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이야기 전통문화 그림책 솔거나라
김선남 글.그림 / 보림 / 201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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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림의 솔거나라 시리즈는 개인적으로 워낙 좋아하는 시리즈인지라 별표를 매기는 행위에 있어, 그저 마음이 약해지는지라 조금의 편애를 좀 일삼는 편이다.

 이 책,'서울 이야기'는 '편애'라는 단어에서 헤어나와 당당하게 별 다섯을 꾹 눌러줘도 되겠다.
 

 솔거나라는 시간이 갈수록 책이 고급스러워지는 느낌이다.'전통문화 그림책'시리즈인만큼 책의 외형에 신경을 쓸 수밖에 없겠지만,내용 또한 그에 못지 않게 충실해야만,비로소 '전통문화'라는 용어를 붙여놓을 수가 있을 것이다.
 그러한 깐깐한 기준을 놓고 본다면,이 책은 그런대로 만족스럽다.어쩌면,아이들에게 부러 찾아서 읽혀줘야될 책인지도 모르겠단 생각마저 든다.

 

 책은 선명한 색감을 기대하면 안된다라는 것을 꼭 기억하고 책장을 넘겨야 될 것이다.또한 기승전결과 함께,어떤 교훈적인 이야기를 기대해서도 안된다.(하지만,책을 깊이 이해하다보면,기승전결도 눈에 보이고,교훈적인 이야기를 발견할 수 있다.조금 학년이 높은 아이들이라면 한눈에 알아볼 수 있을 것이다.)
 책의 앞표지를 살펴보면 서울의 옛지도 그림이 새겨져 있다.그리고 제목은 '서울 이야기'이다.
그러니까 이책은 서울의 지도를 시대 흐름별로 그려 놓고,서울이란 도시가 태초에 생겨난 시점부터 근대를 지나 현재의 모습까지 아기자기하게 잘 그려 놓았다.색감도 자연을 닮은 수수한 색감을 이용하여 풍경은 참 몽환적이다.들여다 보노라면 그시대로 들어가 있는 느낌이다.
 지도에 그려져 있는 경복궁을 비롯한 궁궐과 한옥의 집채, 그리고 산세와 강줄기,사람들의 모습들은 김정호 선생처럼 직접 발로 걸어서 일일이 눈으로 보고 그린 듯한 상상이 일어 재미나다.지도의 모습을 갖추고 있지만,산수화 같은 풍경 그림을 더하고 있어 눈이 시원하고 즐겁다.
 작가가 궁금하여 살펴보니 예전에 <나무 하나에>란 그림책을 읽고 퍽 인상깊었던 기억이 떠올라  저절로 고개가 끄덕여 진다.작가의 깊어진 내공에 그저 감사할 따름이다.

 
 태조실록부터 고종실록까지 11개의 실록과 1926년 시대일보와 1974년 동아일보의 '수도권 전철시대의 막이 올랐다'라는 2개의 신문기사글까지 총 13개의 짤막한 글들을 왼쪽 우측에 세로로 글을 옮겨 놓아 산수화에 나오는 싯구처럼 모양을 갖추고 있고,오른쪽에는 아이들에게 더 쉬운 말로 자세하게 지도그림 설명을 해주고 있다.오른쪽 하단엔 펼쳐진 옛지도를 감상하기 어려울 것같은 아이들에게 군더더기를 뺀 핵심 그림들이 그려 더 자세한 그림 설명이 된다.
 작가는 7살 난 아들에게 무시로 지나다니는 궁궐에 대해 궁금해 하여 이책을 만들었다고 하지만,이책은 이제 역사를 배우기 시작하는 초등생들에게 더 유익한 책이 되지 싶다.더군다나 서울이란 도시에서 많이 떨어져 살고 있어 궁궐이란 곳이 영 낯설고,서울이란 곳의 역사를 알고 싶어하는 아이들에게 어떤 희미한 윤곽에 굵직한 선을 그어줄 수 있는 유익한 책이지 싶다.

 

 나는 서울에서 태어나지도 않았고,자라보지도 않아 어린시절엔 서울에 한 번 가보는 것이 꿈이었던 시절이 있었다.20대 성인이 되어서 처음으로 서울땅이란 곳을 밟으면서 많이 놀랐던 것같다.

높은 빌딩과 수많은 인파들로 어딜 가나 북적북적 거리고,가슴을 억누르는 답답한 공기가 어린시절 꿈에 그리던 그도시가 바로 이런 곳이었나? 첫떨림과 첫흥분의 순간들은 순식간에 사라지고 가슴이 답답한 도시가 바로 서울이구나! 싶어 좀 많이 울적했었던 기억이 떠오른다.(물론 수많은 문화시설이 집중되어 있는 서울을 바라보면 많이 부럽다.모든 좋은 물건들도 서울로 향하고 있어 과일 하나를 먹어 보아도 질이 다름을 느낀다.) 
 만약,내가 어린시절에도 이런책이 있었다면 몇 년 전 그해 울적해할 필요까진 없었겠다 싶다.
서울의 복잡함과 낯섬에 휑한 마음을 좀 따뜻하게 어루만져줄 수 있는 책처럼 느껴지기 때문이다.서울을 잘 알고 다가가는 것이 서울을 친근하게 마음으로 느낄 수 있는 방법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서울'은 그곳에 살고 있는 사람들만이 사랑하는 도시가 아니다.멀리 떨어진 곳에 살고 있는 사람들에게도 항상 마음에 품고 있는 꿈의 도시이며 사랑하는 도시! 그런 곳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자꾸 아이들에게 이런말로 이책을 펼치게 되는 것같다.
"엄마는 말야! 어릴때 서울에 무척 가보고 싶었거든! 그렇게 가보고 싶던 서울이 예전에 이렇게 생겼다고 하네?~~~~"  


 지금의 서울은 어린시절에 동경한 그서울의 모습과는 다르게 거대한 몸을 하고 있어 살고 싶진 않지만, 그래도 항상 마음이 향하고 있으니 역시 사랑할 수 밖에 없는 도시임에는 분명한 듯하다.그래서 아이들에게도 우리의 도시 서울! 특히 아름다운 서울의 모습이 담긴 이런책들을 자주 보여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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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녀고양이 2012-10-08 14: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하하, 처음 오셨을 때 답답함을 느끼셨군요.. ^^
하기사 저도 서울에서 나고 자랐지만, 코알라를 거기서 키우고 싶진 않아서
일산에서 살고 있긴 하네요. 그래도 도시에서 자라서 그런지,
시골 갔다가 돌아오면서 빌딩숲을 보면 마음이 편해질 때가 있어요..
고향이라서 그런걸까요.

책나무님, 잘 계시죠? 오랜만이셔여~

책읽는나무 2012-10-09 07:13   좋아요 0 | URL
오랜만이어요.^^
사막이란 글자가 빠져 처음엔 누구신가?했습니다.ㅋ
지방에 살아서 그런가요? 한 번씩 대도시로 나가면 처음엔 가슴이 답답하더라구요.저만 그리 느끼는 것일까요?ㅠ
서울엔 처음 갔을때 가슴이 답답하면서 잠깐 직장생활을 한다고 몇 년 살았던 적도 있었는데 그때 비염에 걸려 지금은 만성비염을 달고 사네요.
그시절 고향갔다가 명절 연휴 끝내면서 도시 톨게이트 입구에 들어서면 갑자기 마음이 편해짐을 저도 똑같이 느껴보곤 했네요.아마도 자신이 둥지를 튼 곳이 어디든,그곳이 가장 익숙한 곳!이 되겠죠?^^
코알라랑 알콩달콩 일산에서 잘 살고 계시는군요?

2012-10-14 13:3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2-10-28 10:13   URL
비밀 댓글입니다.

icaru 2012-10-14 13: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지식이 너무 얕아서 들려 줄 말도 없고 하더리고요 그럴 때 보여주면 좋겠어요.

책읽는나무 2012-10-28 10:02   좋아요 0 | URL
맞아요.맞아요.^^
이런,저런 다양한 역사책이 많이 나왔음 좋겠어요.
옛시절에 대한 이야기들은 아무래도 책을 통해서 들려주는 방법이 가장 확실하고,정확하게 아이들에게 와닿는 것같아요.
저도 지식이 얕아서 이런책들이 많을수록 흐뭇하네요.^^

숲노래 2012-10-25 08: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람들은 예나 이제나 잘 살아왔겠지요.
궁궐이 '전통문화'일까 잘 모르겠는데,
왜냐하면 '청와대'나 '국회의사당'을 놓고
500년쯤 뒤 사람들이 '전통문화'로 여길까 알쏭달쏭하거든요.

서울시청이든 강남구청이든... 이런저런 '건물'이 '전통문화'가 된다기보다,
사람들이 서로 얼크러져 이루는 하루가 곧 '전통문화'가 되리라 느껴요.
이를테면, 책읽는나무 님이 쓴 이 작은 글이야말로 '전통'이자 '문화'가 되겠지요...

책읽는나무 2012-10-28 10:00   좋아요 0 | URL
전통..문화..과찬이십니다.
하지만 현재는 미래의 전통이 된다는 것에는 동의합니다.^^
지금의 청와대나 국회의사당은 박물관 수준이 되지 않을까요?
궁궐처럼 옛문화수준까지 갈까요? 갑자기 저도 아리쏭하네요.ㅋ
아마도 정치적으로 안정되지 않은 시기라고 역사 기록은 될 것같은데 말입니다.

전 지금 현재 우리가 선인들의 기법을 흉내낼 수 없는 어떤 기법이나 문양들은 전통문화의 범주에는 포함된다고 생각해요.궁궐은 왕이 살아온 역사도 깃들어 있는 곳이겠지만,그궁궐을 지은 무수한 장인들의 손길과 궁궐을 지키고 닦아온 손길이 있었기에 건재하는 것이고 사람들은 왕의 역사를 보러 가는 것이 아니고 건재해 있는 궁궐의 나무결을 보러가는 것이니 분명 전통문화가 맞을꺼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