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가 타고 다니는 것은 자동차
아니 자가용 비행기라고 하자
그는 아침마다 자전거 체인처럼
비행기를 닦고 기름칠한다
엔진오일과 냉각수가 필요하겠지
그런 건 동네 이마트에서도 구할 수 있다
부족한 건 아무것도 없다
그는 아침마다 비행기를 타고
걸어다닌다 비행을 해야 했을까
가끔 착륙하여 그는 가방에서 공구를 꺼낸다
책과 노트, 그리고 지난주에 신은 양말
하지만 부족한 건 아무것도 없다
아무도 반대하지 않는다
그는 자전거를 탄 적이 있다
자동차라고 다르지 않다 그리고
자가용 비행기라고 해서
차고에 들어가지 말라는 법도 없다
핸들은 물론 따로 보관해야 한다
그게 러시아식이지
그는 기차를 타기도 한다 그는
걸어다닌다 자가용 비행기도 활주로가 필요한가
페달을 얼마나 밟아야 하는 걸까
그가 비행을 모른다고 하면
오산이다 그는 한걸음에 김포공항으로 간다
자가용 비행기도 관제탑과 교신해야
하는 걸까 그는 걸어다닌다
그는 어제도 걸어다녔다
그는 아침마다 비행기를 타고
어떤 날은 뛰기도 했다 부족한 건
아무것도 없다 어쩌면
고양이가 필요한지도 모른다
하는 수없이 고양이를 태우기로 한다
이제 부족한 건 아무것도 없다
이륙하지 않을 뿐 그는
하루의 운행을 마치고 귀가한다 그는
오늘도 화성에 착륙하는 꿈을 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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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작가 데이비드 미첼의 신작이 번역돼 나왔다. 2010년작으로 맨부커상 후보에 올랐던 <야코프의 천 번의 가을>(문학동네)이다. 가즈오 이시구로의 격찬 때문에 관심을 갖게 되었는데, 알고 보니 일본 나가사키를 배경으로 한 소설이다(이시구로가 나가사키 출신이다!). 역시나 맨부커상 후보작으로 영화화되기도 한 <클라우드 아틀라스>도 돌이켜보니 데이비드 미첼의 소설이다. 더 거슬러 올라가면 데뷔작 <유령이 쓴 책>(1999)도 번역돼 있는데, 제목이 낯설어서 일단 구입했다. 덧붙여 <넘버 나인 드림>(2001)과 <블랙스완그린>(2006)까지 소개돼 있으니 주요작은 거의 다 나와 있는 것 같다. 동시대 영국 대표작가들은 내년 봄에나 강의에서 다룰 예정인데(이시구로와 매큐언, 그리고 줄리언 반스를 읽으려고 계획중이다), 겸사겸사 미첼의 소설들을 읽어보려고 한다. 번역된 작품들을 리스트로 묶어놓는다...




7개의 상품이 있습니다.

야코프의 천 번의 가을 1
데이비드 미첼 지음, 송은주 옮김 / 문학동네 / 2018년 11월
15,800원 → 14,220원(10%할인) / 마일리지 790점(5% 적립)
*지금 주문하면 "오늘(17~21시) 사이" 택배 수령 가능
2018년 11월 26일에 저장

야코프의 천 번의 가을 2
데이비드 미첼 지음, 송은주 옮김 / 문학동네 / 2018년 11월
13,800원 → 12,420원(10%할인) / 마일리지 690점(5% 적립)
*지금 주문하면 "오늘(17~21시) 사이" 택배 수령 가능
2018년 11월 26일에 저장

블랙스완그린
데이비드 미첼 지음, 송은주 옮김 / 문학동네 / 2013년 12월
15,000원 → 13,500원(10%할인) / 마일리지 750점(5% 적립)
*지금 주문하면 "12월 24일 출고" 예상(출고후 1~2일 이내 수령)
2018년 11월 26일에 저장

클라우드 아틀라스 1
데이비드 미첼 지음, 송은주 옮김 / 문학동네 / 2010년 11월
13,000원 → 11,700원(10%할인) / 마일리지 650점(5% 적립)
*지금 주문하면 "오늘(17~21시) 사이" 택배 수령 가능
2018년 11월 26일에 저장



7개의 상품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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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르웨이의 문호 헨리크 입센은 다작의 작가이기도 한데, 대표작 <인형의 집>과 <유령> 외에도 몇몇 작품을 더 읽어보고픈 생각이 있었다. 강의에서 다룰 만한 마땅한 번역본이 없었는데, '지만지 희곡선집'으로 나온 세 작품도 마찬가지다. 이달에 나온 <헤다 가블레르>까지 포함하면 세 작품인데, <우리 죽은 자들이 깨어날 때>와 <바다에서 온 여인>이 나머지 두 작품이다. 확인해보니 매번 구입해두긴 했다. 


 

세계문학 전집판과 달리 지만지판은 좀 비싼 게 흠이다. 강의용 책의 '백업'으로만 쓰게 된다. 세계문학전집판으로는 <인형의 집>과 <유령> 정도만 나와 있는 듯싶다. 



그밖에 입센 작품집으로는 곽복록 교수의 번역으로 나온 신원문화사판이 있는데, <인형의 집>에 <유령>이 같이 수록돼 있고, <페르 귄트>에는 <아기 에욜프>와 <헤다 가블레르>가 들어 있다. 그리고 <민중의 적>까지. 이 역시 강의에서 다루기는 좀 미덥잖은 판본이다. 결과적으로 극작가로서 입센의 의의나 위상에 맞는 관심을 할당하기가 어렵다.  



내친 김에 적자면, 좀 낡은 느낌의 범우사판도 마찬가지로 <인형의 집>과 <유령>, <민중의 적>이 나와 있다. 희곡 작품의 번역과 소개가 전반적으로 부진한 편이지만, 입센 정도 되는 작가라면 제대로 된 한국어판이 선집 규모로는 나와 주면 좋겠다. 무대에 자주 오르는 작품들부터라도...


18. 11. 26.



P.S. 참고로 강의에서 주로 쓰는 번역본은 열린책들판으로 <인형의 집>과 <유령>이 수록돼 있다. 민음사판은 <인형의 집>으로만 돼 있다. 김미혜 교수의 연구서 <헨리크 입센>(연극과인간)은 아마도 국내서로는 거의 유일한 참고문헌이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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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스의 신학자이자 목회자 에두아르트 투르나이젠의 <도스토옙스키>(포이에마)가 다시 번역돼 나왔다. 원저는 1921년에 처음 출간되었고 한국어판은 종로서적판(1983)으로 나왔었다. 나도 기억하고 있는 얇은 책으로 저자도 생소해서 그다지 주목하지 않았었다(에드워드 카의 평전과 루카치와 지라르의 도스토옙스키론에 끌리던 때였다).

그간에 관심사나 도스토옙스키에 대한 이해가 달라져서 신학자들의 독해에도 흥미를 느낀다(당면한 관심사는 니체와 도스토옙스키의 관계를 해명하는 것이다). 게다가 투르나이젠의 <도스토옙스키>는 20세기초 최대 신학자 칼 바르트에게 큰 영향을 미친다. 바르트는 이렇게 말했다. ˝나를 도스토옙스키라는 길로 인도한 사람은 투르나이젠이다. 그의 발견이 없었다면 나는 <로마서>의 초고를 쓸 수 없었을 것이다.˝

곧 투르나이젠의 <도스토옙스키>와 바르트의 <로마서>는 짝으로 읽을 수 있는 책이다(비슷한 시기에 헤세 역시 도스토옙스키론을 쓴다. 니체를 포함하여 나는 독일 남부와 스위스 지역의 도스토옙스키 수용에 관심이 생겼다). 그리고 이 두 책의 한국어판을 같은 역자가 옮긴 점도 신뢰감을 갖게 한다. 문제는 <로마서>의 분량이 만만찮다는 점. 아직 장바구니에 있지만 조만간 ‘해결‘할 생각이다. 내년에는 도스토옙스키 강의도 내볼 계획이어서 더 미루기도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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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일보다 한두 시간 잠을 더 잘 수 있다는 걸 제외하면 휴일의 유익은 없는 편이다. 내내 강의자료를 만드는 등의 강의준비로 채워지기에. 그렇다고 미뤄둔 책을 마음놓고 읽을 수 있는 것도 아니다. 그럴 만한 여유 시간이 없어서다. 지난주에 나온 책들 가운데서도 스무 권 가량은 당장 손에 들어볼 만하지만 이 또한 가능하지 않다. 겨우 몇 권 정도 목차를 들여다볼 뿐. 그런 책 가운데 하나가 장세진의 <숨겨진 미래>(푸른역사)다. 제목의 뜻은 부제까지 봐야 가늠할 수 있다. ‘탈냉전 상상의 계보 1945-1972‘.

저자의 주 관심분야는 동아시아의 냉전 문화이고 이에 대한 연구서들을 낸 바 있다. 냉전 연구자가 동시에 탈냉전에 대한 통찰도 가질 수 있다는 건 자연스러운 일이다. 분단체제를 넘어서 한반도의 탈냉전, 더 나아가 평화체제 발명과 구축이 시대적 과제가 된 시점에서 지난 시대 탈냉전 상상의 계보를 되짚어본다는 것은 시의적절하면서도 필수적이라고 생각된다. 저자의 작업이 반갑게 느껴지는 이유다.

강의자료를 만드는 중에 유튜브에서 도올 김용옥의 ‘여순 민중항쟁 특강‘을 들었는데(올해가 70주기였다) 모처럼 깊이 공감하면서 역사의 의미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었다. 지난 정권하에서라면 이런 특강은 방송에서 볼 수 없었을 터이다. 돌이켜 생각하면 역사적 사건이 제대로 해석되기까지 70년의 세월이 소요되었다. 우리는 그날그날의 일상을 살아가지만 동시에 이러한 역사적 시간의 증인이고 목격자이며 기록자다. 70년 뒤에 기억될 지금 시대를 우리는 함께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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