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해가 뜨고 비가 와도
아무도 만나지 않았다 당신은
친절하지 않았다고 구름에게 전했다
구름은 무슨 잘못인가
찌푸린 얼굴로 버킷리스트를 꼽는다
죽기 전에 꼭 하고 싶은 것들을
다 하고도 시간이 남으면 어쩔 것인가
죽어야 할 것인가
내가 하고 싶은 건 누구도
묻지 않았다 누구에게 물어보지 않아도
명백하게 나는 아무것도 한 일이 없다
아무도 만나주지 않는다
아침마다 일어나서 외출을 핑계 삼아
나는 죽은 척하고 심심하면
죽기 전에 꼭 하고 싶은 것들을 불러모은다
당신은 죽기 전에 무얼 하고 싶었을까
명백하게 죽을 운명인 나는
오늘도 살아있는 척하며
외출에서 돌아와 드러눕는다
어떤 자세가 필요한가
빙벽을 오르는 아이스클라이머를 생각하다가
죽기 전에 꼭 하고 싶은 것들에서 지운다
내가 정말 하고 싶은 것은
모두 찢어버리는 일
다만 구름에게 한 마디 전해야겠다
아침에 해가 뜨고 비가 와도
당신이 그립지 않았다
모두가 저들의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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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wo0sun 2018-08-28 13: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죽기전에 하고픈 일이
왜 한가지도 생각이 안나는지.
어떻게 한가지도 없는지
그게 신기할뿐~~

로쟈 2018-08-28 23:00   좋아요 0 | URL
시기상조여서 그러실 수도.~
 

저명한 전쟁사가 존 키건의 <세계전쟁사>(까치)가 표지 갈이를 하고 다시 나왔다(개정된 내용이 있는지 모르겠다). 키건의 책들을 장서용으로 갖고 있는데, 히틀러와 2차세계대전과 관련해서는 조만간 좀 읽어보려고 한다(필요가 생겨서이다). 겸사겸사 키건의 전쟁사 책들을 리스트로 묶어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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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전쟁사
존 키건 지음, 유병진 옮김 / 까치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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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세계대전사 (보급판)
존 키건 지음, 류한수 옮김 / 청어람미디어 / 201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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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차세계대전사 (보급판)
존 키건 지음, 조행복 옮김 / 청어람미디어 / 201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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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와 전쟁- 나폴레옹에서 알 카에다까지
존 키건 지음, 황보영조 옮김 / 까치 / 200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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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의 마지막주이지만 하반기 일정이 시작되는 주이기도 하다(초중고가 개학하는 것과 비슷하군). 폭염에서 겨우 벗어났다 싶은데, 이제는 강의 일정에 쫓기게 되었다. 19세기 프랑스문학과 20세기 미국문학이 하반기의 주요 일정인데, 다시 읽는 작가와 작품도 읽지만 새로 넣은 작가와 작품도 있어서(일종의 셀프 과제다) 이래저래 바쁜 학기가 될 것 같다(게다가 10월에는 독일문학기행도 다녀와야 한다). 



가을학기에 다룰 작가는 아니지만 얼마 전에 <어린왕자>를 강의에서 읽은 김에 이번 겨울학기에는 20세기 프랑스문학을 다루면서 생텍쥐페리의 대표작들도 읽을 예정이다. 생텍쥐페리의 작품과 자료들을 미리 챙겨놓고 있는데, 지난주에 주문하고 내일 배송받을 예정인 책들이 범우사에서 나온 '생텍쥐페리 전집'이다. <남방우편기>나 <야간비행>, <인간의 대지> 등의 대표작은 알지만, 그밖의 작품과 자료까지 번역돼 있는 줄을 몰랐는데, 현재로서는 6권으로 갈무리되어 있는 범우사판 전집이 가장 충실하다.   



굳이 '전집'까지 손을 대게 된 건 <성채> 때문인데, 이 미완의 대작을 오이겐 드레버만은 <장미와 이카루스>에서 카프카의 <성>의 견줄 만한 중요한 작품으로 평했다. 아직 읽어보지 않아서 뭐라고 말할 수는 없지만, 드레버만이 또 그렇다고 하니까 관심을 갖게 된다. 심지어는 순전히 제목이 같다는 이유만으로 크로닌의 <성채>까지도 장바구니에 넣어두고 있다(일단은 생텍쥐페리의 <성채>부터 읽어본 다음에 판단하려고 한다). 


겨울학기 강의에서 읽을 작품은 <야간비행>과 <인간의 대지>다. <성채>를 포함하지 않았는데, 분량이 좀 많기도 하고 범우사판 책들이 강의에서 쓰기 불편하기도 해서다. 다른 세계문학전집판으로 나온다면 기꺼이 강의 목록에 포함시킬 수 있겠다. 여하튼 강의에서는 다루지 않지만 생텍쥐페리를 더 잘 이해하기 위해서라면 <성채> 또한 일독해보려고 한다...


18. 08.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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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사 시리즈로 눈여겨 보고 있는 조윤민의 ‘지배와 저항으로 보는 조선사‘ 셋째 권이 나왔다. <조선에 반하다>(글항아리). 2016년에 나온 <두 얼굴의 조선사>가 첫권, 지난해의 <모멸의 조선사>가 둘째 권이었다. 아마도 내년에 마지막 4권이 나오는 듯싶다(이 시리즈가 4부작이라는 건 이번에 알았다).

저자는 20년간 방송 다큐작가로 활동하다가 2013년 <성과 왕국>을 출간하면서 역사저술가로 데뷔했다. 이어서 곧장 펴내고 있는 게 이 시리즈인데, 나로선 민중사적 관점의 조선사가 부재하다는 사실에 유감스러워 하던 터라(조선시대 노비에 대한 연구서조차도 희소한 편이다) ‘두 얼굴의 조선사‘라는 저자의 문제의식이 반가웠다. 비록 다른 독서에 밀려 아직도 몇 페이지 읽는 수준에 머물고 있지만 마음으로는 언제라도 통독하고 싶다.

내가 기대하는 책은 하워드 진의 <미국민중사>에 견줄 만한 <조선민중사>나 <한국민중사>다. <조선에 반하다>의 부제도 ‘벌거벗은 자들이 펼치는 역류의 조선사‘인데, 거기서 착상을 빌리자면 양반과 선비들의 조선사가 아니라 ‘벌거벗은 자들의 조선사‘가 궁금한 것이다. 문제는 어느 시대건 절대 다수가 문맹이었던 민중계급은 기록의 주체가 아니라는 사실이다. 민중사 서술의 결정적인 난관으로 보이는데, 이에 따라 민중사 서술이 어떻게 가능한가라는 문제가 생긴다.

‘지배와 저항으로 보는 조선사‘는 그에 대한 고민과 모색의 사례로서도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게다가 저자의 전공과 구체적인 이력은 알지 못하지만 전문학자의 저작이 아닌 점도 주목거리다. 시리즈가 완결되면 그 성취와 과제에 대한 온당한 비평적 조명도 이루어지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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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복을 지나면서 한풀 꺾인 폭염이 그대로 사라지진 않고 다시 기승을 부릴 거라는 예보가 있었지만 지금까지는 빗나간 예보다. 태풍이 지나가면서 살짝 흩뿌려진 비 덕분인지 선선한 기운이 완연하다. 확인해보니 주말아침 바깥 기온이 24도이고 실내 온도는 27도다. 한창때보다 2-3도 떨어졌고 에어컨을 약하게 틀어놓은 것 같은 느낌이다. 이 정도면 책읽기에도 나쁘지 않다.

아침을 먹기 전에 다케다 히로나리의 <푸코의 미학>(현실문화)을 손에 들었다. ‘삶과 예술 사이에서‘가 부제. 목차만 봐도 내용은 어림할 수 있는 책이다. 재커리 심슨의 <예술로서의 삶>(갈무리)과 같이 묶을 수 있는 책인데, 심슨의 책은 원저가 신통찮은지 번역의 문제인지(원서를 구하지 않아서 비교해보지 못했다) 별로 와닿지 않았다. 지난번 책이사 때 서가에서 바로 치워버렸다. <푸코의 미학>으로 빈 자리를 채우려 한다.

‘컨템포러리 총서‘ 시리즈는 랑시에르의 <이미지의 운명>으로 시작했는데(‘랑시에르의 미학 강의‘가 부제다), 날씨도 선선해져서 이제는 철학서나 이론서도 읽어볼 수 있을 것 같다. 눈에 띄는 대로 보이는 곳에 꽂아두어야겠다. 먼저 아침을 먹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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