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천천히, 스미는 - 영미 작가들이 펼치는 산문의 향연
길버트 키스 체스터턴 외 지음, 강경이.박지홍 엮음, 강경이 옮김 / 봄날의책 / 2016년 9월
평점 :
책 읽기 좋을 때는 아무 때나다.아무 도구도 필요 없고 시간과 장소를 지정할 필요도 없다.책 읽기는 낮이든 밤이든 어느 시간에든 즐길 수 있는 유일한 예술이다.책 읽을 시간이 있고,책을 읽고 싶을 때가 바로 책 읽기 좋은 시간이다.
기쁘거나 슬프거나 건강하거나 아프거나 책은 읽을 수 있다.이유 없이 또는 사소한 연상작용으로 문득 책이 읽고 싶어질때가 있다.
..............................................
하지만 기회를 기다리는 것은 어리석다.책 읽기 좋은 때는 나중이 아니라 지금이다.시간을 만들어서라도 책을 읽지 않으면 분명 즐거움을 놓치고 말 것이다.책을 읽는 근사한 상상에 빠져 수 천 권의 책을,그것도 훌륭한 판본으로 수집했는데 책장도 잘라보지 못하고 죽고 말았다는,해머튼의 친구처럼 말이다.그러니 해머튼이 독서야말로 우리가 마음먹는 온갖 일 중에 가장 큰 환상이라고 말할 만하다.무한한 미래에 방대한 문학을 읽겠다고 마음먹었다가 결국 시간에 패배하고 마는 것만큼 흔한 일이 있을까?
오늘 읽을 책을 결코 내일로 미루지 말자.
............................................
오래전에 세상을 떠난 걸출한 자들과 시간을 보내니
겨울밤이 얼마나 즐거운가!
요즘에도 이런 의견에 동의하는 사람이 많다.심지어 겨울이 일 년 중 책 읽기에 특히 좋은 시간이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겨울에 시와 수필을 읽으면 한층 더 기분이 좋다.바깥은 온통 춥고 습한데도 우리는 푸른 잔디와 꽃이 만개한 나무,봉오리 맺힌 꽃,파란 하늘의 세상으로 순간이동할 수 있으니 말이다.
.................................................
......그래서 결국 이 글의 첫 문장이 곧 마지막 문장이 된다.책 읽기에 적절한 때는 아무 때나다.
(220~229쪽,
애서가는 어떻게 시간을 정복하는가(1930)일부
-홀브룩 잭슨)
버지니아 울프,
F.스콧 피츠제럴드,
윌리엄 포크너,
조지 오웰,
헨리 데이비드 소로우,
오스카 와일드,
마크 트웨인,
찰스 디킨스
등등
영미작가들 그네들의 삶속의 수필은
때론 소설처럼 천천히 스며든다.
작가들의 모든 행간의 사유를
비록 전부 따라가진 못했어도
일 년 중 가장 책 읽기 좋은 계절인 겨울.
이 계절에 읽은 것은 행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