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상 고양이
한해숙 지음 / 혜지원 / 2016년 1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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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젠 그장소님의 소식을 듣고
믿지 못하겠더니,
오늘은 이틀동안 종종 올라 온 이웃님들 서재에서
글과 사진을 접하다 보니 진짜구나!!싶어...
이젠 고인의 명복을 빌어 드리는게 도리겠거니 싶다.

그장소님과 나와는
다른 애틋하신 분들처럼 그리 오랜시간 동안,그리고 따로 사적인 연락을 취할 정도의 친분은 아녔다.
몇 년 전 북플을 처음 로그인 하면서 서로 친구신청을 맺은 사이였었다.
그때 친구를 맺고 닉네임에 홀딱 반하여,
닉네임이 멋지다고 고백을 하면서 친분을 쌓기 시작했었다.

그러다 예전에 활동하셨던 알라디너 검은비님이 일러스트북을 출간하셨었는데,이 소식을 그장소님의 서재에서 알게 되었었다.
내가 검은비님을 기억하고 있다는 댓글에 무척 흥분하시면서 좋아해줬던 그장소님만의 발랄한 댓글이 아직도 기억난다.
그날 신이 나 둘이서 댓글을 주거니 받거니 하면서 친해진? 계기가 되었던 것 같다.

좀더 친해질 수 있는 시간이 많았을텐데도 나의 게으름으로 인해 드문드문 그장소님의 서재를 찾았고,드문드문 댓글을 남겼던 시간들이
지금 와서 많은 아쉬움과 미안함으로 다가오는 이틀이었다.
예전 물만두님의 소식을 한참후에 듣고 아쉬움이 일던 때와 비슷하여 더욱 마음이 침잠해지는 듯하다.

하릴없이 그장소님의 서재를 몇 번 들락날락 하면서 검은비님의 전시회 소식이 올라온 마지막 페이퍼 글을 읽게 되었다.
가고 싶어 열망하는 글들이 무척 아프게 읽혔다.
내겐 그장소님과 인연을 맺게 된 단상 고양이가
이젠 고인의 마지막 글이 되어 버렸다.

애도하는 마음으로 그장소님이 아꼈던 검은비님의 책을 책장에서 찾아 재독했다.
책 한 권은 그저 한 권의 책에 그치지 않는다(138쪽)
는 문장이 눈에 박힌다.
나는 감히 따라갈 수 없는 수천 권의 책을 읽어 낸, 다독가였던 그장소님은 특히나 소설을 읽을때 문득 문득 어떤 형태로(특히나 책을 읽다가 잠이 든 듯한 모습)많이 생각날 듯하다.
추리소설을 읽으면 여지없이 떠올리는 물만두님처럼..
책을 통해 만난 인연들이기에 어떤 책을 보면,혹은 어떤 책을 읽으면, 이곳 사람들을(얼굴도 모르는데) 떠올리게 된다.
그래서 책 한 권은 그냥 종이가 아닌 좀 더 특별한 인연인 것 같은 존재로 다가온다.

그장소님과 나눈 마지막 답글이 줄곧 머릿속에 맴돈다.
그장소님의 아픔을 애써 외면한채
좀 더 따뜻하게 위로해 주지 못한 것이 못내 아쉽고
죄송하다.

고인의 답글 중 ‘한 번 더 기억해 주는 것,생전 좋았던 것 하나 더 꺼내 기억해 주는 것......‘
그거면 된 거라는 그 문구를 나는 계속 떠올리고 있다.
내 방식대로 이렇게 마음 정리하는 스스로가 참 이기적이다.
삼 년 전 엄마를 보내 드리고, 애써 어떤 것에 대한 합리화를 시켜 마음 정리를 할때 스스로가 참 이기적인 딸이라고 생각했었는데 문득 그때 느낌이 되살아나는 듯하다.

아무튼,
이제는 좋은 곳에서 편히 쉴 수 있게 명복을 빌어 주는 것이 잠시나마 인연을 맺었던 자로서 해 줄 수 있는 마지막 우정이겠다.

부디 그곳에서는 아픔과 외로움 없이 평안하시고 행복하시길!!!


댓글(6) 먼댓글(0) 좋아요(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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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1-13 17:1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9-01-13 19:16   URL
비밀 댓글입니다.

hnine 2019-01-13 20: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에휴, 저는 오늘도 그장소님 생각에서 떠나질 못하고 하루를 보냈네요.
Agalma님 올려주신 글과 사진 보고 나니 마음이 그렇게 휑할 수가 없어요.
검은고양이님 한때 알라딘에서 참 많이 활동하셨던 분이라서 저도 잘 기억하고 있고 귀여운 아드님 얼굴도 생각나요. 이제는 많이 컸겠지요.

책읽는나무 2019-01-13 21:04   좋아요 0 | URL
저도 그랬었던 어제,오늘이었습니다.
아갈마님의 서재에서 저도 마음이 많이 아팠습니다.
마지막 가는 길이 너무 외롭고 힘들었을 것 같아 에혀....
모쪼록 그곳에선 아프지도 말고 외롭지 않길 빌 수 밖에요.
알라디너님들의 이런 빈자리는 너무 허망하네요.
이런생각,저런생각을 하다 보니 알라딘 서재에서 얼마나 오래 버틸 수 있을까?문득 그런 생각도 들고...사진을 봤는데도 계속 믿기질 않아 계속 그장소님의 서재를 왔다 갔다 했었네요.

검은비님의 책을 이렇게 연관 지어 글을 올려도 되나?싶었는데...제 개인적인 그장소님과의 추억이 깃든 책인지라...
검은비님의 아드님은 저희 아들과 동갑이었던걸로 기억합니다.
맞다면 고2 올라가지 싶어요^^

2019-01-16 23:4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9-01-17 15:57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