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부터 집 공사에 들어가서 이번주는 집이라기보다는 공사장이라고 해야겠다. 뭔가 정리를 하고 나면 여름이 다 지나갈 듯. 이번주 강의책이 보이지 않아서 아침부터 스트레스를 받던 차에 그나마 새 서평집이 알라딘에도 뜨기에 위안을 삼는다. 비로소 세 권의 서평집을 배열해놓으니 ‘이렇게 살았구나‘ 싶다. 부인하고 싶은 마음도 없지는 않으나 결국은 이 책들이 명함이다. 책소개에는 이렇게 적혀 있다.

˝감당하기 힘들 만큼 새 책이 밀려들고 쓸려가는 현실에서, 책의 바다에 뛰어들어 헤엄치고 버티다가 끝끝내 자신만의 항로를 찾아낸 지난 6년간의 책과의 사투 기록이다. <책을 읽을 자유>(2000-2010), <그래도 책읽기는 계속된다>(2010-2012) 이후 2012년부터 2018년 상반기까지 6년간 쓴 칼럼을 선별하고 분야별로 정리하여 묶었다.˝

과연 50대에도 다시 물에 들어가야 할까 생각 좀 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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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wo0sun 2018-08-22 15: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서평집 세째아이 출산을 축하드립니다ㅎ
담부턴 6년치(벽돌책) 말고 한 2년에 한번씩 부탁드립니다 ~
50대에도 책의 바다에 물론 들어기셔야죠.
저희 대신.(죄송)
좋은 장비를 알아보시길~~~~~~

로쟈 2018-08-22 21:46   좋아요 0 | URL
그게 떠날 때를 알고 떠나야 뒷모습이 아름답다고도 하고요.~

로제트50 2018-08-22 12: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호모 사피엔스의 고향은 바다 아닌가요?^^
쌤! 엄살~~~
보통 일흔살에 이성이 마비된다고 하니 그때까지는, 쿨럭.

로쟈 2018-08-22 21:44   좋아요 0 | URL
흠 일흔은 가상현실 같아요.^^;

박균호 2018-08-22 16: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주문하고 나서 위의 댓글에서 벽돌책이라고 해서 확인해보니 쪽수가 확인이 되지 않네요. 더 기대가 됩니다. 좋은 책 잘 읽겠습니다.

로쟈 2018-08-22 21:43   좋아요 0 | URL
750쪽입니다.^^;
 

엊저녁에 이번주 도배공사를 위해 문제의 방 짐을 거실로 다 빼다보니(내일은 붙박이장을 들어낸다) 말 그대로 이삿집이 되어 책을 찾는 일도 여의치 않다. 이번주 강의책 가운데 하나인 유시민의 <역사의 역사>(돌베개)를 하는 수없이 다시 주문했다. 그리고 지난주에 주문한 줄 알았는데 누락되었기에 공저로 나온 <문학을 부수는 문학들>(민음사)도 주문했다. ‘페미니스트 시각으로 읽는 한국 현대문학사‘가 부제. 지난해 초에 진행된 강좌를 책으로 엮었다.

˝바로 지금, 오랫동안 뚝심 있게 ‘페미니즘 프리즘‘으로 한국문학사를 검토해 온 소장, 신진 여성연구자들이 1910년대~2010년대 한국문학사의 주요 마디를 점검하면서 한국문학(사)의 성별을 우아하고 거침없이 묻는다.˝

대안적 문학사라는 점에서는 역시나 연속강좌를 책으로 엮었던 <문학사 이후의 문학사>(푸른역사)도 떠올리게 한다(강의에는 나도 참여했지만 원고는 펑크를 냈었다). 민족문학사연구소에서 펴내기 시작한 시리즈 가운데 <문학사를 다시 생각한다>(소명출판)도 문학사책으로 주목할 만하다. 한국문학사에 대한 생각을 다시 가다듬는 데 도움이 될 책들이다.

더 기대하자면 동아시아 현대문학사나 세계문학사를 다룬 책들도 나옴직하다. 너무 거창한가. 나대로 세계문학사를 교양수준에서 짚어보는 강의책을 기획하고 있어서 관심을 갖는 분야이기도 하다. 준비하는 책은 내년 여름쯤 내는 게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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엊그제 <페미니즘의 방아쇠를 당기다>와 같이 배송받은 책은 민중의소리 강경훈 기자의 <법복 입은 악마들>(민중의소리)이다. ‘불신의 키워드가 된 대한민국 사법부‘가 부제. 양승태 대법원장 시절의 사법농단과 재판거래에 대한 검찰의 조사가 이루어지고 있고 재판거래 의혹과 관련해서는 김기춘 전 비서실장이 다시금 소환돼 조사를 받았다. 시사에 둔감하지 않은 독자라면 다 알고 있는 사안인데 이 책은 대한민국 사법부의 민낯을 심층취재를 통해 폭로한다.

˝법조 취재를 하는 동안 권력의 한 축을 담당하는 사법부가 ‘독립성’이라는 이름으로 재량권을 남용하고 있는 현실을 뼈저리게 느꼈다. ‘법 지식의 우월성’과 ‘독립성’을 내세워 비판의 사각지대에서 군림하고 있는 사법부의 위선적 행태에 회의감을 느꼈고, 양승태 사법농단을 접하면서 좌절했다. 나의 첫 출판물인 이번 책에서는 ‘과연 사법부가 성역이 될 수 있는가’라는 물음에서 출발해 사법부의 지배 또는 법관의 지배 실태를 단편적으로 드러내주는 최근의 판결 사례들을 살펴보고, 이를 토대로 실제로 ‘법’이 부당한 권력에 의해 무력화되고 있는 현실을 조명해 보고자 한다.˝

사법농단의 한 축이라고 한 김기춘에 대해서는 이미 김덕련의 <김기춘과 그의 시대>(오월의봄)가 출간돼 있다. 바로 두 해 전만 하더라도 우리가 살았던 시대다. 그리고 노동전문 변호사 김선수의 헌법재판 변론기 <헌법의 현장에서>(오월의봄)가 지난주에 나왔다. 수많은 사건들에 대한 변론 경험을 바탕으로 하여 ˝헌법재판소의 역할과 한계 등을 논의하고 헌법재판소가 어떻게 개선되어야 하는지 그 방향까지 제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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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전에 또 책나르기를 ‘한따까리‘ 하고 점심을 먹은 뒤 동네카페에서 한숨 돌리고 있다. 이번주 도배공사를 대비해서 아이방에 있는 책을 거실과 베란다로 옮겨놓는 일에 한 시간이 소요됐고 땀이 났다. 저녁에도 추가작업을 해야 한다. 방 공사가 끝나고 거실이 재정비될 때까지는 계속 어수선할 것 같다. 나머지 책이사도 내내 숙제가 될 테고.

머릿속이 복잡해서 가방에는 단출하게 책 몇권만 넣고 카페로 탈출해온 것인데, 그 중 하나는 크리스토퍼 헤이즈의 <똑똑함의 숭배>(갈라파고스)다. 미국의 능력주의(엘리트주의)를 해부하고 비판한 책이다. 책이 나왔을 때 첫장 정도 읽어두었는데 토마스 프랭크의 <민주당의 착각과 오만>(열린책들)에서의 언급을 보고 마저 읽고 리뷰를 써봐야겠다고 생각했다. 일종의 부록 서평이자 AS서평.

프랭크의 책 때문에 다시 구입한 건 제프 슈미트의 <이데올로기 청부업자들>(레디앙)이다. 주문한 원서의 배송이 계속 미뤄져서 독서도 지연되고 있는 책. 학자계급(전문가계급)의 배신을 다루고 있어서 번역서의 제목도 ‘전문가의 배신‘ 정도였으면 더 주목 받았겠다. ‘이데올로기‘란 말을 표지에 박는 것은 보통의 독자들에겐 읽어보지 말라는 주의와 다를 바 없다. ‘데인저‘ 같은. 여하튼 <똑똑함의 숭배>와 <이데올로기 청부업자들>까지 리뷰를 쓰는 게 스스로에게 부여한 과제인데, 책의 유효성이나 난이도를 확인하고 최종결정을 내리려 한다.

역할을 서평가에 한정하면, 서평가의 휴일은 이런 궁리와 독서로 채워진다. 그 정도면 나쁘지 않은데 다른 할일도 무척 많다는 게 서평가의 애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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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역에서 점심을 먹고 잠시 쉬면서 <황현산의 사소한 부탁>(난다)을 읽었다. 책이 처음 나왔을 때 몇 개 장을 읽고 이제 다시 손에 든 것인데, 그 사이에 선생은 유명을 달리했다. 선생을 수년 전에 어느 학회 자리에선가 마지막으로 뵌 나조차도 이 산문집이 선생의 마지막 책이라는 걸 어림짐작하고 있었다. 선생이 우리말로 옮긴 <어린왕자>에 대한 강의도 그래서 일정에 포함했었다.

선생의 육성을 들어본 독자라면 이 산문집이 음성지원이 된다는 걸 알아차릴 수 있을 것이다. 나도 그런 경우라서 조리 있으면서 말의 기품이 살아있는 글들을 선생의 육성을 직접 듣는 듯한 기분으로 읽었다. 육신과 이렇듯 분리돼 있으면서도 실재하는 이 음성의 주인은 누구인가? 손택이 인용한 롤랑 바르트의 말이 떠오른다. ˝말하는 사람은 쓰는 사람과 다르고, 쓰는 사람은 그 사람의 존재와 다르다.˝ 바르트의 원의와는 다를지 모르겠지만 나는 이 다름을 ‘같지만 다름‘으로 이해한다.

황현산 산문집에서 우리가 듣는 목소리의 주인은 황현산 선생이면서 또한 그렇지 않다. 만약 같다면 그건 우리가 환청이라 부르는 것에 해당한다. 하지만 그 목소리는 쓰는 사람의 목소리, 곧 저자의 목소리이고 이는 ˝그 사람의 존재˝와 다르며 다른 운명의 삶을 산다. 우리 곁에 오랫동안 남아있을 것이라고 내가 이미 말한 바 있는 바로 그 존재다. 선생은 떠났지만 또한 그대로 남아있다. 책이 우리에게 선사하는 익숙한 신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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