ 훌륭합니다!!@@

책읽는나무 2017-09-18 07:02   좋아요 0 | URL
훌륭하시다고 하시니 몸둘바를 모르겠지만,저도 늘 관람자의 입장이 되어 훌륭하구나!!!
그러는 중입니다^^
늘 남의 그림 보듯이 말이죠ㅋㅋ

hnine 2017-09-18 05: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잘 그리셨어요!!!
계속 하세요. 그림 그리는 일 자체도 좋지만 이렇게 손을 이용해서 몰두할 수 있는 어떤 일이 꼭 필요한 것 같아요 정신 수양을 위해서도요.

그림 그리시는 손도 아름다워요. 다른 그림도 보여주세요~~

책읽는나무 2017-09-18 07:09   좋아요 0 | URL
저 상당히 정신수양을 넘넘 많이 해서 어쩌면 몸에서 사리가 대량으로 나올 듯합니다.
인내,인내......곱씹으면서 그리게 되더라구요ㅜ
캔버스 큰 그림들은 몇 개월동안 그리게 되는 것들도 있어 정말 포기하고 싶을때가 한 두 번이 아니더라구요.
근데 다들 그렇게 투덜대면서도 인내하면서 그리고 있으니 저도 할말 있어도 수다만 떨고 있어요.
지금 시작하는 취미활동은 그저 재미가 아닌 끈기와 인내 그리고 열정이 포함되어야만 진행할 수 있는게 아닌가!!뭐 그런 생각을 해보곤 합니다.^^

다른 그림 몇 점도 있긴한데 저건 내가 봐도 넘 멋져서 내가 그린게 아닌 것 같아 차마 보여주기가 민망해서요!!
조금 심호흡이 가다듬어지면 천천히 보여드리겠습니다^^

단발머리 2017-09-18 06:1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황홀하게 멋진 작품이예요~
정말 이러다 화가 되시겠어요~~~!! ㅎㅎ

책읽는나무 2017-09-18 07:15   좋아요 0 | URL
그죠??
화가가 되어야만 할 것 같은 느낌이 들어요ㅋㅋ
흙손인 내가 그림을 그려내다니!!!
늘 감탄중입니다.
체력이 딸려 늘 아이구야~~~신음하면서도 완성된 순간이 닥치면 그저 황홀감에 눈에서 하트가 뿅뿅!!!!
‘좋아요‘가 눈에서 수백 만 개가 발사됩니다ㅋㅋ
공방샘한테도 늘 나는 내가 그린 그림앞에서 당사자가 아닌 관람자의 입장이 되어 바라보게 된다고 하니까 막 웃더라구요!!!^^

미설 2017-09-18 09: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훌륭하네요!! 일년째 지속하고 있다는건 화가가 될 자질이 충분하다는 뜻일걸요:)

책읽는나무 2017-09-18 13:54   좋아요 1 | URL
아~~이렇게 어물쩍 화가가 등장하는가요??ㅋㅋ
저를 가르쳐 주신 공방샘의 실력이 출중하시다 보니!!!!^^
이미 시작했고, 중간에 그만 두는 것도 아깝고....그냥 밀고 나가보자!!하며 그리고 있네요^^
이러다가 큰 아이 대학갈때 ‘엄마가 먼저 미대 가면 안되겠니?‘라고 할까 봐요!!!
암튼 감사합니다^^

비로그인 2017-09-18 09: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보기만 해도 영혼까지 맑아지는 그림이네요~나무님은 이미 멋진 화가!

책읽는나무 2017-09-18 13:56   좋아요 0 | URL
앗!!!!
다들 이리 띄워 주시니 ‘여기서만 화가‘해야겠네요ㅋㅋ
초록이 계속 이뻐 보이네요.
색칠할때는 좀 지겨워 보이던데 완성하고 보니 몬스테라 나무 속에 있는 듯 하더라구요^^

2017-09-18 12:3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9-18 14:04   URL
비밀 댓글입니다.

서니데이 2017-09-18 16: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림이 클 것 같은데요. 완성까지 무척 오래걸리셨을것 같아요. 그래도 액자에 담으셨으니 이제는 잘 어울리는 멋있는 곳에 거는 일이 남았네요. 책읽는나무님 그림 예뻐요.^^

책읽는나무 2017-09-18 22:37   좋아요 1 | URL
그림이 많이 크진 않아요^^
앞전에 진짜 큰걸 두 개를 몇 달에 걸쳐서 죽으라고 하고 보니까,이건 좀 쉬웠???
아니죠! 쉽진 않았지만,좀 빨리 끝났던 것 같아요.
그리고 저는 공방샘만 믿고 좀 대충대충 해놓구선 애처럼 ‘쌤~~~~‘하고 불러 손 봐달라고 배째라는 식으로!!!!!!ㅋㅋ
그리고 걸진 않고 그냥 선반에 올려두고 시력보완용?으로 바라보고 있어요^^
이런건 선생님 도움 없이도 척척 그려내야 할텐데~~아직 그 단계는 아닌지라!!^^
그냥 열정만 불태우려구요ㅋㅋ
시험은 무사히 잘 치르셨나요?
모쪼록 좋은 결과가 있을껍니다!!^^

조선인 2017-09-20 00: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존경해요

책읽는나무 2017-09-21 19:54   좋아요 0 | URL
저도 조선인님 존경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