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검이불루 화이불치(檢而不陋 華而不侈)
'검소하되 누추하지 않았고, 화려하되 사치스럽지 않았다.'
라는 뜻이지.나는 그것이 백제의 정신이고 백제의 마음이고 백제의 아름다움이고 백제의 미학이라고 믿고 있어."
(356쪽)
" 부여답사에서 하이라이트는 아무래도 정림사터 오층석탑이라고 해야 할 것이다. 정림사탑은 멀리서 보면 아주 왜소해 보이지만 앞으로 다가갈수록 자못 웅장한 스케일도 느껴지고 저절로 멋지다는 탄성을 지르게 한다. 본래 회랑 안에 세워진 것이니 우리는 중문을 열고 들어온 위치에서 이 탑을 논해야 한다. 이 탑의 설계자가 요구하는 바로 그 자리에서 볼 때 정림사탑은 우아한 아름다움의 한 표본이 되는 것이다. 완만한 체감률과 높직한 1층 탑신부는 우리에게 준수한 자태를 탐미케 하며 부드러운 마감새는 그 고운 인상을 말하게 하는 것이다. 헌칠한 키에 늘씬한 몸매 그러나 단정한 몸가짐에 어딘지 지적인 분위기, 절대로 완력이나 난폭한 언행을 할 리 없는 착한 품성과 어진 눈빛, 조용한 걸음걸이에 따뜻한 눈인사를 보낼 것같은 그런 인상의 석탑이다. 특히 아침안개속의 정림사탑은 엘리건트(elegant)하고, 노블(noble)하며, 그레이스풀(graceful)한 우아미의 화신이다.
만약에 안목있는 미술사가에게 가장 백제적인 유물을 꼽으라고 주문한다면 서산마애불, 금동미륵반가사유상, 산수문전등과 함께 이 정림사탑이 반드시 꼽힐 것이며, 나에게 말하라고 한다면 정림사 오층석탑이야말로 검소하지만 누추하지 않았다는 백제 미학의 상징적 유물이라고 답할 것이다. 극단적으로 말해서 100개의 유물과도 바꿀 수 없는 위대한 명작인 것이다."
(409쪽)
몇 년 전 부여를 다녀온적이 있었다.그시절엔 시간에 쫓겨 이 정림사터 오층석탑을 그저 밖에서 지나치며 본 것이 모두였지만 탑의 상층부 언저리만 살짝 보았는데도 내내 잊혀지지 않았었다.그래서인지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3>이책은 더욱더 정림사터 오층석탑을 가서 직접 눈으로 확인하게끔 충동질했었던 것같다.
오층석탑 이것 하나를 보기위해 얼마전 부여를 다시 찾았었다.
과연 유홍준교수의 극찬을 받을만한 백제를 대표하는 유물이었다.
신라의 다보탑과는 또다른 감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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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제의 과거를 느끼려 갔었지만,
그릇이 작아 어쩌면 백제의 현재만 느끼고 왔는지도 모르겠다.
여름이었으니까!!
핑계를 댈 수 있는 것이 있어 얼마나 좋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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