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를 너 밖에서 구하지 말라
에머슨이 말했다 랄프
에머슨은 목사직을 그만 두고도
설교만 했지 너 자신을 믿어라
그는 자신을 믿었지
자기의 큰 영혼을 믿었지
큰 영혼은 바깥이 없을 테지
세숫대야가 아니라 대양이 필요하지
그 영혼을 들여다 보려면
하면 밖으로 나갈 수도 없는 거지
밖에서 구할 수도 없는 거지
오늘도
집안 청소밖에 할 수 없는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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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wo0sun 2018-05-14 10: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안그래도 휘트먼을 읽기전
에머슨을 읽어야되나 말아야되나
하던중이였는데~
뭐라도 하나는 읽어야 겠군요.
이시를 봐버리고 말았으니 ㅎㅎ

로쟈 2018-05-14 17:15   좋아요 0 | URL
에머슨의 영혼론이 후대에 미친 영향 때문에라도 읽어보게 되네요.
 

중국에도 사랑이 있었는가
하면 근거로 대는 게 시경이지
사랑노래 모음집이 경이라니
놀랄 노릇이어서 그게
사랑노래는 맞는가 싶기도 하지
가장 유명한 관저는 첫번째 사랑노래
꾹꾸르 물수리가 관저지
꾹꾸르 물수리는 모래톱에 다정하고
고운 아가씨는 군자의 배필이네
고운 아가씨는 요조숙녀이니
우리도 아는 아가씨
요조는 외모가 예쁜 것을
숙은 마음이 고운 것을 가리킨다 하니
예나 지금이나 다를 바 없다
몸도 마음도 착한 아가씨
군자의 배필은 군자호구이니
이 호구가 그 호구가 아니어도
요즘은 같은 호구 신세다
요조숙녀에게 군자는 호구라
아니나 다를까
요조숙녀를 자나깨나 그리는
애타는 마음이 이어진다네
(군자의 마음이 그러한가)
남녀상열지사를 노래했다고
보는 이도 있으나
상사병을 그렸다고들 보지
공자는 즐거우나
방탕함에는 이르지 않았다고 했네
애이불비
슬프나 마음을 상함에 이르지 않는다
그게 관저라네
마음을 노래하되 마음을
다스리기에 시경에 들어 있는지도
그런 군자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예나 지금이나 물수리는
꾹꾸르 꾹꾸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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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에 한국문학에서 지난 2015년은 장강명의 해였다. 폭탄을 투척하듯 장편들을 연이어 쏟아냈고 화제와 주목의 대상이었다. 문학상도 여럿 받은 것으로 안다. 지난해가 소강 상태였던 듯한데, 올해 다시금 연발탄처럼 터질지 모르겠다. 르포 <당선, 합격, 계급>(민음사)이 신호탄 같아서 든 느낌이다. 겸사겸사 장강명의 책들을 신작과 대표작을 중심으로 다섯 권만 리스트로 묶어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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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선, 합격, 계급- 장강명 르포
장강명 지음 / 민음사 / 201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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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소원은 전쟁
장강명 지음 / 예담 / 201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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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부대- 2015년 제3회 제주 4.3 평화문학상 수상작
장강명 지음 / 은행나무 / 201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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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믐, 또는 당신이 세계를 기억하는 방식- 제20회 문학동네작가상 수상작
장강명 지음 / 문학동네 / 201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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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고타 크리스토프의 문맹을 사러
동네서점에 갔다가 헛걸음
일본추리소설이 국외소설 전체에 맞먹는다는 걸
알았네 문맹이 낄 자리가 없다는 걸
대신 릴케의 젊은 시인에게 보내는 편지를
손에 들었네 다시 나왔으니 다시
보낸 편지인가 시를 쓰던 젊은 시절에
손에 들었을 텐데 수신자는 내가 아니었지
친애하는 카푸스 씨
에게 릴케가 보낸 답장이지
그게 시작이지
그걸 내가 훔쳐 읽는 건가
문맹을 읽으려고 했었다고
핑계는 마련해 두었어
인생이 당신을 잊지는 않는다는 걸
잊지 말라고 릴케는 쓰네
인생이 당신을 손안에 떠받치고 있다는 걸
잊지 말라고
나는 쓰지 않으면 안 되는가
자신에게 물어보라고
릴케는 젊은 시인에게 쓰네
그런데
친애하는 카푸스 씨
에게 20년에 걸쳐 보낸 편지의
마지막 편지를 쓸 때도 나보다 젊다니!
릴케여 누구의 시인도 아닌 시인이여
내게는 젊지 않은 시인에게 보내는
편지가 필요하다오
그런데
젊은 시인에게 보내는 편지의
계산을 치르고 영수증도 이미 버렸지
하는 수 없이
나는 20년 젊은 척하기로 한다
세월의 문맹이 되기로 한다
편지의 수신자는 아무나 되는 게 아니므로
누구의 시인도 아닌 시인의 수신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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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wo0sun 2018-05-13 20: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앞으로 (내게 온 편지가 아님에도)수신자인척?하며
책을 읽을때마다 생각날것 같은 시~
지금은 D인척하며 D에게 보낸 편지를 읽습니다 ㅎㅎ

로쟈 2018-05-13 20:32   좋아요 0 | URL
본의 아니게 훔쳐보게 되네요.~

모맘 2018-05-16 20: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문맹,담담한 산문시를 읽은 느낌입니다 참 아름다운 사람이 많습니다^^

모맘 2018-05-16 20: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릴케 도착~새책 표지가 넘 예뻐서 가진것만으로도 행복합니다 빛의 눈이 쏙쏙~

로쟈 2018-05-20 14:07   좋아요 0 | URL
^^
 

영국에는 외로움 장관이 있다는군
외로움이 국가적 문제라서
외로움이 장관의 담담업무
장관도 남다른 경력자일까
외로움에 관해서라면 전문가이고
적임자일까 외로움이라면 맡겨도 좋을
맡겨봐도 좋을
적임자라면 저 굳건한 나무들은 어떤가
영국 왕실의 근위대처럼
한치의 요동도 없이 엄살도 없이
제 자리를 지키며 심지어
교대도 하지 읺고 묵묵히
외로움을 견디지
나는 저 나무들이 한눈파는 걸
보지 못했고 잡담하는 걸
보지 못했고 한탄하는 걸
보지 못했어 술 마시는 걸
보지 못했어 담배도
안 핀다고 들었어
(폭풍에 뿌리째 뽑힌 적은 있어)
아 청문회를 통과하기 어렵겠군
과묵해서 게다가
장관의 임무는 견디는 게 아니지
줄이는 거지 경감하고 해소하는 거지
장관은 외로운 사람들을 만나야 할 테지
손을 잡아주기도 하나
사진도 찍어야 할 테고
외로운 사람이 아니라 외로움을
잘 다룰 줄 아는 사람
아 결정적으로 영국인!
영국 장관이니 말이야
내가 왜 영국 장관의 경력을
자격을 문제삼는 거야
그건 영국인들이 알아서 하는 거라구
근데 너 지금 혼자서
대화하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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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wo0sun 2018-05-13 17: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진짜 있는지 검색.
외로움이란 녀석과 정면으로 마주해야 하는
저 장관의 외로움이 걱정되는~
외로움, 만만하지 않은 강적이기에.

로쟈 2018-05-13 17:32   좋아요 0 | URL
인증샷까지 올렸는데.~