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에 배송받은 책의 하나는 데이비드 베너타의 <태어나지 않는 것이 낫다>(서광사)다. 얼핏 철학에세이인가 싶지만 출판사로 짐작할 수 있듯이 진지한 철학서다(서광사의 베스트셀러도 있는지?). 저자는 남아공의 철학자. 소위 ‘반출생주의‘의 대표 철학자란다. 호기심에라도 손에 들게 되는 책이다. 반출생 논증이 가능한지, 가능하다면 얼마나 강력한지 궁금한 독자들이라면.

˝이 책은 단지 철학적 흥밋거리가 아니라 실천과 직결되는 함의를 갖는다. 우선, 베너타의 논증은 무엇보다도 출산의 문제를 도덕적으로 숙고하는 개인에게 중요한 도전을 제기한다. 만일 베너타의 논증이 타당하다고 생각한다면 자신이 잘못이라고 여기는 일을 할 수는 없을 것이다. 이러한 도전은, 출산을 한 번도 하지 않은 이들뿐만 아니라, 이미 출산을 한 번 이상 했다 하더라도, 추가로 출산을 할 것인가를 고민하는 이들, 그리고 다른 이들에게 개인적으로 출산을 독려하거나 사회적으로 출산을 하지 않으면 불리한 정책을 지지하는 것의 도덕적 타당성을 검토하고자 하는 이들에게도 제기된다. 더 나아가, 사회가 취할 수 있는 정책에도 도전을 제기한다.˝

제목 때문에 같이 떠올리게 되는 책은 에밀 시오랑의 에세이 <지금 이 순간, 나는 아프다>(챕터하우스)다. 원제는 부제로 붙어 있는 ‘태어남의 불행에 대해‘다. 과거에 <내 생일날의 고독>(에디터)이란 제목으로 번역되었던 책. 돌이켜 보니 25년전 생일날 읽었던 책이다. 어느새 그만큼을 더 살았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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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wo0sun 2019-03-26 19:0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이를 낳고 저는 행복했지만
아이에게는 미안했던 기억이~~
마치 사기친 기분이랄까.
살아보니 좋은 거 하나 없었는데 삶을 안겨줘서.

로쟈 2019-03-26 23:37   좋아요 1 | URL
존재하거나 존재하지 않거나가 선택지가 아니어서 판단이 어렵습니다.^^

2019-03-26 21:2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9-03-26 23:3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9-03-27 00:5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9-03-27 07:5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9-03-27 11:0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9-03-27 08:4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9-03-27 11:0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9-03-27 19:0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9-03-27 22:1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9-03-27 22:44   URL
비밀 댓글입니다.
 

월터 아이작슨의 다빈치 평전이 출간되었다. <레오나르도 다빈치>(아르테). ‘인간 역사의 가장 위대한 상상력과 창의력‘이 부제로 다빈치 평전에 붙을 만한 부제다. 분량도 720쪽으로 이제까지 국내에서 평전 가운데서는 가장 두껍다.

아이작슨이 누구인가 싶을텐데(나도 그랬다) 스티브 잡스 평전의 저자라면 바로 고개를 끄덕일 것이다. 동시에 아인슈타인 평전의 저자이기도 한데, 그러고보면세 인물 간의 연결고리도 눈에 띈다. ‘상상력과 창의력‘에서 각각 걸출한 족적을 남긴 인물들인 것. 다빈치는 스티브 잡스의 영웅이기도 했다고 한다.

다빈치는 1452년에 태어나 1519년에 생을 마쳤기에 올해는 사후 500주년이다. 이달초 이탈리아 여행에서 그의 그림과 스케치를 본 기억 때문에 그 의미가 좀더 각별하게 와닿는다. 이미 나와있던 책들은 구해놓은 터에 좀더 결정판에 가까운 평전이 나온 듯해서 반갑다. 생각난 김에 적자면 올해 나란히 탄생 200주년을 맞은 허먼 멜빌과 테오도어 폰타네의 평전도 나왔으면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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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강의에서 춘향전을 읽었다. 몇년 전에 마포도서관에서 강의한 적이 있고 광명에서도 읽었던 것 같다. 춘향전에 관한 연구서도 몇 권 갖고 있는 것은 그 때문인데 그 사이에 이사를 한 탓에 제자리에 있는 책이 거의 없다. 강의 전에 겨우 한권 찾았는데(힘들여 찾은 건 아니고 눈에 띄었다) 그렇다고 읽어볼 여유까지는 없었다. 이럴 때는 강의 뒤풀이용.

지난주말 홍길동전에 대해서도 강의에서 다룬 터라 이 참에 두 대표적 고전소설에 대해 생각을 정리할 수 있었다. 홍길동전과 관련해서는 허균과의 관계를 끊어야지 비로소 다시 읽을 수 있겠다는 것과(이윤석 교수의 견해를 전적으로 수용한다) 춘향전과 관련해서는 흔히 가장 뛰어난 판본으로 간주되는 완판 84장본(열녀춘향수절가)보다 경판 30장본(춘향전)이 더 중요한 판본이라는 것 등이다.

경판본도 여러 본이 있고 또다른 이본으로 남원고사도 살펴봐야 하지만 현재로선 그렇다. 나의 추정은 춘향전의 초기 판본들이 좀더 민중적이라는 것으로 아마도 여러 설화들을 결합하여 최초의 춘향전 얼개를 만든 이가 있다면 평민이나 기녀가 아니었을까 싶다. 이 초기 춘향전은 완판 84장본처럼 분량이 늘어나면서 양반계급의 취향과 욕구를 반영한 중세소설로 퇴행한다. 거꾸로 경판본은 불완전하긴 해도 근대적 맹아를 보여준다.

가령 지나가는 인물 가운데 옥에 갇힌 춘향의 꿈을 해몽해주는 봉사가 경판본에서는 욕망의 주체로 그려지는 반면에(음탕하게 춘향의 다리를 더듬는다) 완판본에서는 기능적 인물에 그친다. 완판본이 더 긴 분량으로, 더 나중에 나온 판본이지만 이런 설정은 퇴행한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 남원고사에서 어떻게 나오나 보려하니 이윤석 교수의 주해본이 보이지 않는다. 설성경 교수의 주해본을 새로 주문했다. 춘향전 하나만 읽으려고 해도(이해해보려고 해도) 꽤 견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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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스피 2019-03-26 11: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춘향전의 경우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내용도 있지만 춘향전의 이본중에는 실제 춘향이 박색이어서 미모의 향단이를 이용해서 이몽룡을 꾀어 부부의 연을 맺었다(뭐 결국 비극으로 끝난것으로 기억합니다)는 이야기도 있는데 혹 로쟈님도 읽어 보셨는지 궁금해 지네요^^

로쟈 2019-03-26 23:40   좋아요 0 | URL
그게 옛날 이본인가요? 흥미롭네요. 아마 20세기 이후의 이본일 것 같은데요.~

카스피 2019-03-27 09:03   좋아요 0 | URL
아마 춘향전이 형성되기전에 나왔던 여러 설화중의 하나로 남원춘향박색 설화라고 합니다.박색춘향설화는 나오기전에 있었던 아야기로 남원분들은 믿고있기에 20세기 이후의 이본은 아닐것이라고 생각됩니다^^

로쟈 2019-03-27 09:11   좋아요 0 | URL
아 박색터 설화라는 거네요.

모맘 2019-03-26 18: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관련자료 찾는 중이었는데 로쟈쌤께서 딱 맞게 정보주셨네요
남원고사는 품절이라 중고로 주문했습니다^^정보주신김에
‘사랑,연애‘관련 이론서 추천 부탁드려도 될까요^^

로쟈 2019-03-26 23:39   좋아요 0 | URL
사랑, 연애 관련서는 부지기수 같은데요. 일단 <사랑은 왜 아픈가><사랑은 왜 아플까> 등등.^^
 

강의 공지다. 강남도서관에서 4월 11일부터 5월 30일까지 목요일 저녁에 8회에 걸쳐서 러시아문학 강의를 진행한다. 작품으로는 푸슈킨의 <대위의 딸>부터 도스토예프스키의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까지다(하반기에는 20세기 러시아문학을 다룰 예정이다). 관심 있는 분들은 아래 포스터를 참고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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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ingles 2019-03-25 21: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기다리 고기다리던 공지네요~ 꼭 신청할수 있어야 할텐데 말이에요..ㅎ

로쟈 2019-03-25 22:48   좋아요 0 | URL
^^
 

인도 출신의 노벨경제학상 수상자 아마르티아 센의 <정의의 아이디어>(지식의날개)가 번역되어 나왔다. 롤스의 <정의론>에 견주어 ‘센의 정의론‘이라고 부름직한 책이다. 하버드대학의 동료 교수인 힐러리 퍼트넘은 ˝존 롤스 이후 정의에 관한 가장 중요한 공헌”이라고 평하기도. 주제에 대한 관심 때문에 수년 전에 원서를 구입해 두었는데 번역본이 예상보다는 늦게 나왔다.

˝홉스, 로크, 루소, 칸트부터 롤스, 노직, 고티에, 드워킨에 이르기까지 전통적인 도덕철학과 정치철학은 이들 질문이 점령해 왔다. 그러나 아마르티아 센은 이러한 주류 정의론에 결별을 고한다. 완전한 정의와 완벽히 공정한 제도에 골몰하기보다, 사회적 현실을 직시하여 가치 판단의 복수성을 인정하고 비교접근을 통해 부정의를 제거해 가는 방식으로 정의를 촉진하자고 제안한다.˝

분류하자면 자유주의 정치철학자에 속하겠지만 롤스와 마찬가지로 센은 평등과 정의의 문제를 중요한 화두로 삼는다. 특히 누스바움과 함께 발전시킨 ‘역량으로서의 자유‘가 그의 핵심 아이디어인데 짐작에 그것을 정의론에 적용하려는 시도가 <정의의 아이디어>다. 드워킨의 <정의론>까지 포함하여 세 철학자(센도 이 경우에는 철학자에 준한다)의 정의론을 비교해보는 것도 좋은 공부거리다. 다만 당장 할 수 있는 공부는 아니로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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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ingles 2019-03-25 21: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공부할 때 센의 불평등, 빈곤에 대한 이론에 매료됬었는데, ‘정의론‘에 해당하는 책이 나왔군요! 소개해주셔서 감솨^^

로쟈 2019-03-25 22:48   좋아요 0 | URL
네, 저도 기다리던 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