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책으로 가는 문> 미야자키 하야오/현암사

 

리뷰든 페이퍼든 독후감이든 심지어 100자평까지!

좋은 글을 쓰는 것이 쓰는 자의 몫이라면

그글들을 읽고 책을 사거나,아니면 도서관에 달려가 책을 대출 해서라도

읽어내는 것은 읽는 자의 몫이다.

 

그래서 이책은 해피북님의 서평을 읽고서 '행동으로 옮겨야 할 것인가!'의 화두가 

골똘하게 나의 몫이 된 책이었다. 

너무 읽고 싶은데 못 견뎌 저녁무렵 매서운 추위를 뚫고 도서관을 기어 올라가봤다.

검색하니 있다.

책 판형이 작아서 다른 책들 속에 두 권이 숨어 있는 듯 꽂혀 있었다.

아무리 그쪽 분류기호에서 머물렀지만 내눈에는 이책이 눈에 띄지 않아 전혀 알지 못했었던 책이었는데 해피북님의 서평을 읽지 못했더라면 모르고 지나갈뻔 했지 싶다.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이 이와나미 소년문고에서 50권을 선정하여 추천하는 책이다.

한 권,한 권 정성을 다해서 간략하게 아이들에게 소개하는 페이지들이 새삼 감동스럽다.

노장의 권위의식은 전혀 보이지 않는다.

할아버지가 손주들에게 다독다독 머리 쓰다듬으며 이 책 읽어보렴! 부드럽게 권하는 것같아 편안하다.

또한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이 명작동화책들을 권하는 감동의 이유를 우리가 어린시절 그책들을 읽고 느낀 그 감동임을 알고 있기에 더욱더 책이 이쁘게 다가오는 것 같다.

(실제로 책의 만듦새를 살펴보면 정말 수수하고 이쁘다.) 

 

"어린이 문학이란 '태어나길 정말 잘했다'하고 아이들에게 응원을 보내는 것이다"  

 

라는 서문을 시작으로

 

아이들에게 보내는 응원

 

어린이 문학이 가지는 의미

 

 이런 상황에서도 책 읽는 것은 꼭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책은 '필요'입니다.

이시이 모모코를 비롯한 동시대 어른들은 패전 후의 어려움을 극복하고자 소년문고를 만들었습니다. "어린이 문학은 다시 해볼 수 있는 이야기"라는 것입니다.

 정확히 말하자면, 지금은 "다시 해볼 수 없다"하는 어린이문학도 꽤 나왔습니다. 하지만 적어도 전후 이와나미 소녀문고가 출발한 무렵은 "인생은 재생이 가능하다"라는 희망이 어린책의 가장 큰 특징이었을 것입니다.

 뭔가 안 좋은 일이 일어나도 그것을 넘어 다시 한 번 해볼 수 있다고 말이지요.

(154쪽)

 

"태어나길 잘했구나"

 

 어린이 문학은 "어찌할 도리가 없다. 이것이 인간이라는 존재다"하고 인간 존재에 대해 엄격하고 비판적인 문학과는 달리 "태어나길 정말 잘했다"하고 말하는 것입니다. "살아 있어 다행이다.살아도 된다"라는 응원을 아이들에게 보내려는 마음이 어린이 문학이 생겨난 출발점이라고 생각합니다.

(155쪽)

 

태어나길 정말 잘했다라는 응원은 들으면 들을수록

정말 태어난 내가 기특해지는 큰 응원이다.

아이들도 그렇게 분명 스스로가 기특하여 어깨가 으쓱해질 것이라고 믿는다.

 

 

 

 

 

 

 

 

 

 

 

7.<꽃 할머니> 권윤덕/사계절

 

사계절에서 나온 평화그림책 시리즈 중 한 권인데 이 책이 나온 해는 2010년이다.

책이 나오던 그해였는지 기억은 안나지만 잠깐 몸 담았던 독서모임 방에서 권윤덕 작가가 이책을 만들게 되는 과정들을 담은 다큐멘터리를 보았던 기억이 인상 깊게 남았었다.

1940년 13살 나이에 일본군 '위안부'로 끌려갔던 심달연 할머니의 증언을 바탕으로 만들었다고 책의 뒷머리에 기록되어 있는 것처럼 그 영상에서도 작가는 직접 심달연 할머니를 찾아뵙고 말씀 나누고, 손을 만져 드리고, 꽃을 같이 만지고,한복도 입혀 드리고, 곱다고 말씀 드리니 수줍게 좋아시던 할머님의 모습도 오랫동안 가슴에 남았다.

 

작가는 여러 날들을 자료를 찾고 오랫동안 그림을 그리고 수정하고 고민한다.

그 모습들이 여느 그림책을 만드는 작업들과는 다르게 무척 고되고 힘들었을 것이라 생각하고 지켜보니 역시 작가는 아이를 잉태하는 느낌으로 이책을 만들고 있었다.

직접 일본으로 넘어가 일본 학생들에게 이 그림책을 읽어주고 그아이들의 느낌을 들어보는 장면도 있었는데 일본 학생들도 위안부 할머님들에 대한 이야기를 자세하게 전해 들으니 많이 놀라더라! 어떤 아이는 부끄럽다고 말했었던 것 같은데.....

아이들은 부끄러워 하고 있는데 어른들은 왜 부끄러워 하지 않고,미안해 하지 않는 것일까?

 

할머님들의 청춘은 말라 시들었지만 이책의 제목처럼 꽃 할머니로 활짝 피어나길 바랄뿐이다.

 

더 늦기전에 진정한 사과를 받고 마음의 위로를 받으셔야 할 터인데....

이책을 읽을때면 늘 가슴에 돌 하나가 얹어 있는 기분이다.

 

 

 

 

 

 

 

 

 

 

 

 

8.김용택 선생님이 들려주는 <어린이 인성사전> 김용택글,김세현 그림/이마주

 

채인선 작가의 <아름다운 가치 사전>이란 책이 있다.

그책을 처음 접했을때 이런 책이 사전이라니!! 감탄을 했었다.

감탄을 하자마자 비슷한 제목들의 책이 지금 많이 쏟아져 나오고 있는 듯하다.

감탄하지 말껄 그랬나?

이책도 그러한 책들의 계보를 잇는 비슷한 내용이긴 하나

김용택 시인이 적었다고 하여 냉큼 읽어보니 역시 이름 난 작가의 힘은 대단하다.

 

책의 제목처럼 인성사전이어서 아이들의 인성에 관한 용어에 대한 풀이를 해 놓았다.

하지만 김용택작가는 시인이므로 단어에 관련된 동시를 한 편씩 찾아 읊어 주고  있다는 것이 이책의 큰 장점이다.

동시를 읽고 뒷편으로 선생님의 달콤한 잔소리?가 읽힌다.

잔소리긴 하지만 참 감미로운 잔소리다.

 

또한 선생님이 내리시는 단어의 정의는 아이들 뿐만 아니라 어른들의 인성자각에도 큰 도움이 될 수도 있겠다.

 

<사랑>

 

아침밥 먹고

우리 아빠는 논에 갑니다.

 

저녁에 집에 오면

흙 묻은 얼굴

흙 묻은 손과 발을 씻지요

 

나는 밥 먹을 때

우리 아빠를 생각합니다.

 

---<우리 아빠> 김용택

 

 땅속에 있던 씨앗이 처음 싹을 내밀어 세상에 눈을 뜨고, 다른 무언가에 관심을 갖기 시작하는 순간이 사랑입니다.

그래서 사랑을 가리켜 눈을 뜨는 것이라고 말합니다.

 내 마음이 누군가를 향할 때 우리는 사랑하는 사람이 생겼다고 합니다. 자꾸 생각나는 사람이 있는 것이지요.사랑은 사람을 향해 따듯하고,싱그럽고,희망찬 마음의 방향이 정해지는 것입니다.

사랑은 평화를 가져다주지요.사랑하는 사람 곁에 있으면 편안해요.사람의 마음을 안심시켜 주는 아름다운 약입니다.사랑하면 세상 모든 것들이 다 소중하고 귀하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사랑하면 세상이 새롭게 보이고,내가 새로워집니다.

 사랑은 세상을 향해 저절로 마음을 여는 일입니다.마음을 줄 사람이 있고,그 마음을 받을사람이 있을 때 그것이 사랑이라고 말합니다.마음을 주고 받는 일은 진심일 때만 가능합니다.나도 모르게 마음이 갈 때,가는 마음을 잡을 수 없을 때,그 마음을 누구도 막을 수 없을 때, 사랑은 세상의 많은 문제를 해결해 주는 가장 크고, 높고, 깊은 말입니다.그 어떤 말로도 이길 수 없는 말이 사랑입니다.

 엄마 아빠가 하는 일이 처음 보이면 그게 사랑입니다.엄마가 설거지를 하거나,아빠가 아침 일찍 일을 하러 나가는 뒷모습이 처음 눈에 들어오면 사랑이 시작된 것입니다.

 친구가 길을 가다가 넘어졌습니다.무릎에서 피가 납니다.친구가 웁니다.친구의 아픔이 내 아픔이 될 때 진심 어린 말이 나옵니다.그 말이 사랑입니다.남의 아픔이 내 아픔이 될 때나온 말이 사랑입니다.(184~197쪽)

 

김용택 시인이 내린 사랑의 정의는 이런 것이다.

다른 말은 접어 두더라도 엄마,아빠가 하는 일이 처음 보이면 그게 사랑이라고 정의하니 아이들은 가장 빨리 이해하지 않을까?싶다.

아이들은 아이들의 언어로 재빠르게 이해하는 재주가 있다.

 

아,그리고 <꽃 할머니>그림책을 읽다가 이 부분을 읽으니 이건 읽어야 할 사람이 따로 있구나!싶더라.

 

<리더십>

 

손수레를 혼자 끌고 가는 사람은 리더가 아닙니다. 혼자 앞서가는 사람이 리더가 아닙니다.앞에서 지휘하는 사람이 리더가 아닙니다. 리더는 이끄는 힘을 키우는 게 아니라,여러 사람의 힘을 키우는 사람입니다.리더는 혼자 앞서가는 사람이 아니라,여럿이 함께 가는 사람입니다.혼자 힘쓰는 사람이 아니라, 여러 사람의 힘을 모으는 사람입니다.혼자 잘 사는 사람이 아니라,더불어 사는 사람입니다.리더는 혼자 잘난 사람이 아닙니다.

 학교에는 반장이 있고,담임 선생님이 있고 ,교장 선생님이 있습니다. 마을에는 이장, 군에는 군수,시에는 시장이 있고, 회사에는 사장이 있고,나라에는 대통령이 있습니다.그런 사람들을 우리는 리더라고 합니다. 나라가 시끄러우면 대통령의 지도력에 문제가 있다고 합니다. 국민들의 뜻이 어디에 있는지 살펴서 국민들의 마음을 한군데로 모아 어려움을 해결하는 게 진정한 대통령입니다. 가정도, 학교도, 회사도 같습니다. 리더가 갖추어야 할 가장 중요한 덕목은 사람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입니다.

(26쪽)

 

이책은 어린이들의 인성을 올곧게 세워주는 도움을 주는 책이라면,

어른들에게는 인성을 다시 바로 다듬어 줄 수 있는 책이 될 수도 있을텐데....

그곳으로 택배로 배달해주고픈 책이다.

문득 그런 생각을 품게 해주는 책이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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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1-26 18:57   URL
비밀 댓글입니다.

책읽는나무 2016-01-26 20:56   좋아요 1 | URL
제목이 참 좋죠?
저도 계속 쳐다보고 또 쳐다 보았어요
책 표지도 어찌나 이쁜지 손으로 점자책 만지듯이 자꾸 매만지게 되구요!!^^

서니데이 2016-01-26 19: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잘읽었습니다.
책읽는나무님, 좋은 하루 되세요.^^

책읽는나무 2016-01-26 20:56   좋아요 1 | URL
네^^
서니데이님도 좋은 밤 되시어요^^

해피북 2016-01-27 17:2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요즘 북플 활동하시는 분들이 늘어나서 다양한 분들과 이야기나눌 수 있어 기쁜데요. 그 만큼 이웃님들의 글이 밀려나는 속도가 빨라져서 하루종일 앉아서 들여다보지 못하면 글을 놓치게 되는 일이 많아진거 같아요ㅜㅜ 아마 말씀해주시지않았다면 이렇게 제 이름을 여러번 외쳐주시는 감격스러운 순간도, 김용택 작가님의 울림을 주는 이야기도 놓치고 말았을거라 생각됩니다 ㅎ 이제라도 읽어서 다행스럽다는 생각과 이제는 서재로 찾아다니며 글을 읽어야겠다는 만감이 교차했어요^~^

책읽는나무 2016-01-27 18:47   좋아요 0 | URL
저도 요즘 새로운 친구분들이 많이 생겨나서 글들이 글들이~~~~계속 밀리고 있어요ㅜ
정말 어떤 날은 종일 들고 있었거든요~~왼쪽 손으로 스마트폰을 받쳐들고 읽었더니!! 왼쪽 겨드랑이와 날개죽지 그리고 어깨에 담이 와버렸ㅜㅜㅋㅋ
그래서 저는 독서 못지않게 북플이나 서재글 읽는 것도 만만찮은 에너지가 필요하겠단 생각이 들어요
하지만 그렇다고 소홀할 수도 없는 점이 이렇게 좋은 책을 소개받을 수 있으니!!
소홀 할 수도 없음이요?~~하루종일 잡고 있지도 못함이요?~~
참 난감합니다ㅋㅋ
정말 저마다 짜투리 시간을 얼마나 잘 활용하느냐의 성공여부가 날 터인데~~헌데 우린 왜 이다지도 서재와 북플에 목을 매고 있는건지??
참 아이러니한 삶입니다^^
제주변사람들에겐 절대 나의 생활을 이해못할 것 같아 절대비밀에 부치고 있어요^^

해피북 2016-01-27 19:00   좋아요 1 | URL
저두요~~~ 하루종일 보다가보면 팔이 결리고 나중에는 이분의 글이 저분의 글이었나가되고 ㅜㅜ 주로 저녁시간에 들여다보고 있으니 신랑이 자꾸 휴대폰 오래들여다본다고 핀잔주구 말이죠. 저는 그게 아닌데 ㅎㅎ 그래도 포기 할 수 없다던 말, 절대 비밀이라던말에 격한 공감을 하게 됩니다 ㅎㅎ 그리구 북플에 관심이웃을 설정해서 글을 볼 수 있는 방이 만들어졌으면 좋겠어요 ㅋ그럼 놓치는 경우도 적어지겠죠?

책읽는나무 2016-01-27 19:05   좋아요 0 | URL
관심이웃!!
좋은 생각이에요^^
근데 나중엔 관심이웃도 무한대로 늘어나서 결국 그글들도 못 읽어내지 않을까?생각하며 혼자 빵~터진ㅡ.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