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지의 걸작
오노레 드 발자크 지음, 김호영 옮김 / 녹색광선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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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1월 10일


"우린 깊이 성찰할 수 있을 겁니다!" - [미지의 걸작]


" ( ~ ) 자, 좋아, 자네 애인의 손을 주조해서 자네 앞에 놓아보게. 자네는 어떤 유사점도 없는 그저 끔찍한 시체 하나를 보게 될 거야. 자네는 결국 그 손을 정확하게 복제하는 대신 그것의 움직임과 생명력을 나타내 줄 인간의 끝을 찾으러 가게 될 걸세. 우리는 사물과 존재들의 정신과 영혼, 인상(人相)을 포착해야 하네. 그래, 효과! 효과를! 하지만 효과는 생명의 부수적 사건이지, 생명 자체는 아니야. ( ~ )

화가도, 시인도, 조각가도 원인과 결과를 분리시킬 수는 없네. 그 둘은 어쩔 도리가 없을 정도로 서로가 서로에 속해 있지! 진짜 투쟁은 바로 거기에 있는 거야! "

* 오노레 드 발자크, [미지의 걸작]에서 (82~83)
- 녹색광선, 김호영 옮김, 초판 1쇄, 2019. 1.10


:
영원한 생명과 미(美)에 관한 질문으로 이어지는 두 편의 옛 소설이 이상하게도(?) 너무도 쉬 넘어갑니다. 아마도 <영생의 묘약>에서 만난 돈 후안의 새로운 이야기와 <미지의 걸작>에서 펼쳐지는 절대적인 아름다움에 대한 화가의 욕망이 무척 흥미로운 데다 마치 지금의 이야기를 읽는 듯 다가오는 매끄러운 문장들 덕분일 것입니다.


"사랑하는 아들아, 바보짓을 해도 네가 재미있는 것만 하거라."
- <영생의 묘약>에서 (23)

그리 길지 않은 이야기 사이에 다가오는 글들이 요즘 이야기인 것 같습니다. '영생'에 관한 '놀라운' 이야기는 직접 만나 보셔야만 하고요.


"나는 명예를 얻기보다는 사랑받고 싶어. 나에게 자기는 재산이나 영광보다 더 아름다워. 가서 내 붓을 던져버리고 내 소묘들을 태워버려. 내가 잘못 생각했어. 나의 임무는 자기를 사랑하는 거야. 나는 화가가 아니야, 사랑하는 사람이지. 예술과 그 모든 비밀이여, 모두 사라져 버리길!"

- <미지의 걸작>에서 (111)


절대적이고 완전무결한 작품을 찾고 만들어가는 화가의 이야기 속에 '미(美)란' 자신의 전 삶을 걸어도 이룰 수 없는 '엄격하고 어려운 것'(83) 임을, 그 갈망과 몸부림의 끝에 무엇이 있는지를 <미지의 걸작>은 가쁜 호흡으로 보여줍니다.

이야기 속 등장하는 수많은 화가들에 대한 이야기가 따로 작가별로 설명되어 있는 부분은 이 책의 큰 미덕입니다. 저처럼 미술史와 화가들의 작품을 잘 모르는 이들에게는 작품을 조금 더 깊이 즐길 수 있도록 안내해주는 길잡이 역할을 합니다.

그리고 제 개인적으로는, 지난달 우연히 만났던 44회 깐느 영화제 그랑프리 수상작, [누드모델](1991년)의 원작이 이 <미지의 걸작>임을 알게 된 것과 그러고 나서야 좀 더 이해되던 영화 속 장면들과 이야기의 마지막 부분이었습니다. 이 영화에 대한 설명과 사진들도 이 책의 구성에 포함되어 있어 더욱 좋았습니다.

늦도록 다시 한번 책과 영화를 뒤적이며 제가 찾는 '생명력' 혹은 '미지의 걸작'은 어떠해야 하는지, 어떤 모습인지 그려보겠습니다. '모방'이 아니라 '성찰'뒤의 창작으로 만날 수 있도록.


" ( ~ ) 그를 모방하지 말게! 화가는 손에 붓을 쥐고서만 성찰해야 하네."
"우린 깊이 성찰할 수 있을 겁니다!"
- <미지의 걸작>에서 (106)

( 190110 들풀처럼 )


#오늘의_시
#보다 - [미지의 걸작]
화가 또는 시인이 아니어도, 그 '비밀'을'사랑하는 사람'이라면,


(원본)
http://blog.daum.net/mrblue/15964354

" ( ~ ) 자, 좋아, 자네 애인의 손을 주조해서 자네 앞에 놓아보게. 자네는 어떤 유사점도 없는 그저 끔찍한 시체 하나를 보게 될 거야. 자네는 결국 그 손을 정확하게 복제하는 대신 그것의 움직임과 생명력을 나타내 줄 인간의 끝을 찾으러 가게 될 걸세. 우리는 사물과 존재들의 정신과 영혼, 인상(人相)을 포착해야 하네. 그래, 효과! 효과를! 하지만 효과는 생명의 부수적 사건이지, 생명 자체는 아니야. ( ~ )

화가도, 시인도, 조각가도 원인과 결과를 분리시킬 수는 없네. 그 둘은 어쩔 도리가 없을 정도로 서로가 서로에 속해 있지! 진짜 투쟁은 바로 거기에 있는 거야! "

* 오노레 드 발자크, [미지의 걸작]에서 (82~83)

"사랑하는 아들아, 바보짓을 해도 네가 재미있는 것만 하거라."
- <영생의 묘약>에서 (23)

"나는 명예를 얻기보다는 사랑받고 싶어. 나에게 자기는 재산이나 영광보다 더 아름다워. 가서 내 붓을 던져버리고 내 소묘들을 태워버려. 내가 잘못 생각했어. 나의 임무는 자기를 사랑하는 거야. 나는 화가가 아니야, 사랑하는 사람이지. 예술과 그 모든 비밀이여, 모두 사라져 버리길!"
- <미지의 걸작>에서 (111)

" ( ~ ) 그를 모방하지 말게! 화가는 손에 붓을 쥐고서만 성찰해야 하네."
"우린 깊이 성찰할 수 있을 겁니다!"
- <미지의 걸작>에서 (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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