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돌아오면 뗀다-4(?)

내가 본 글들이 알케님,다락방님,보슬비님 순으로 읽었으니 내기준으로 네 번째!

작년겨울 몇 년을 들고 다니던 가방이 뼈를 드러내는 사태가 벌어져 큰맘먹고 신랑한테서 크리스마스 선물겸 주말부부를 시작하는 기념?으로 이가방을 선물 받았다.부부지간에 선물을 받는 것도 큰 결심이 뒤따르는 것은 부부 공동재산으로 결재를 하다보니 이건 선물이 선물이 아닌 듯한??

암튼,
올봄 집근처 산책하다가 아버지와 아들은 같이 이발하러 가고 딸들과 엄마는 시간을 때우려 근처 개인적으로 아끼는 찻집에 들어갔었다.
그곳 찻집 입구에 노란 스티커가 접시에 가득 담겨 있었다.반가워 한 움큼 집어 왔는데 딸들도 한 움큼!!ㅜ

그래서,
가방 손잡이 가죽 부분 손이 닿지 않는 부분 양쪽에 붙였는데 한 쪽은 그새 옷깃에 많이 스친겐지?접착력이 부족했던겐지?금방 떨어졌는데 한 쪽은 아직까지도 잘 붙어있다.
문제는 핸드폰 케이스에 붙인 노란스티커는 현재 한쪽 리본이 들고 일어나기 시작해 불안하다.
`다 돌아오면 뗀다`캠페인 종료시까지 과연 스티커가 살아남을지?
한 움큼 집어 와 딸들도 자신들의 책가방에,필통에,책상에,스탠드에,공책에 마구 마구 붙여 놓았는데 잘한 것인지? 둥이들은 스티커 놀이하듯 너무 재밌어 하더란 말이지!
나는 떨어지면 계속 붙일 요량으로 들고 온 속셈인데~~딸들은??ㅜ

그리고,
올봄 주말에 신랑 근무지인 대구를 올라간 적이 있었다.
대구시내를 돌다가 바보주막 앞에서 세찬 바람에 돌아가는 노랑 바람개비를 바라보고 있는데 어디선가 쨍그랑?비슷한 소리가 들려 발밑을 내려다보니 아 글쎄~옷에 다는 노란리본이 두 개가 반짝!!!
`이건 운명이다`
그리하여 새로 산 가방에 잠깐 고민하다가 구멍을 뚫고 일 년 365일 들고 다니는중이다.

떨어질 염려 전혀 없이 딱 밀착해 있어 다 돌아올때까진 절대 뗄일이 없긴 하겠지만 그래도 내손으로 얼른 떼버릴 수있는 날이 빨리 오면 좋으련만~~

가방을 메고 다니면서 측면의 노란 리본을 보고 흘끔거리는 사람들도 많이 보았고,아는 척하는 지인들중 원하는 이들에겐 한 움큼 가져온 스티커를 나눠주면서 보람도 느낀적 있었지만 한 친구에겐 서운함을 느끼기도 했었다.

얼마전 갑자기 친구에게서 연락이 와 부산 내려가니 다짜고짜 만나자는 것이다.
서울에 살고 있어 10년 넘어 못만나다 정말 오랜만에 만나는 친구라 설렘을 안고 나갔었다.
반갑다고 한참 수다를 떨다 어린시절처럼 화장실을 같이 들어갔다.그리고 서로 가방을 들어주며 기다렸는데 내친구가 노란 리본이 그제서야 눈에 들어왔었는지 한 마디 툭 내민다.

˝누가 죽었나?왜 달고 다니노?˝
몰라서 묻나 싶어
˝세월호관련 리본인데 모르나?˝
친구는 곧바로
˝알고 있다˝
.......................?

`알면서 왜 물어?`

이말을 하고 싶었지만 10년만에 만난 친구라 차마 입으로 내뱉진 못하고 속으로 퉁~~~
가까운 친구가 저정도인데~~~
과연 노란리본을 뗄 날은 언제 오려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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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발머리 2015-11-10 14: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제 손으로 그 우악스런 고리를 떼어내어 저 노란 리본을 뗄 날이 오기를 기다리고 있어요.
아... 가까운 친구가 저리 말한다면 얼마나 마음이 무너질지...
자세히 이야기하면 친구사이 금 갈 수도 있으니까요.
말도 못 하지요.
.....

슬픈 현실입니다.

책읽는나무 2015-11-10 20:22   좋아요 0 | URL
그런 날들이~~희망찬 날들이 빨리 와야할터인데 말입니다.
가끔씩 유가족들 생각하면 이렇게 한 많은 세상을 어찌살아가나?찡~~합니다ㅜ

제친구는요~~~~ㅜ
머리끄댕이를 잡아댕기려니 나보다 덩치가 너무 커서요 그리고 힘도 너무 쎄서요ㅜ
담번에 만나면 조용히 노란리본 스티커를 손에 쥐어주려구요~~~정말 십 년만에 만난지라 뭐라고 정색하기가 애매했어요 자주 만나야 서로의 생각들을 주고 받기가 편할터인데~~그동안 애 키우고 산다고 너무 친구를 멀리하고 산 듯 했어요
이제 조금씩 옛친구를 만나고 있네요^^

마녀고양이 2015-12-01 15: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저희 집 현관 문짝에 붙였습니다.
저 역시 언제쯤 뗄 날이 오려나 하고 물끄러미 바라보는 때가 있습니다.

책읽는나무 2015-12-01 19:27   좋아요 0 | URL
그죠?
저도 노란리본을 바라볼적엔 늘 그생각을 합니다
언제쯤일까?하구요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